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크로스: 에이지 오브 타이탄 체험기

MMORTS, 수집형 RPG를 더해 초반을 다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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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은 지난 6월 29일 신작 '그랜드크로스: 에이지 오브 타이탄'을 얼리액세스 출시했다. '그랜드크로스: 에이지 오브 타이탄'은 넷마블에프앤씨가 준비 중인 IP 프로젝트 '그랜드크로스'의 첫 작품으로, 세계관 내에 차원 이동 현상인 '그랜드크로스'에 휘말려 스카이나 왕국에 소환된 유진과 미오가 여러 영웅과 함께 왕국을 구하는 과정을 MMORTS 장르로 그려냈다.

'그랜드크로스'라는 IP 프로젝트는 이미 지난 2022년 지스타에서 타이틀명을 확정한 '데미스 리본'을 비롯해 메타버스 플랫폼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까지 다각도로 준비 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에이지 오브 타이탄'이 올해 공개되고, 가장 먼저 출시된 것은 개인적으로 조금 놀라웠다. 넷마블에프앤씨가 칠대죄부터 파라곤까지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게임을 잘 소화해내는 개발사이긴 하지만, 서브컬쳐풍 IP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MMORTS를 선택한 것은 다소 모험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얼리액세스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그간 MMORTS라는 장르를 시도하지 않았던 넷마블에프앤씨가 잘 소화해낼 수 있을지도 걱정 반 기대 반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에이지 오브 타이탄'은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그런 약점을 어떻게든 돌파하기 위해 닦은 기틀과 요소들로 그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MMORTS와 수집형 RPG의 조화
초반 이탈 구간과 소강시기에 '목표'를 제시하다




MMORTS는 국내에서는 SLG(Simulation Game, 시뮬레이션 게임) 혹은 전략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장르다.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병력을 육성하면서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재미에 MMO의 규모가 합쳐지면서 싱글플레이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즐기기 어려운 대규모 전쟁의 병력 운용의 묘미와 협동, 경쟁의 재미가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도 전인 웹게임 시절부터 MMO 장르에서 한 축을 담당해온 만큼, 그 기본 틀은 오랜 시간 거치면서 수렴 진화해왔다. 어쨌거나 각종 설비 건설과 병력 생산, 업그레이드 등 시뮬레이션 게임식으로 세력을 만들어나간 뒤 외부 자원을 확보하고 몬스터나 각종 세력을 처치하면서 세력을 불리다가 다른 유저 혹은 더 큰 단위로 전쟁을 벌이게 되는 것이 흔히 생각하는 MMORTS의 구도 아니던가.

'에이지 오브 타이탄' 역시도 그 기본 틀은 동일했다. 혼돈의 세력에 의해서 파괴된 성을 복구한 뒤, 이를 중심으로 각종 생산 시설과 훈련 시설을 건설하고 병력을 육성해서 외부의 몬스터를 토벌하고 세력을 확장하는 방식 자체는 기존의 MMORTS를 해본 유저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여기에 수집형 RPG의 요소를 좀 더 적극적으로 가미하면서 더 넓은 층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것이 '에이지 오브 타이탄'의 전략이었다. 부대를 지휘할 영웅을 뽑기나 혹은 여러 이벤트를 통해서 획득하고, 그렇게 모은 영웅과 병종의 스킬 시너지를 활용해 전략의 폭을 넓히고자 한 시도 자체는 다른 작품에도 있었으니 독보적인 건 아니었다. 그보다는 국내에서는 MMORTS보다 더 유저층이 넓은 RPG의 이야기 전개 방식과 튜토리얼을 MMORTS에 적극 도입해서 이해도를 높이고 장르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하는 시도가 더 돋보였다.



▲ 추가 데이터를 받는 동안 주인공이 이세계로 오게 된 경위가 웹툰식으로 연출되고









▲ 이후 성을 복구하고 영지를 발전시키며 몬스터를 토벌하고 힘을 키우는 MMORTS의 페이즈로 바로 넘어간다

앞서 언급했듯 '에이지 오브 타이탄'은 현실 세계에서 살아가던 학생인 유진과 미오가 차원 이동에 휘말려 게임 세계에 소환, 위기에 처한 스카이나 왕국을 구하기 위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러한 이야기 전개는 수집형 RPG, 특히 서브컬쳐 스타일에 친숙한 유저에겐 너무도 익숙하다. 서브컬쳐까지는 아니더라도 장르 소설을 보던 세대에게도 흔한 소재라 진부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부연설명이 필요 없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않던가.

그렇게 익숙한 요소를 MMORTS를 이해하기 위한 여러 미션과 엮으면서 MMORTS를 해보지 않은 유저도 기본기를 익힐 수 있도록 한 것이 '에이지 오브 타이탄'의 한 수였다. RTS라는 장르가 원체 국내에서 시대를 풍미했던 만큼 간과하기 쉽지만,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 넘어야 할 허들이 꽤 높은 장르이기도 하다. 그나마 PC RTS는 초반 러시나 날빌 등 긴장감이 빠르게 조성되는 전략이 종종 나오긴 한다. 그러나 MMORTS는 어느 정도 틀이 갖춰질 때까지는 생산과 훈련 그리고 기초적인 전투 위주로 이어진다.









▲ 아직 초반인 만큼 경쟁보다는 성장을 위한 반복적인 루틴이 주가 된다

물론 라이브 서비스 게임인 만큼 그런 초반의 전개는 초보 유저들이 기존 유저 혹은 과금러에게 쉽게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긴 하다. 그러나 그 온실 안에서 적응하는 동안 유저에게 주어지는 '자극'은 다소 부족하다. 여러 유저가 다수의 유닛을 운용하는 장르 특성상 드라마틱한 연출을 선보이기 어렵고, 좀 더 강한 몬스터나 외적을 토벌하는 것만으로는 '전쟁'의 재미를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좀 더 지나서 병종 구분이나 영웅과의 조합 시너지, 주요 시설을 공략하기 위한 병력 운용 등 재미 요소가 기다리고 있지만, 거기까지 안착시켜야 하는 숙제가 남은 셈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에이지 오브 타이탄'은 수집형 RPG의 요소를 그 이탈 구간에 적극 도입했다. 스토리의 퀄리티에 대한 평가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어쨌거나 왜 유저가 굳이 시설을 만들고 병력을 모아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 이유는 성공적으로 제시했다. 차원이동물과 게임물이라는 소재에 제 4의 벽을 넘나드는 캐릭터 설정은 클리셰적이고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지만, 실제 전쟁을 상정했다면 조금 어색해보일 튜토리얼식 전개도 그냥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게 해주는 완충 장치라고 해야 할까.









▲ 익숙한 구성으로 접근성을 높이면서



▲ PVE에서 다양한 병종을 상대로 전투와 조합을 연습할 수 있는 구간을 마련했다

수집형 RPG 유저라면 이골나게 보았을 스테이지나 무한의 탑이 떠오르는 각종 탑류 콘텐츠도 게임의 이해도를 높이면서 전쟁에 참여하긴 아직 전투력이 한참 부족한 유저에게 '목표'를 제시해주는 좋은 길잡이였다. 단순히 병력을 파견하고 끝인 토벌과 달리, 약식으로나마 여러 지형에서 다양한 병종의 적에 맞서 싸우는 구도를 연출해냈기 때문이다.

물론 초반에는 단순히 전투력 차이로 밀고 나갈 수 있긴 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적의 전투력이 상당히 강해져서 단순히 가장 강한 영웅과 병력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진다. 그러면서 PVP에 적극 참여하지 않더라도 탑이나 스테이지를 각 병종의 상성을 연구해서 뚫거나, 혹은 더 육성해서 클리어하는 '목표'가 생긴 셈이다. 그러면서 챕터를 해금하기 위해 미션을 클리어하다보면 어느 정도 설비와 병력도 갖춰지니 일석이조라고 할까.






▲ 익숙한 요소들을 조합해서 별다른 설명 없이도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아직 다 발아하지 않은 차별화된 포인트
풀보이스 더빙과 웹툰식 연출, 액티브 스킬 등 기반은 있지만 더 다듬어야




'에이지 오브 타이탄'은 스토리를 단순히 그런 콘텐츠적인 요소로 끝내지 않고 다른 MMORTS와 차별화된 포인트로 내세우기 위한 여러 문법을 보여주고 있었다. 풀보이스 더빙에, 그냥 스크립트가 아닌 웹툰식 연출을 더해서 시청각적으로 쉽게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게끔 준비한 것도 그 사례였다. 스토리 자체는 아주 특별하지 않더라도, 더빙이 뒷받침됐을 때 몰입감이 다르다는 건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서 입증이 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에이지 오브 타이탄'의 이러한 요소에 대한 주목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이는 물론 장르의 특성도 한 몫을 하고 있긴 하다. 1초라도 아껴서 병력을 훈련시키고 업그레이드하고 시설 관리해서 전투력을 키우고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MMORTS 유저 대다수의 성향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다. 그나마 바쁘게 달리다가 잠시 소강 상태가 됐을 때 언제라도 다시 볼 수 있으니, 스킵 버튼을 누를 때 부담감은 없어서 다행이라고 할까.

'에이지 오브 타이탄'의 스토리는 다시 훑어보면 유저가 무턱대고 이권다툼을 벌이게 하는 구도가 아니라 그렇게 플레이어끼리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MMORTS를 하지 않았던 유저에게 설득력 있게 풀어내보려고 한 흔적이 보인다. 서버 그리고 연맹의 유저들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야지만 열리는 '연대기'도 엮여있어 그 스토리도 완전히 열리지는 않았지만, 초반부터 여러 장치들이 준비되어있는 건 확실했다.



▲ 농사짓고 평화롭게 지내다가 갑자기 양학러에게 털렸던 PTSD를 스토리로 자극할 줄이야 ㅂㄷㅂㄷ



▲ 결전까지는 시간이 아직 남았으니, 그동안 힘을 비축하면서 한 방 먹일 준비 ㄱㄱ

이러한 장치들은 결국 나중에 연맹 단위 혹은 더 큰 단위의 '전쟁'을 즐기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아직 '에이지 오브 타이탄'에서는 그 전쟁이 벌어질 시기가 아닌 만큼, 결국 그 준비 기간 동안 즐길 거리 혹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포인트를 좀 더 어필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핵심으로 내세웠던 요소 중 하나인 '타이탄'은 원체 강력한 만큼 초반부터 빠르게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었기에 현재로서는 진도를 어지간히 빨리 나가도 쉽게 마련하지 못하게 해둔 상황이다. 더군다나 그걸 기동해야 할 만큼 필사적인 이권 쟁탈 구도도 강적도 없어서 동기부여도 적고, 그 쓰임새가 눈에 띄지도 않는다.

타이탄을 당장 사용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스토리로 풀어내긴 했으니 빌드업의 기반은 마련된 상황이긴 하다. 그렇지만 그 단계까지 징검다리가 되어줄 '에이지 오브 타이탄'만의 개성은 조금 모호했다. 타이탄 외에 전투에서 좀 더 유저가 개입할 여지를 만들어주기 위한 액티브 스킬인 '영주 스킬'이나, MMORTS에서 그간 드물게 시도됐던 서브컬쳐풍 스토리에 캐릭터를 내세우고 이를 어필하고자 하는 시도는 좋았다. 그러나 당장 체감이 될 정도로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 핵심으로 내세운 '타이탄'은 그야말로 최종병기 그 자체지만






▲ 그만큼 해금하기까지 시간도 꽤 소요되고 자원도 많이 소모해서 함부로 쓰기 어렵고, 아직 쓸 곳도 마땅치 않다

특히 영주 스킬은 왜 아직 정식 출시가 아닌 얼리액세스를 선택했는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MMORTS 특성상 영주 스킬이 너무 강력하면 밸런스가 파괴될 우려가 있으니 한 끝 차이 싸움을 이기기 위한 정도로 계수를 미미하게 적용한 건 좋았다. 그러나 몇몇 스킬은 버그가 걸리거나 툴팁이 제대로 적혀 있지 않아서 한 번 활용해보고 다시 건드리기가 애매했다. 자연히 효율이 검증된 스킬 몇 개만 활용하게 되면서 다양한 전략 변수로 활용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 현재는 수정됐지만, 초기에는 은신을 사용하면 아예 캐릭터가 화면에서 사라지는 버그가 있었다

스토리는 퀄리티는 몰라도 목표를 제시한다는 측면에서는 확실하게 어필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 스토리를 이끌어가면서 IP를 어필할 캐릭터의 매력을 온전히 제시했다고 보기엔 모호했다. 아트의 퀄리티는 무난한 편이지만 편차가 느껴질 때가 있었고, 전형적인 캐릭터 속성을 클리셰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그 캐릭터만의 무언가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더군다나 MMORTS 특성상 한 유닛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힘든 만큼, 그 문제는 더더욱 와닿는다고 할까.

그래도 풀더빙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유진과 미오, 데스티나, 클라우디아, 발키리 등 주요 캐릭터를 어필해나갈 발판은 조금씩 마련되고 있긴 했다. 특히 제 4의 벽을 넘나드는 장면을 타 게임 대비 적극 활용하면서 '에이지 오브 타이탄'만의 포인트 그리고 '그랜드크로스'라는 IP의 확장을 위한 단서를 잡아가는 모습이 보이긴 했다.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에이지 오브 타이탄'
디테일 개선과 빌드업, 빠르게 대응하는 운영으로 증명해나가야




그랜드크로스: 에이지 오브 타이탄은 MMORTS의 익숙한 틀 위에 IP와 여러 변주를 더하면서 차별화를 꾀한 시도가 엿보였다. 장르 특성상 초반부터 빼어난 모습을 바로 보여주긴 어렵지만, 차근차근 테크를 밟아가면서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이벤트를 기대하게 만들 저력은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수렴진화한 MMORTS의 왕도를 충실히 따라가서 개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인상이 있겠지만, 그만큼 그 장르를 즐겼던 유저에게는 안정적인 맛을 제공한다고 할까.

그 부족한 '개성'을 채우기 위해서 서브컬쳐풍 캐릭터와 웹소설 스타일의 스토리, 수집형 RPG의 요소를 가미한 시도 자체는 준수했다. 특히 수집형 RPG와 MMORTS는 원래 지향하는 바가 다르지 않던가. 특히 서브컬쳐풍 수집형 RPG는 캐릭터를 수집해서 육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캐릭터와 세계관의 '매력'을 느끼면서 그 분위기를 즐기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유저에게 할 것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때로는 경쟁 콘텐츠도 끼어있지만, 그보다는 스토리와 캐릭터에 초점을 맞춰왔다.

반면 MMORTS는 서로 영토와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구도가 핵심이다. RTS라는 장르 자체가 서로의 전술전략을 겨루는 장르 아니던가. 승리를 위해서 어떤 캐릭터를 감정을 이입해서 지켜보기보다는, 전술과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유닛 혹은 장기말처럼 수단으로 운용하게 되는 장르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방향을 지향하는 두 장르 사이에서 '에이지 오브 타이탄'은 MMORTS에 좀 더 무게를 실었고, 수집형 RPG의 요소를 장르의 단점을 보완하는 도구로 사용했다. 그러면서 유저에게 단기적인 목표와 당장 할 것을 제시하고 플레이에 안정감이 생겼고, 장기적으로는 어떤 루틴이 이어질지 예측 가능한 로드맵도 확보했다.



▲ 연맹원이 서로 합심해서 영토를 넓히고 방어하면서 세력을 구축하고



▲ 왕성을 공략하는 최종 콘텐츠까지 로드맵이 확실하게 제시가 되어있다

그러나 당장 유저들이 본격적으로 치고 받을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이 아닌 만큼, 그렇게 기다리면서 준비하는 동안 유저들에게 조금 더 어필할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 '에이지 오브 타이탄'의 당면 과제다. 극초반에 할 것이 없을 때 수집형 RPG식 설계로 플레이 목표를 제시했지만, 결국 MMORTS 특성상 일정 시간 이상을 기다리거나 혹은 과금으로 시간을 사야 하는 시기가 오기 마련이다.

이를 인지한 듯, 그 시기에 여러 이벤트로 성장을 도우면서 탑이나 스테이지를 좀 더 쉽게 공략하게끔 유도하는 운영이 보이기는 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준비해둔 것은 있지만, 디테일을 살펴보면 아직 잘 갖춰지지 않아서 공백이 느껴졌다. 수집형 RPG식 스테이지 전개로 전투의 이해를 도운 것은 좋았지만, 몬스터 정보나 스킬 등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도 아쉬웠다. PVP에 대비해 PVE로 상성과 적 스킬을 고려한 진형 편성과 기동을 연습하라는 취지로 마련한 것인데 바로 또다른 실전에 풀어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더군다나 일부 영주 스킬은 버그나 툴팁 오류까지 있는 상황이라 써먹어보기도 애매하고, 그 때문에 캐릭터 밸런스 같은 것도 왈가왈부가 있는 편이다.



▲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방식은 수집형 RPG와 궤가 비슷하지만






▲ 육성 템포도 다르고 그에 맞춰 BM도 다르게 구성된 만큼, MMORTS를 접하지 않은 유저에겐 다소 낯설다

아직은 '얼리액세스'인 만큼, 현 상황에서는 수면 위에 올라올 문제들은 아니다. 지금은 물밑에서 다들 준비하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소소하게 즐길 거리들은 기본적으로 다 마련이 된 상태라 조용할 수밖에 없다고 할까. 실제로 게임 내 서버 채팅이나 외부의 오픈채팅방을 보면 기존의 MMORTS를 즐겼던 유저들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각자 힘을 무럭무럭 기르고 있는 상태다. 다른 장르 유저층까지의 확장은 장담할 수 없어도, 적어도 유사한 장르의 유저층을 확보해서 꾸준히 클라이맥스까지 기다리게 할 요소들은 갖췄다는 방증인 셈이다.

그렇지만 그랜드크로스라는 IP의 선봉장으로 내세우기엔 미진한 부분이 있고, 플레이에서 삐걱이는 요소들도 조금씩 보이는 것이 다소 불안하기는 하다. 특히 IP 게임하면 최근에는 수집형 RPG를 많이 떠올리는데, 그와는 다른 방향성의 BM을 채택하는 MMORTS는 처음부터 반감을 살 여지가 높지 않던가. 그 부분은 '에이지 오브 타이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MMORTS로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고 보기엔 아직은 초반의 고비만 스무스하게 넘기는 과정만 보여주고 있고, 그마저도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가시가 튀어나온 느낌이랄까. 이를 운영과 피드백으로 매끄럽게 다듬으면서 잠재력을 터뜨릴 한 방을 어떻게 보여줄지가 '에이지 오브 타이탄'의 관건이라 하겠다.



▲ 약 한 달 뒤 대형 콘텐츠가 예고된 '에이지 오브 타이탄', 과연 어떤 구도를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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