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설 연휴, 온 가족이 함께 '보드게임' 어떤가요?

기획기사 | 김수진 기자 | 댓글: 11개 |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명절, 비록 토요일이라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따끈따끈한 명절, 설날이 다가왔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또 긴 설 연휴 동안 어떤 시간을 보내곤 하나요. 저희 집은 매년 명절마다 새로운 '뭔가'를 해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오랜만에 이곳저곳에서 모인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뭔가를 말이죠.

그리고 요 몇 년간 가장 만족스러웠던 '놀이'가 있습니다. 매번 새로움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가족 구성원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고, 서로 대화도 하고 웃기도 하는, 그리고 끝나고 나서까지 그 여운이 남는 그런 놀이죠. 바로 보드게임입니다. 

저는 이런저런 보드게임을 참 좋아합니다. 엄청나게 전문적인 건 아니지만, 친구들을 끌고 보드게임 카페에 자주 가기도 했고, 게임쇼에 가면 하나씩 구매하거나 플레이해보는 정도는 된달까요. 하지만 부모님, 그리고 동생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유불리 없이 함께할 수 있는 보드게임은 생각보다 찾기 쉽지는 않았습니다. 규칙이 너무 복잡하거나, 트렌디한 게임은 일단 부모님이 설명 과정에서 이미 흥미를 잃는 상황이 발생했거든요.

보드게임은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고, 그만큼 유명한 게임들도 참 많습니다. 모두가 한 번쯤 들어봤을 게임들만 해도 한참을 꼽아야 할 정도죠. 당장 모르는 사람이 없을 부루마블, 할리갈리, 우노 등을 비롯해 화투와 윷놀이 등 이미 명절마다 모여 하는 전통의 강자들도 있으니까요. 그 외에도 추리, 전략, 경영 등 여러 장르에서 수많은 게임이 이미 존재하고, 또 출시되고 있죠.

그렇게 다양하고 다양한 게임 중 정말, 온 가족이 함께 다섯 번 이상 플레이했던 그런 게임만 골라봤습니다. 언제 어디서 플레이하더라도 참 기분 좋게, 화기애애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 나이에 따라 크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을 수 있는 게임들이죠. 이 게임만 있다면 10대부터 60대까지 정말 누구 하나 빠짐없이 즐겁게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TV나 스마트폰, 컴퓨터가 없어도 말이에요!

아참, 조카들로부터 방을 지켜야 한다거나, 특히나 더욱 춥다고 예고된 이번 설에 밖으로 나가기 싫은 분들은 꼭 하나 정도 구비하는 걸 추천합니다. 안전하고 따뜻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을 테니까요. 해당 게임들의 경우, 국내에서는 코리아보드게임즈를 통해 구매할 수 있습니다.



▲ 사진 출처 Freepik



유명한 건 이유가 있다, 루미큐브



▲ 사진 출처 Rummikub 홈페이지

가장 먼저 소개할 게임, 모두가 가장 만족하면서 플레이했던 게임은 다름 아닌 루미큐브입니다. 사실 루미큐브는 소개한다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너무나 유명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해본 그런 게임이죠. 모바일 게임을 포함해 그 종류도 여러 가지가 나올 정도로 베스트셀러 타이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루미큐브는 기본적으로는 최대 4명까지 플레이할 수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물론 더 많은 인원을 위한 확장 버전도 있습니다. 플레이 방식은 참 간단하죠. 같은 색상의 연속되는 수, 다른 색상은 같은 수, 이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플레이하는 인원과 버전에 따라 일정 개수의 숫자 타일을 가져간 뒤, 처음에는 반드시 합이 30 이상인 타일 조합들을 등록해야 합니다. 여러 조합의 합이 30 이상이어도 되죠. 등록을 마쳤다면 다음 턴 부터는 바닥에 놓여 있는 조합에 타일을 추가하거나, 본인이 가지고 있는 타일을 합쳐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내려놓으면 됩니다.

만약 자신의 턴이 되었음에도 내려놓을 타일이 없다면, 뒤집어놓은 예비 타일 중 하나를 가져올 수 있죠. 단, 바닥에 놓인 하나의 조합은 타일 3개 이상으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스마일 모양의 조커 패는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고요. 게임 규칙은 이게 끝입니다.




이렇게 루미큐브는 참 간단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죠. 플레이 방식도 복잡할 게 없습니다. 대신 얼마나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낼 것인지는 플레이하는 사람에게 달려있습니다. 즉, 남녀노소 누구나 원하는 만큼의 '복잡함'을 그려낼 수 있는 겁니다.

그저 간단한 플레이를 원한다면 추가 타일을 놓기만 해도 되고, 반대로 좀 더 다채로운 플레이를 원한다면 바닥에 놓인 여러 조합을 해체하고, 다시 조합할 수 있거든요. 여기에 너무 과하게 플레이 타임이 늘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모래시계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루미큐브를 처음 부모님과 함께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있긴 했습니다. 규칙 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지만, 점점 바닥에 놓이는 패가 많을수록 해체하고 조합하는 경우의 수도 많아지다 보니 루미큐브를 꽤 오래 해온 저와 동생들에게 과연 부모님이 한 번이라도 이길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건 오산이었습니다. 물론 처음 몇 판은 숫자패를 보고 생각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만, 세 네 판 가량을 하고난 뒤에는 저희 못지않게 게임을 플레이하시더군요. 같은 색의 연속되는 숫자, 다른 색의 같은 숫자, 반드시 3개 이상이 한 세트라는 간단한 규칙 덕분이었죠. 기본 규칙을 숙지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보니 그 이후의 조합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루미큐브 제품 중 퍼니백에 들어있는 제품을 추천합니다. 트래블 키트의 경우 내부 제품 자체가 작아서 불편한 감이 있지만, 퍼니백은 기본 제품과 동일한 크기의 숫자 타일과 지지대를 제공하거든요. 거기다 크지 않은 가방에 담겨 있어 휴대하기 편하고, 가방 자체도 매우 튼튼해서 파손될 염려도 없죠. 명절처럼 온 가족이 모일 때 들고 다니기도 좋고요.



▲ 휴대하기 좋은 루미큐브 퍼니백




블록을 올릴 뿐인데 이렇게 재밌다니, 블로커스



▲ 사진 출처 Blokus 홈페이지

다음 추천할 게임은 블로커스입니다. 블로커스 역시 남녀노소 손쉽게 즐길 수 있기에 온 가족이 플레이하기 참 좋은 게임이죠. 알록달록한 블록들이 게임판을 가득 채우는 걸 보는 즐거움도 있고요.

최대 4명까지 플레이할 수 있는 블로커스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블록 조각을 게임판에 올리기만 하면 되는 게임입니다.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규칙은 '꼭짓점' 하나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색상의 블록들은 반드시 꼭짓점끼리만 닿을 수 있죠. 다른 색상의 블록과는 면이 닿아도 괜찮습니다.

시작 역시 사각형으로 된 게임판의 각 꼭짓점입니다. 4명이라면 색상 블록을 하나씩 담당, 2명이라면 두 개 씩, 그리고 3명이라면 남은 하나는 번갈아 올리면 됩니다. 그렇게 번갈아 블록을 올리다 더 이상 둘 자리가 없을 시 차례를 패스하면 됩니다. 그렇게 모든 사람이 차례를 패스하면 게임은 끝이 납니다. 남은 블록의 칸 수가 가장 적은 사람에게 승리가 돌아가죠.

참 간단한 규칙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자연스레 어떤 블록을 빠르게 소진해야 할지, 그리고 빠르게 자신의 블록들이 나아갈 자리를 마련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등 다양한 나름의 전략을 세우게 되죠. 그 과정에서 서로 그 자리는 피해달라고 외치며 하하 호호하는 즐거움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시간 가는지 모르고 게임을 즐기게 된달까요.




블로커스는 루미큐브에 비해 좀 더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너무 단순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계속해서 깊게 생각하는 과정이 빠지기 때문이죠. 덕분에 좀 더 긴 시간 여러 번 플레이 하더라도 부담이 없습니다. 특히 집에 어린 친구들이 있다면 이쪽이 더 쉽게 손이 가기도 하고요.

저희 집도 루미큐브보다는 블로커스를 좀 더 자주 플레이하는 편입니다. 모두가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어머니가 가장 즐겨하는 게임이죠. 다 같이 모일 때 꼭 한 번 이상은 플레이하게 되는 게임이랄까요. 분명 같은 모양의 블록, 같은 게임판임에도 매 플레이마다 다른 전개 방식과 결과를 가져오는 게 블로커스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아쉬운 점은 딱 하나에요. 아무래도 반드시 필요한 게임판의 크기가 작지 않다 보니 휴대성이 매우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쉽게 들고 다니는 다른 게임들에 비해 한 번 본가에 가져가려면 큰마음을 먹어야 하는 게임이죠.






내 운에 모든 걸 건다, 라스베가스



▲ 사진 출처 Ravensburger 홈페이지

다음은 라스베가스입니다. 주사위를 굴리는 간단한 방식에 배팅과 운이라는 요소가 합쳐져 쉽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죠.

게임 플레이 방법은 간단합니다. 주사위 눈이 1부터 6까지 그려진 카지노 판을 순서대로 쭉 배치합니다. 그리고 돈이 그려진 카드는 뒤집은 상태로 각 카지노 판 위쪽에 한 장 씩 두되, 5만 달러 이상이 되면 다음 카지노 판으로 넘어갑니다. 예를 들어 1이 그려진 카지노 판에 처음 둔 금액이 3만 달러라면, 5만 달러가 넘어갈 때까지 해당 칸에 돈 카드를 추가하는 겁니다.

모든 카지노 판에 돈 카드를 배치했다면, 다음은 주사위를 굴릴 차례죠. 각자 원하는 색상의 주사위를 모두 가져간 뒤, 순서를 정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순서가 온다면 해당 색상 주사위 전체를 굴립니다. 굴려서 나온 주사위의 눈을 확인한 뒤, 그 중 하나를 선택해 일치하는 주사위를 해당 숫자의 카지노 위에 배팅하면 됩니다. 다음 순서가 되면 남은 주사위를 굴려 또다시 배팅을 진행하면 되죠.

그렇게 모든 주사위를 사용한 뒤에는 각 카지노 판을 확인해야 합니다. 한 카지노 판에 2명 이상이 같은 개수의 주사위를 두었다면 해당 주사위들을 치워버려야 하거든요. 중복되는 모든 주사위를 치운 뒤, 각 카지노 판에 남아있는 주사위 중 가장 많은 수의 주사위를 가진 순서대로 액수가 큰 돈 카드를 가져가면 됩니다. 같은 방식으로 총 4번의 라운드를 거친 뒤 가장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이 승리하게 되죠.




분명 어렵지 않은 규칙인데, 뭔가 글로 설명하니 참 복잡한 것 같네요. 예를 들어 볼까요. A가 자신의 파란 주사위를 굴렸더니 6이 2개, 5가 3개, 4가 2개 등이 나왔습니다. 카지노 5에 9만 달러가 놓여 있는 걸 본 A는 5가 나온 주사위 3개를 배팅합니다. 그렇게 모든 사람이 주사위를 배팅한 뒤 확인해 보니, 카지노 5에 놓인 3개짜리 주사위가 파랑과 빨강 두 가지였죠. 결국 A의 파란색 주사위와 B의 빨간색 주사위는 치워지고, 카지노 5에 한 개의 주사위만 있었던 C가 9만 달러를 가져가게 됩니다.

라스베가스의 가장 큰 특징은 주사위를 굴리고, 배팅하는 식의 매우 쉬운 규칙의 게임임에도 운이 합쳐지면서 매 판이 새롭게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물론 운적인 요소가 매우 강하게 작용하기에 그만큼 전략적인 재미는 부족한 편이죠.

하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반복할수록 고착화되는 전략이나 방식도 없고, 플레이에 필요한 시간도 매우 짧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른 게임들을 플레이하다가 잠깐씩 환기하는 느낌으로 즐기기에 딱이라는 이야기와도 같죠. 또한 좀 더 새로운 플레이를 원한다면 중립 주사위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좀 더 다이나믹한 플레이가 가능해집니다.

아참, 개인적으로는 4명 이상이 참여했을 때 가장 즐거웠습니다. 라스베가스는 최대 5명까지 함께 할 수 있거든요. 저희 집도 5명 모두가 모였을 때 가장 많이 하는 게임이 바로 라스베가스입니다. 다만 5인 완전체일 때가 잘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에요.




사촌들과 함께하기 딱, 카탄



▲ 사진 출처 Catan 홈페이지

마지막 추천 게임은 지금까지와는 살짝 다른 게임입니다. 사실 이건 이번 추천 게임의 전제 요건, 가족들과 다섯 번 이상 즐긴 게임에 포함되지는 않아요. 하지만 조금 범위를 넓혀 친척, 사촌 형제들과 다섯 번 이상 한 게임이죠.

바로 명작 보드게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카탄입니다. 다양한 확장팩이 존재할 정도로 유명하고 인기도 많은 게임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볼 수 있어요. 과하게 복잡하지 않은 적당한 규칙들, 여기에 주사위, 건설, 플레이어 간 자원 거래, 판을 흔들 수 있는 도둑이라는 요소 등이 합쳐져 있죠.



▲ 다양한 확장팩이 존재하는 카탄

카탄은 정말 간단하게 말하자면 게임판 위에 도로와 도시를 건설, 가장 먼저 10점을 얻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건설을 위해서는 자원이 필요하며, 그 자원들은 랜덤하게 배치된 육각형의 자원 타일 위의 숫자와 동일한 주사위 눈을 굴려 얻게 됩니다. 단, 해당 타일의 자원을 얻기 위해선 반드시 자신의 마을이나 도시가 타일의 꼭짓점 위에 있어야 하죠. 도시를 건설하려면 도로가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요.

그 과정에서 서로 자원을 교환할 수 있고, 주사위 눈이 7이 나올 경우 우세를 뒤집을 수도 있는 도둑을 활용할 수 있죠. 그 외에도 발전 카드, 기사 등의 요소를 비롯해 확장팩을 사용하면 좀 더 다양한 환경 및 전략 요소를 추가해서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카탄은 전략과 운, 여기에 소통까지 모든 게 정말 적절하고 완벽하게 들어가 있는 게임입니다. 룰도 크게 어렵지 않아 처음 하는 사람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배우고 플레이할 수 있어요. 그리고 매 판에 들어가는 시간도 과하게 길지 않고요. 물론 맥주 한잔과 함께 플레이할 경우, 정신 차리면 아침 해가 밝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엄청난 중독성을 자랑하는 게임입니다.




사실 카탄을 이번 기사에 포함할 것인지에 대해 정말 나름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을 소개하자가 모토였기 때문이죠. 카탄은 분명 정말 재미있는 게임임은 분명합니다. 한 번 잡으면 그야말로 밤을 새우면서 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이기도 하죠. 하지만 60대인 저희 부모님이 즐기기엔 조금 복잡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다만 명절에는 다양한 일가친척들이 모이기도 하니까요. 카탄은 또래의 사촌들이 돈독함을 다지기에 정말 어디 하나 부족함이 없는 그런 게임입니다. 실제로 남동생이 10대 후반이던 시절부터 군대를 다녀오고 2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저희 사촌 남매들이 모두 모여 즐기는 게임 중 하나죠.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 또 자주 해온 인기 게임이기에 슬쩍 함께 소개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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