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개발 기간만 7년, '로스트 소울 어사이드'의 현재 모습은?

게임소개 | 박광석, 강승진, 윤서호 기자 | 댓글: 4개 |



중국인 개발자가 '파이널판타지15'의 트레일러를 본 뒤 영감을 받아 홀로 만들었다는 독특한 사연과 1인 개발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비주얼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이름을 알린 게임, '로스트 소울 어사이드'의 최신 시연 빌드가 중국 상해에서 개최된 차이나조이 2023 행사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됐다.

로스트 소울 어사이드는 상해에 위치한 비디오 게임 개발사 얼티제로 게임즈의 양빙 대표가 개발 중인 액션 RPG로, 2016년 첫 공개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장장 7년간 개발되고 있는 게임이다. 양빙 대표는 그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게임의 개발 진척 상황을 꾸준히 공유했고, 덕분에 실제로 게임을 해보지 못한 이들도 어느 정도 게임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하지만, 알려진 것에 비해 실제로 게임을 경험해본 이들의 수는 극히 적다. 2018년에 해외 게임쇼를 통해 깜짝 공개된 데모 버전 이후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겹치며 게임쇼 등 오프라인 행사에서 로스트 소울 어사이드를 만나볼 수 없게 됐고, 이후 2년 만에 공개된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 이후로 또 몇 년간 소식이 묘연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나오겠지'라는 기대만으로 계속됐던 팬들의 기다림은 트레일러를 통해 영감을 주었다던 '파이널 판타지15', 그리고 그 정식 후속작인 '파이널 판타지16'이 정식 출시되기까지 계속 이어지게 됐다.

플레이스테이션 부스의 로스트 소울 어사이드 시연은 정말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한 것이기에 더욱 각별하게 느껴졌다. 시연 빌드는 스테이지를 자유롭게 돌아보며 기본적인 이동과 전투 조작을 익히고, 이후 금색 검 형태의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인물과 보스전을 치르는 구조로 구성됐다. 현장에 마련된 시연용 기기는 단 두대 뿐이었고, 체험할 수 있는 시간 역시 한정되어 있었지만, 그간 영상으로만 봐오던 게임의 실제 인상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 시연 공간에 전시된 주인공의 등신대 피규어. 어딘가에 아련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 제한된 시연 기회를 기다리는 참관객들로 긴 행렬이 생겼다

먼저 로스트 소울 어사이드의 비주얼은 생각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은 인상이었다. 첫 공개 이후 벌써 7년이나 지났기에 공개 당시만큼의 신선함은 더는 남아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게임의 비주얼이 낡아 보인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상황에 맞춰 무기를 계속해서 바꾸며 싸우는 액션은 화면을 가득 채워 눈을 즐겁게 했고, 모션 하나하나 허투로 만든 것 없이 정교하게 채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파이널 판타지15의 녹티스를 떠올리게 하는 주인공의 강도 높은 샤기컷 스타일은 다소 호불호가 있겠지만 말이다.

일반 전투에서는 다수의 적이 동시에 등장하고, 플레이어는 적의 마법이나 근접 공격 모션, 장판으로 표시되는 범위 공격에 주의하며 전투를 치러야 한다. 마치 공중을 유영하는 것 같은 독특한 회피 모션으로 적의 공격을 피하며 콤보를 이어나가고, 적의 체력을 어느 정도 깎으면 버튼 두개를 동시에 눌러 발동하는 특수 액션으로 경직된 적에게 마무리 일격을 가할 수 있었다.

시연 빌드의 초반부는 기초적인 조작을 배우는 튜토리얼 수준에 불과했지만, 여기서도 동시에 여러 무기를 다루는 호쾌한 전투를 맛볼 수 있었다. 짧은 시간만 플레이할 수 있는 시연 빌드의 재미를 위해 처음부터 여러 기술을 해금해둔 것인지의 여부를 추후 정식 버전에서 확인해야겠지만 말이다. 이외에도 콤보를 이어갈 때마다 화면 오른쪽 아래에 알파벳으로 표시되는 스코어 시스템은 전투의 재미를 더해주는 플러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더 높은 스코어를 기록하기 위해 단순하게 버튼을 연타하는 대신, 더 많은 콤보를 시도해보게 되는 구조였다.


보스전으로 들어가면 전투의 재미는 극대화된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적 보스의 기믹을 보며 회피와 공격 타이밍을 계산해야하고, 순간 순간에 드러나는 찰나를 잡아 더 많은 대미지를 구겨넣는 조작의 숙련도도 요구됐다.

보스전 이전에 짧은 튜토리얼만 거쳤기에 전투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넉넉한 수의 물약이 동시에 제공됐기에 체력 게이지를 채우며 몇 번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시연 빌드의 보스를 쓰러트릴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적절한 전투 난이도에 화려한 기믹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으나, 유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보스의 스킬 이펙트가 너무 산발적으로 흩뿌려져 복잡하고 어지러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여러 비주얼과 별개로, 스토리 진행에 따른 컷신 구성과 연출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일반 전투 후 보스전으로 이어지는 연결부, 그리고 보스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한 이후에 별도로 제작된 컷신이 재생됐는데, 이때 아무런 조작이나 대사 없이 그저 허공을 떠다니는 주인공을 바라보는 것이 다소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조금 과장을 더해 이야기하자면, B급 모바일 무협 게임의 컷신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게임의 핵심 재미를 저해하는 요소는 아닐지언정 PS5 콘솔로 출시되는 최신 게임이 보여주는 연출 치고는 분명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었으므로, 추후 대사를 통해 서사를 보강하거나, 연출의 과장이나 길이를 줄이는 식으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사실 로스트 소울 어사이드의 시연 빌드는 이 뒤로도 더 준비되어 있었으나, 직접 시연을 할 수 있는 시간은 금방 종료됐다. 짧은 시연이었으나, 그간 영상만 보며 키워왔던 궁금증과 갈증은 대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것은 겉으로 분명하게 드러난 몇 가지 문제점을 개선하고,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정식으로 출시되는 일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스트 소울 어사이드는 소니의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개발과 출시 관련 지원을 받고 있는 작품인 만큼, 2023년 연내에는 정식 출시일을 확정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생겼다. 공개 당시엔 가장 뛰어난 매력 포인트로 손꼽혔던 비주얼이 여기서 더 퇴색하지 않도록, 하루빨리 로스트 소울 어사이드의 정식 버전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