[리뷰] 성공적인 원작 계승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리뷰 | 정수형 기자 | 댓글: 7개 |

캐주얼의 탈을 벗어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지난 11일 크래프톤의 배틀로얄 모바일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이하 배그 뉴스테이트)'가 정식 출시됐다. 배그 뉴스테이트는 크래프톤이 독자적으로 만든 작품으로 PC 버전의 원작을 정식으로 계승한다고 밝혀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미 18년에 텐센트와 협력해 출시 및 서비스 중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하 배그 모바일)'이 있었기 때문에 배그 IP를 활용한 또 다른 모바일 게임의 등장에 의아함을 품은 사람도 많았으리라. 크래프톤은 배그 뉴스테이트와 배그 모바일은 다른 재미를 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배틀로얄이라는 장르 특성상 큰 변화를 주기 힘들어서 어느 정도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과연 크래프톤은 배그 뉴스테이트를 통해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와 원작의 감성 이상을 모바일로 이식하는 데 성공했을까.




게임명: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장르: 배틀로얄 FPS
출시일 : 2021. 11. 11
개발 : 펍지 스튜디오
배급 : 크래프톤
플랫폼: 모바일



완벽에 가까운 원작 감성 재현




배그 뉴스테이트는 원작의 세계관, 액션, 감성을 모바일에 담아낸 작품으로 실제 플레이해본 배그 뉴스테이트는 PC 플랫폼에서 즐기던 배그의 감성이 그대로 느껴질 만큼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로비와 전투 인터페이스 등이 원작과 거의 흡사한 느낌이라 원작을 해본 게이머라면 익숙함을 느낄 수 있다.

배그 뉴스테이트의 개발 소식을 들었을 때 18년에 텐센트와 협력해서 출시한 배그 모바일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었다. 두 게임 모두 PC 배틀그라운드를 기준으로 만들었으니 서로 비슷한 부분이 많을 테고 카니발라이제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 다행히 두 게임을 비교해보니 전체적인 느낌은 비슷해도 세부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그래픽이었다. 그래픽은 최신 모바일 게임다운 깔끔함을 보여줬으며, 배그 모바일과 비교했을 때 광원 효과나 텍스처 질감 등 전체적인 부분에서 발전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임 플레이에 사용한 스마트폰은 갤럭시 S10이었는데 울트라 옵션에서도 나름대로 쾌적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이전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일루미네이션이라는 렌더링 기술과 오토 인스턴싱, 오토 익스포져 기능을 사용했다고 하며, 전체적인 느낌은 중저사양으로 옵션을 조절한 PC 배틀그라운드를 보는 듯했다.


배그 모바일의 캐주얼함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배그 뉴스테이트는 원작 특유의 탄도학 시스템을 적용했다. PC 배틀그라운드는 총알이 날아가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탄이 포물선을 그리듯 바닥을 향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원거리 전투를 진행한다면 표적보다 살짝 위를 바라보고 사격을 해야 하며, 이는 원거리 전투가 많은 배틀로얄에서 전투의 긴장감과 컨트롤의 재미를 더해주는 주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총기 사운드나 반동 패턴, 액션 등도 원작과 비슷하게 설계해 모바일에서도 총 쏘는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변화 가운데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조작감이었다. 모바일 게임은 주로 별다른 조작이 필요하지 않는 캐주얼 게임 혹은 간단한 터치로 진행이 가능한 2D 게임을 즐기는 편이다. 딱히 모바일 액션 게임이 재미없어서 그랬다기보단 3D 모바일 게임 특유의 터치 조작감에 익숙해지지 않아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섬세한 조작을 요구하는 FPS는 모바일은 물론이고 콘솔에서도 꺼렸었다.



▲ 3 핑거 방식이 익숙해지니 제일 편했다



▲ 원한다면 입맛에 맞춰 조작 방식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 배그 뉴스테이트도 PC에 비한다면 조작이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다. PC만 해왔던 분들이라면 모두 똑같이 느낄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모바일 FPS 게임보단 편하다고 느껴졌는데 3가지 구성으로 제공되는 조작 방식과 좌우 밸런스 있게 구분된 버튼 구성, 그리고 조작 피로도를 줄여주는 자동 기능이 어우러졌기 때문이었다. 3가지 조작 방식은 양손을 기준으로 엄지손가락만 사용할지 혹은 왼손 엄지와 검지를 사용할지 등 본인의 그립 스타일에 맞춰 선택할 수 있으며, 사용하는 손가락 개수가 많아질수록 조작 숙련도가 높아지지만 그만큼 적응했을 때 컨트롤의 만족감이 높았다.

자동 기능은 배그 모바일에서도 이미 있던 기능으로 캐릭터 이동을 앞으로 길게 밀었을 때 캐릭터가 자동으로 앞을 향해 달려가는 기능이다. 배그 뉴스테이트는 배그 모바일보다 자동 달리기의 간격을 줄여 손가락의 이동 거리를 줄였으며, 결과적으로 손가락 꼬이는 일 없이 훨씬 편하게 조작할 수 있었다.

그외에도 배그 모바일에서는 빠졌던 유리창을 넣어 캐릭터가 창문을 통해 건물 안, 밖으로 진입할 때 유리창이 깨지는 효과와 사운드가 나오는 등 원작을 반영한 소소한 변화들도 느낄 수 있다.



▲ 2051년에도 먹히는 길리슈트의 위력



원작에서 발전한 시스템



▲ 한적한 도시 느낌의 오리지널 맵 트로이

원작에는 없었던 배그 뉴스테이트만의 차별화된 시스템도 존재했다. 우선 배그 뉴스테이트는 펍지 세계관의 2051년을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현재 플레이할 수 있는 맵 2종은 각각의 스토리가 존재한다. 그중 배틀로얄 맵 트로이의 경우 배그 뉴스테이트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오리지널 맵으로 에란겔과 똑같은 8km x 8km의 크기를 자랑한다.

트로이는 원작에서 등장했던 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2051년의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은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으며, 무정부 상태가 되어버린다. 트로이는 미국의 작은 도시이며, 정부를 대신하는 여러 단체가 트로이에 등장해 세력 간의 전투를 펼치게 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세계관이 근 미래로 확장되면서 게임 속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이뤄졌다. 우선 원작에는 없던 드론 상점이라는 특별한 시스템이 생겼다. 해당 상점을 이용하기 위해선 필드에서 드랍되는 크래딧을 획득해야 하며, 다른 플레이어를 쓰러트리고 크래딧을 강탈하는 것도 가능하다.



▲ 속도가 느려 답답하긴 하지만 성능만큼은 나쁘지 않다

드론 상점은 필드에서는 획득할 수 없는 다양한 특수 아이템을 제공한다. 엄폐물로 사용할 수 있는 설치형 방패, 적들의 위치를 파악해주는 정찰 드론, 커스터마이징 세트 등을 크래딧을 소모해서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원작은 파티원이 전투 중 사망할 경우 관전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배그 뉴스테이트는 드론 상점에서 판매하는 그린 플레어 건으로 아군을 되살리는 것이 가능했다.

한편, 크래딧만 충분하다면 의료용 키트나 아드레날린 주사기처럼 필드에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고급 아이템도 구매할 수 있으니 돈이 장땡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상점에서 판매하는 특수 아이템도 잘만 사용한다면 전투의 양상을 크게 바꿀 수 있으니 아이템이 불러오는 밸런스의 붕괴가 우려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용해본 드론 상점은 무조건 득이 되는 만능 주머니보단 양날의 검에 가까웠다. 드론 상점에서 아이템을 구매하면 곧바로 아이템이 가방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아이템을 드론이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드론이 도착 지점에 접근하면 굉음과 함께 어떤 표식을 남기게 되는데 이때 다른 적들이 위치를 파악하고 공격을 할 수도 있고 자칫 전투에서 밀리면 되려 적이 아이템을 가져가는 것도 가능하다.



▲ 주변에 엄폐물이 없다면 방패를 써서 만들면 된다



▲ 상점은 특수 아이템 외에 회복, 탄약 등의 아이템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드론 상점에서 판매되는 쓸만한 아이템은 500원 이상의 가격으로 측정되어 있는데 필드에서 순수 파밍만 가지곤 많은 양의 크래딧을 획득할 수 없었다. 드론 상점으로 이득을 보기 위해선 다른 적들에게 크래딧을 뺏어야 하니 결과적으로 더욱 공격적인 운영을 할 수밖에 없었고 자칫하면 배달 온 드론 때문에 역공을 당할 수도 있으니 100% 이득만 불러오는 콘텐츠는 아닌 셈이었다.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괜찮은 밸런스라고 생각된다.

이외에도 차량 소음이 적으면서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전기차도 추가됐으며, 배그 모바일에서는 없었던 기차, 트레인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이 생겨 빠르게 맵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바뀌었다.



▲ 에임 어시, 공격 위치 가이드 등의 옵션은 이번작에서도 제공된다



콘텐츠 확장의 가능성

원작은 배틀로얄에 중점을 둔 FPS였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배틀로얄 맵만 등장했으며, 아케이드 모드라고 부를만한 콘텐츠는 간혹 만우절마다 등장했던 이벤트 모드가 전부였다. 물론, 만우절 이벤트 모드도 배틀로얄에 근간을 두고 있다.

배그 뉴스테이트는 원작과 달리 배틀로얄 외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 모드가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현재는 4:4 팀 데스매치 모드가 준비되어 있으며, 해당 모드는 플레이어가 시작부터 무장을 갖춘 상태로 시작한다. 무장은 메인 메뉴에서 사용자의 입맛에 맞춰 바꿀 수 있으며, 미리 프리셋을 만들어뒀다면 인 게임에서도 프리셋 교체를 통해 무장 상태를 바꿀 수 있다.


한 판의 텀이 긴 배틀로얄과 달리 팀 데스매치는 5~10분 내외로 전투가 끝나는데다 생존을 위한 파밍을 하지 않아도 되니 짧은 시간 내에 총 쏘는 재미를 느끼기 충분했다. 모바일 조작에 익숙하지 않다면 계속해서 전투가 이뤄지는 팀 데스매치를 통해 게임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배틀로얄이 재미있긴 하지만 죽으면 끝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한 판마다 쌓이는 피로도가 꽤 큰 편이다. 특히, 모바일 플랫폼은 구조적으로 장시간 동안 게임을 하기에 불편해 이러한 부담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 리스폰 속도도 빠르고 맵도 적당해서 빠른 교전이 가능하다

배그 뉴스테이트의 아케이드 모드는 배틀로얄 생존에 부담감을 느끼지만, 전투를 재미있어하는 유저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보면 파밍을 하지 않아도 되니 배틀로얄을 시작하기 전에 가볍게 손을 푸는 용도로 즐기기 좋았다. 생존에 대한 피로도를 풀 수 있는데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아케이드 모드의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크래프톤은 팀 데스매치를 시작으로 배그 뉴스테이트에 새로운 방식의 아케이드 모드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업데이트 본질은 배틀로얄을 따라가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아케이드 모드는 가끔 기분전환으로 즐기는 용도로 보인다.





배그 뉴스테이트를 종합해보자면 모바일로 즐기는 배틀그라운드. 근데 여기에 다양한 시스템을 끼얹은 느낌이었다. 아이템을 자동으로 줍는다거나 자동으로 앞을 향해 달려가는 조작에서의 편의 시스템을 제외한다면 전체적인 플레이 느낌은 원작과 거의 흡사했다.

드론 상점은 약간 애매하게 느껴졌는데 실제로 써먹기엔 크래딧을 쉽게 얻을 수가 없었고 드론 상점에서 구매 후 상품이 오기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 사이에 팀원이 다른 곳으로 간다면 위험에 노출되기 쉬웠다. 솔로 플레이에서 이용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모르는 3인과 스쿼드로 게임을 즐긴다면 어느 정도 소통을 진행하는 것이 필수였다.

구매까지는 애매했지만, 드론 상점에서만 판매하는 아이템을 사용해보면 실제 성능은 괜찮은 편이었다. 원작과 달리 게임에 변수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 하나라도 더 추가됐다는 점에서 괜찮은 콘텐츠라고 생각된다.

다만, 드론 상점 외에는 원작과 말 그대로 똑같은 감성이었기 때문에 모바일로 즐기는 배틀그라운드 외의 차별화가 느껴지진 않았다. 후속작보단 파생되는 작품이라는 느낌이 더 크게 다가온다. 추후 다양한 맵과 드론 상점의 상품이 추가되고 원작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아케이드 모드가 등장한다면 이러한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느낌은 나쁘지 않다. 많은 변화를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배그 뉴스테이트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싶은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와 운영만 잘 갖춘다면 모바일 시장에서 배틀로얄 장르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치킨이 먹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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