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페라도 B218' 체험기

비주얼'만' 합격,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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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디스타의 '데스페라도 B218'은 출시 전부터 여러모로 기대를 모은 게임입니다. 비주얼리즘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건 그 '엑소스 히어로즈'의 IP를 활용해 만들었기 때문이죠. 그간 블록체인을 접목한 많은 웹3 게임들이 비주얼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퀄리티를 보여줬기에 '데스페라도 B218'이라면 모바일에서 비주얼로 정평이 난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란 기대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 25일 글로벌 정식 출시한 '데스페라도 B218'의 비주얼은 기대한 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줬습니다.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의 제약으로 인해 미처 다 보여줄 수 없었던 비주얼을 100% 다 드러낸 느낌이었죠. 그래픽으로는 정평이 난 모바일, PC 크로스 플랫폼 게임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죠. 그렇다면 비주얼로 눈도장을 톡톡히 찍은 '데스페라도 B218'은 어떤 콘텐츠로 중무장했을까요. 지금부터 웹3로 재탄생한 '엑소스 히어로즈', 아니 '데스페라도 B218'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블록체인 게임은 국내법상 아직 서비스되지 않아 글로벌 버전으로 플레이했습니다.


계승된 비주얼리즘, 웹3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보기 좋은 떡이라고 다 맛있는 건 아니다




'엑소스 히어로즈'의 IP와 리소스를 활용한 '데스페라도 B218'이지만, 비주얼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게임의 결은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엑소스 히어로즈'는 전형적인 모바일 수집형 RPG입니다. BM은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원하는 캐릭터를 뽑아서 나름의 덱을 구성하는 형태죠. 이렇게 구성한 덱은 싱글 스토리, 그리고 PvP 등의 경쟁 콘텐츠 등에 활용됩니다. 여느 모바일 수집형 RPG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죠.

그렇기에 처음 '데스페라도 B218'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어느 정도 유사한 면이 있으리라 여겼습니다. 단순한 P2E 버전이 아닌, 어떤 의미에서는 후속작을 겸한 타이틀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모습을 드러낸 '데스페라도 B218'은 여러 의미에서 그러한 예상을 깼습니다. 비주얼과 일부 시스템을 제외하면 많은 부분이 달랐던 것이죠.



▲ 요원 배경이라고 해서 캐릭터 설정에 쓰이는 정도에 불과하다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스토리의 부재를 들 수 있습니다. 수많은 PvP 기반 게임들을 보면 스토리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나름의 서사가 있는 정도에 불과하죠. 이른바 설정 정도만 만드는 식입니다. '데스페라도 B218'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엑소스 히어로즈'와 달리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플레이어는 어떠한 사전정보 없이 '데스페라도 B218' 세계로 들어갑니다. 마스코트 캐릭터가 뭘 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지도 않을뿐더러 이렇다 할 스토리도 없습니다.

결국,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건 PvP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투 시스템이나 전투 그 자체의 재미는 어떨까요. 이 역시 여러모로 아쉬운 느낌이었습니다. '데스페라도 B218'의 전투 시스템은 '엑소스 히어로즈'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5대5 방식으로 자신의 포인트(승점)와 비슷한 상대가 매칭되며, 턴을 번갈아 가면서 진행하는 전형적인 턴제 방식이죠. 이렇게만 놓고 보면 여느 수집형 RPG의 PvP와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이런 식으로 팀이나 덱을 구성하는 PvP 게임은 필연적으로 모수가 많아야 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덱이 다양해야 변수가 다양해질 테고, 그만큼 전략과 재미의 깊이가 커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데스페라도 B218'에서 덱을 다양하게 꾸미기란 쉽지 않습니다. '엑소스 히어로즈'와 달리 캐릭터를 NFT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웹2 게임들이 인게임 플레이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캐릭터를 구성할 수 있다는 걸 고려하면 이는 꽤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할 수 있죠.

일반적인 과금과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NFT 캐릭터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뽑기 형태의 NFT 카드팩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여기까지 가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월렛을 연동하는 것부터 거래소를 통해 특정 코인을 사고 월렛으로 옮기고 전용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해야 하기에 블록체인에 익숙한 유저가 아니라면 이러한 과정 자체가 진입장벽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 무소과금이라면 사실상 조합의 의미가 없는 셈

그나마 처음에 주어지는 커먼 등급 캐릭터가 다양하다면 이러한 아쉬움도 덜했을지 모릅니다. 커먼 등급이라도 잘 조합한다면 분명 쓰임새는 있을 테니 말이죠. 하지만 '데스페라도 B218'에서 맨처음 주어지는 캐릭터는 5명에 불과합니다.

4명의 기본 캐릭터에 뽑기 캐릭터 하나가 추가되는 식이죠. 뽑기 캐릭터로 약간의 변수를 주려고 한 건지는 모르지만, NFT 캐릭터나 NFT 카드팩을 산 게 아니라면 5명 중 4명의 캐릭터가 서로 같기에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전투 역시 마찬가지죠. 서로의 구성이 거의 같으니 전략이 낄 여지가 없습니다. 그저 서로 턴을 번갈아가면서 한대씩 평타나 스킬을 쓰는 게 대부분이죠.



▲ 다양한 조합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NFT 캐릭터가 필수일 뿐이다

물론, 전투 시스템 자체가 잘못 만들어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비주얼이나 연출적으로 정평이 난 '엑소스 히어로즈'를 활용한 만큼, '데스페라도 B218' 역시 보는 재미는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팀을 구성할지 전략적인 측면도 마찬가지죠. 또한, 같은 캐릭터여도 조금씩 능력치가 다르기에 조합에 따른 변수 역시 결코 적다고 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전투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선 NFT 캐릭터가 필수라는 점입니다. 아직 이 게임이 정말 재미있는지 긴가민가한 상황에서 일단 NFT 캐릭터를 사거나 NFT 카드팩을 통해 뽑아야 한다는 건 여러모로 부담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이 재미있으니, 과금한다는 게 아니라 재미를 느끼기 위해선 과금해야 하기 때문이죠.


수익화 낮은 P2E 요소는 아쉬워
결국은 게임의 재미에 달렸다




수익화와 관련된 P2E 요소 역시 다소 아쉬움을 줍니다. 현재 많은 웹3 게임들이 NFT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수익화를 가능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게임에서 소량의 재화를 무료로 푸는 사료에 해당하는 개념입니다.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이죠. 원하는 캐릭터를 뽑거나 게임이 재미있다면 좀 더 과금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데스페라도 B218'에서 P2E 요소를 체험하기 위해선 반드시 NFT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더해 P2E 요소라고 할 게 NFT 캐릭터 스테이킹과 그 보상으로 NFT 카드팩을 얻는 게 전부란 점 역시 아쉬움을 더해줍니다. 게임이 나름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큰 문제가 아니지만, 그렇지 않다면 결국 스테이킹으로 얻은 이러한 NFT 카드팩은 거래되지 못하고 소비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스테이킹을 하기 위해선 NFT 캐릭터가 필수다

결론을 내리자면 '데스페라도 B218'는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NFT 캐릭터가 필수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NFT 캐릭터가 없다면 PvP에서 재미를 느낄 수 없을뿐더러 P2E 역시 체험할 수 없기 때문이죠. 웹3 게임이 대중화됐다면 큰 문제가 아닐지 모르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여전히 많은 사용자들이 웹3를 어려워하고 꺼리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방식은 그 자체로 진입장벽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현재 '데스페라도 B218'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유저 유입을 위한 마중물입니다. 커먼 등급의 캐릭터를 다양하게 하든 일단 처음에 NFT 캐릭터를 하나씩 제공하든 일단 PvP 게임으로서 그 재미를 느끼게 하는 거죠.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투에서 분함 마음이 들고 이기기 위해 조합을 연구하는 그러한 것들이 나와야만 합니다. 그래야 NFT 캐릭터를 사든 스테이킹을 해서 NFT 카드팩을 얻든 할 테니까요.



▲ 살 가치가 있을지, 유저들에게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NFT 캐릭터와 카드팩의 가격이 꽤나 저렴한 편이라는 겁니다. 높은 등급은 5~6매틱(MATIC)까지 가지만, 최저가를 기준으로 할 때 카드팩은 0.68매틱에 불과하고 캐릭터 역시 0.45매틱이면 구할 수 있습니다. 1매틱이 7월 5일을 기준으로 약 900원 정도인 걸 고려하면 매우 저렴하다고 할 수 있죠.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가격 그 자체를 놓고 봤을 때의 얘기입니다. 최저가 수준의 캐릭터들로 구성해봤자 개성적인 조합이 나올 리가 만무합니다. 나름 제대로 덱을 구성하려면 캐릭터 하나를 사는데도 몇만 원은 훌쩍 들어가죠.

이런 부분은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게임의 콘텐츠 자체를 뜯어고치는 그런 게 아니니 말이죠. 첫인상이 게임의 전체적인 인상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하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개인적으로 '데스페라도 B218'은 딱 절반만 보여준 것 같습니다. 정식 출시했다지만, 앞으로 업데이트될 콘텐츠는 더욱 많이 있을 겁니다. 그러니 이제는 남은 절반을, 유저들이 진입장벽을 느끼지 않는 수준에서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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