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중국 게임이라고? '엑자일엣지' 체험기

게임소개 | 박광석, 강승진, 윤서호 기자 | 댓글: 29개 |



올해 차이나조이에서 가장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 곳은 역시 SIE의 플레이스테이션 부스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SIE는 올해 중국의 소규모 게임 개발사를 직접 지원하는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 소속 신작을 다수 전시하고, 현장을 방문한 게이머들이 이 게임들을 PS5 콘솔로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도록 넓은 시연 공간을 마련했는데요. 로스트 소울 어사이드와 윌리스, 팬텀 블레이드 등 다양한 신작들이 전시된 가운데, 국내에서 한 차례도 소개된 적 없었던 정말 신선한 게임이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중국의 비디오 게임 개발사 에니그매트릭스(ENIGMATRIX)에서 개발 중인 신작 '엑자일엣지(EXILEDGE)'입니다.

엑자일엑지는 황폐화된 세상을 그리는 3인칭 로그라이크 슈터 장르의 게임입니다. 게임의 주인공인 알터(Alter)는 신격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조라(Zora)'가 만든 세계의 운명을 밝혀내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핵앤슬래시가 적용된 TPS 기반의 전투 시스템을 즐길 수 있으며, 신비한 힘을 가진 소녀 조라와 함께 힘을 합쳐 강력한 보스들과 싸우게 됩니다. 근접 무기를 사용한 근거리 공격을 시작으로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류의 총기, 그리고 마법까지 다양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3인칭 액션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시연 빌드는 개발자가 미리 세팅해둔 세 가지 장비 타입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어떤 조합을 고르더라도 기본 무장으로 근접 전투용 검이 제공되며, 샷건과 기관총, 권총이나 저격총 등 마음에 드는 총기 스타일 2종을 더 선택하여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2종의 속성 마법을 활용할 수 있는데요. 마법은 거대한 불기둥을 소환하는 대미지 중심의 마법이나 주변의 적들을 한곳으로 끌어모으는 블랙홀 마법처럼 하나같이 강력한 위력을 보여줍니다. 어지러운 전장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보니, 마법을 사용할 때마다 별도의 쿨타임이 존재하는 식입니다.

마음에 드는 마법 조합을 선택한 뒤 게임을 시작하면, 본격적인 전투에 앞서 특성을 선택할 수 있는 제단을 마주하게 됩니다. 여기서 자신이 선택한 무기, 또는 마법에 부가 옵션을 달아줄 수 있는 식이죠. 특성 제단과 접촉할 때마다 세 개의 선택지가 등장하고, 어떤 식으로 특성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마법과 무기 사이의 시너지가 계속해서 중첩되는 강력한 조합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중국어로 진행된 시연 빌드였기에 현장에서 괜찮은 조합을 탐구해보기는 다소 어려웠지만 말이죠.



▲ 시연 버전에서는 간단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기본 프리셋 세 가지가 제시됐습니다



▲ 이후 어떤 특성을 선택하여 강화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난이도가 달라지는 식입니다

특성을 선택하여 제단의 힘을 흡수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전투에 나설 차례입니다. 전투는 고대 유물처럼 디자인된 마법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투 스테이지에 입장하는 방식인데, 이때도 세 개의 선택지가 제공됩니다. 입장하기 전부터 해당 스테이지의 특성이 간략화된 아이콘으로 표시되므로, 앞으로의 성장 방향을 고려하여 전투 루트를 계획해볼 수 있습니다. 이전에 다른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을 한 번이라도 플레이해봤다면 익숙하게 느낄 구조였네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투 스테이지에 도착하면, 점령해야하는 구조물의 위치가 미니맵과 화면에 표시되는데요. 해당 지역까지 이동한 뒤 구조물에 접촉하면, 또 다시 '어떤 적들과 싸울 것인지' 고를 수 있는 세 개의 보기가 제시됩니다. 전투에서 활용할 무기, 전투 후 획득하고 싶은 보상, 그리고 어떤 적들과 어떤 타입으로 전투할 것인지까지 모두 플레이어가 직접 선택하며 나아가는 방식인 셈이죠.

여기까지 선택했다면 전투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팔을 휘두르며 다가오는 적이나 멀리서 투사체를 던지는 적들의 공격을 피하며 모든 적을 쓰러트릴 때까지 싸우는 일만 남았죠. 이때 남아있는 잔탄 수나 마법의 쿨타임 등을 계산하며 중간중간 근접 공격을 섞어가며 싸우게 되는데, 이때의 느낌이 썩 나쁘지 않았습니다. 캐릭터의 움직임도 부드럽고, 플레이 숙련도에 따라 정말 멋진 슈퍼 플레이를 연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페이즈 느낌으로 다가오는 적들을 두세번 쓰러트리고 나면 강화 특성을 선택할 수 있는 크리스탈이 등장하고, 이 크리스탈과 접촉해서 특성을 고르면 해당 지역을 점령할 수 있게 됩니다.



▲ '선택의 반복'을 통해 나만의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미가 있습니다


비슷한 구조의 지역 점령을 두세 차례 반복한 뒤, 드디어 대망의 보스전이 시작됩니다. 시연 빌드의 보스는 모션을 보고 피해야 하는 근접 휘두르기와 먼 거리를 한 번에 좁혀오는 돌진기, 그리고 장판을 표시한 뒤 강풍을 날리는 원거리 패턴, 그리고 점프나 대시로 피해야 하는 충격파까지 다양한 패턴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거리를 두고 차분히 패턴을 파악한 뒤 대미지를 누적하면 쉽게 공략할 수 있는 구조였으나, 일반 전투에서 체력을 너무 소모했던 탓인지 보스를 클리어하지 못한 채 시연은 마무리됐습니다. 비록 아쉬운 결말이었지만, 게임이 보여주는 매력은 충분히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시연을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다른 참관객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있으니, 엑자일엣지의 개발사 에니그매트릭스의 개발자가 인사를 건네왔습니다. 애니그매트릭스의 샤오 신찬(Xiao Xinchan) 총괄 매니저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2024년 3분기에 PS5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며, 다음해인 2025년에는 Xbox와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에도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한국어화 여부를 물으니, 그건 2024년 출시 시점이 되어봐야알 것 같다며 가볍게 웃어주었죠.



▲ 머리와 갑주가 없는 부분 등 약점 부위를 노리면 추가 대미지가 들어갑니다



▲ 갑작스러운 부탁에도 흔쾌히 사진촬영에 응해준 에니그매트릭스 '샤오 신찬' GM

엑자일엣지는 이미 여러 게임을 통해 시도된. 어떻게 보면 정형화됐다고 할 수 있는 로그라이크 액션 스타일을 답습하고 있으나, 깔끔하고 절제된 비주얼을 통해 TPS, 또는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직 공개된 내용은 그리 많지 않으나, 엑자일엣지는 충분히 기대해볼 만한 PS 진영의 신작이 되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사 에니그매트릭스의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엑자일엣지의 컨셉 아트를 보고 있으면, 개발사가 자신들의 게임에 얼마나 진심인지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데요. 누가 말하기 전까지는 중국 개발사의 작품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현재의 게임 비주얼이 앞으로 얼마나 더 일신할 수 있을지 자연스레 기대감을 갖게 됐습니다. 차이나조이 이후에도, 앞으로 더 다양한 자리를 통해 엑자일엣지의 발전된 모습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 내용 수정 : 2023.08.01. 20:17 ] 기사 내 영상 링크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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