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컬트 오브 더 램, 어린 양이 교주가 된 이유

인터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3개 |
귀여운 어린 양이 이끄는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교단. '컬트 오브 더 램'은 으스스한 오컬트적 요소들과 더불어 귀여운 그래픽, 그리고 로그라이크 장르와 콜로니 시뮬레이션의 결합으로 꽤 주목받은 게임이다. 독특한 트레일러와 체험판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그렇게 어린양의 교단은 출시 후 100만 장 이상 판매고를 올린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매시브 몬스터 역시 '컬트 오브 더 램'을 개발하면서 로크라이크-콜로니 시뮬레이션의 융합에 큰 신경을 썼고, 오컬트적인 요소와 더불어 '신자'들이 감정이 있는 살아있는 존재임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 컬트 오브 더 램, '어린 양'이 주인공인 이유


Q. 아직 '컬트 오브 더 램'과 매시브 몬스터에 대해서 잘 모르는 유저들을 위해 간략하게 게임과 개발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매시브 몬스터는 호주, 싱가포르, 영국에 기반을 둔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다. 우리의 목표는 창의성과 개성을 플레이의 중점에 두고 폭발적인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모든 괴물 같은 작품들로부터 모든 재미와 독창성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컬트 오브 더 램은 '기다리는 자'에게 희생을 면한 양을 플레이하는 게임으로, 교단을 창설하고 힘을 키워 천상의 감옥에서 그를 풀어줌으로써 그에게 진 빚을 갚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게임은 로그라이크와 콜로니 시뮬레이터가 혼합된 형태다. 플레이어는 세계를 모험하고, 괴물들과 싸우고, 자원을 모으고, 종교에 주입할 새로운 추종자들을 찾아야 한다. 공동체를 만들고, 추종자들을 위해 새로운 건물을 짓고, 어두운 의식을 행하고, 충성스러운 추종자들에게 설법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Q. 컬트 오브 램은 독특한 소재를 주제와 컨셉으로 잡고 있는데, 이러한 컨셉, 그리고 소재로 게임을 만들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이에 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는 콜로니 시뮬레이터의 긴 흐름을 갖춘 전투 기반의 로그라이크를 원했다. 또한, 우리는 로그라이크 장르에서 무작위로 생성되는 던전을 사랑한다. 다만 이런 게임에서는 종종 장기적으로 진전이 없는 일도 있다. 플레이어가 사망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데 이것이 이러한 로그라이크류 게임들의 핵심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로그라이크처럼 플레이하면서도 무언가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들기를 기대했다. 그래서 새로운 자원을 가지고 복귀해 플레이어가 기반을 닦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Q. 독특한 게임 내 종교관과 봉인된 신 기다리는 자의 설정들은 어디서 모티브를 갖고 제작/디자인했는지 궁금하다. 주교들은 묵시록의 4기사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많은 종교적 상징, 신비주의(occultism), 비 기독교 토속신앙과 위카(wicca)의 신화들을 조사했다. 우리는 게임 내 세계가 '컬트의 세계'처럼 느껴지길 원했다. 팩션과 로케이션이 현실과는 달라 보이면서도, 실제로 현실에 있는 이미지도 반영하여 플레이어에게 친밀감을 주길 기대했다. 그래서 서로 다른 모티브를 차용하고 반복하면서, 다른 종교 교단 파벌과 종교적 견해로 가득한 응집력 있는 세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Q. 어린 양이라는 건 종교적으로 궁극적인 제물이자 희생을 뜻하기도 하는데, 이 어린양이 주교가 되는 내용 자체가 아주 특이하다. 왜 주인공을 어린양으로 잡았는가?

=우리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삼으면서, 주인공이 희생됐다가 부활하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되기를 원했다. 어린 양은 종종 종교적인 동물로 등장하기 때문에 자신의 교단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게임에 대한 완벽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어린 양처럼, 희생되었던 어린 양이 종교를 시작하기 위해 부활하는 형태를 잡았다.


Q. 나름 귀여운 디자인들의 캐릭터들이 꽤 잔인하고 끔찍한 의식을 진행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의식과 교리에 대한 설계 및 디자인의 관점도 듣고 싶다.

=어둡고 무서운 주제와 컬러풀하고 귀여운 만화풍 아트 스타일을 병렬적으로 대비하여 섞고 싶었다. 빛과 어둠, 선과 악의 대비처럼 말이다. 게임 플레이에도 서로 다른 2가지 부분을 대조했다. 로그라이크의 빠른 템포와, 콜로니 시뮬레이터의 느긋함도 서로 대비된다. 또한 컬트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의식과 교리에 대한 이미지를 위해 많은 오컬트 상징, 신성한 기하학적 장치, 종교적인 이미지들을 연구했다.


Q. 캐릭터들의 표정 변화와 의상이 매우 인상적이고 다양하면서도 오컬트적인 느낌이 강력하다. 이러한 연출이 플레이어의 교단이 사악하고 으스스하게 느껴지게 하는 부분도 있는데, 이러한 점은 의도된 것인가?

=신도들에게 다양한 표현과 애니메이션을 넣어 그들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고, 재미있게 보이도록 했다. 그들이 종종 대화를 나누면서, 친구나 적과의 관계를 지니도록 설계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자신의 추종자들이 감정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추종자들은 병에 걸리거나, 굶주리고, 심지어는 플레이어에게 반항할 수 있기 때문에 무언가 잘못되어갈 때는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했다. 고민 끝에 눈을 바꾸는 것을 선택했는데, 이는 매우 좋은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당신이 반대자의 붉은 눈을 보게 되면 무언가 고쳐야 할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 붉은 눈을 보면 본능적으로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된다.

Q. 서브 퀘스트들도 꽤 재밌는 요소들이 많아 보였다. 단순히 교단을 성장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추종자들 공동체와 관계에서 영향을 주는 것도 많았는데, 이러한 요소들로 플레이어가 어떤 경험과 감정을 느끼게 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추종자들이 살아있음을 느끼면서 플레이어가 그들과 서로 다른 관계를 맺기를 기대했다. 추종자가 주는 퀘스트는 독특한 순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재미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제공해 게임을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게임에는 많은 시스템과 할 일들이 있는데, 우리는 추종자 퀘스트를 통해 이 시스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것들은 이야기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다이내믹한 튜토리얼처럼 발생하지만, 실제로는 플레이어가 새롭게 배워야 할 것이 있을 때만 발생하는 식이다.



■ 로그라이크 - 콜로니 시뮬레이터의 유기적 융합이 핵심 포인트



▲ 로그라이크 액션으로 진행되는 전투. 근접 전투와 저주 공격의 조합을 의도했다고 한다.

Q. 전투 파트인 성전은 다양한 로그라이크 요소들이 보이지만 슈팅의 요소들도 상당히 적지 않게 느껴진다. 이러한 성전 파트를 제작할 때의 고민과 설계에 대한 개발팀의 생각도 듣고 싶다.

=로그라이크와 콜로니 시뮬레이터를 혼합하는 것이 우리의 큰 야망 중 하나였다. 그래서 성전 파트가 교단 시뮬레이터 파트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아이작의 번제, 엔터 더 건전 같은 많은 로그라이크 게임들이 슈팅 건 액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칼'을 이용한 근거리 전투를 초점으로 삼기로 했다.

물론 여기서 그치지 않고, 플레이어가 종교 교단 규모가 커짐에 따라 더욱 강해지는 강력한 존재로 느껴지길 원했다. 그래서 여기에 더 많은 다양성을 추가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2차 전투 형태로 저주 공격을 도입하여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Q. 성전과 교단 운영이 분리된 요소로 느껴지지 않도록 양쪽의 플레이가 서로 끈끈한 연결점을 보이도록 디자인한 것도 눈에 띄는데, 이렇게 디자인한 이유는 무엇인가?

=게임의 양 사이드가 함께 돌아가며 접근하기 쉽게 하는 것은 개발 중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였다. 이 부분에서는 정말 많은 작업과 다양한 디자인이 필요했던 것 같다. 로그라이크는 보통 생존에 관한 장거리 달리기 같은 것이지만, 낮과 밤의 순환을 통해 여러분이 없는 동안에도 신도들이 그들의 하루를 보내기를 원했다.

그렇게 게임의 양 파트가 서로 북돋우길 기대했다. 플레이어가 원정에 나설 때, 당신은 교단을 위한 자원과 새로운 추종자들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교단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추종자들을 관리하고 설법하는 과정에서 다음 성전을 위한 강력한 군단으로 키워 낼 수 있다. 이 두 가지 매우 다른 파트들이 균형을 찾을 때, 게임에 정말 빠져들게 하는 요인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Q. 게임이 단순히 일회성 플레이가 아닌, 다회차 플레이와 다양한 도전적인 난이도를 갖고 있었다. 다회차 플레이를 통해서 플레이어들이 컬트 오브 더 램을 어떻게 즐기기를 바라고 있는지 궁금하다.

=교리 선택은 게임을 다시 플레이하고, 완전히 다른 의식과 능력을 해금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플레이어들이 추종자들과 상호작용하는 다른 방식을 제시한다. 플레이어는 첫 번째 플레이를 통해 사악한 것을 군주가 되는 것을 선택했다가 다음 선택에서 친근하고 배러셤있는 성스러운 지도자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이 게임은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여러 옵션을 해금할 수 있다. 당신의 기지를 장식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로 가득하고, 추종자들도 서로 다른 여러 동물 형태를 갖게 된다. 또한, 성전에서 미니 보스를 물리치게 되면 교단으로 보내 세뇌시킬 수 있다. 그런 다음 그들의 형태를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는 형태다. 그 결과 당신은 친근한 괴물들로 가득한 교단, 또는 식인 돼지들로 가득찬 종교 집단을 가질 수도 있다. 그렇게 여러 종류의 교단이 존재하므로, 플레이어 스스로 다양한 교단의 형태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했다.




Q. 게임이 소재도 독특한 만큼 게임을 제작하는 데 있어서 어려웠던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로그라이크와 콜로니 시뮬레이션 양 사이드를 부드럽게 연결하는 일이 개발 중에 가장 큰 도전이었다. 그리고 게임을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적절한 주제를 잡는 일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Q. 준비하고 있는 추가 요소 및 업데이트에 대한 계획도 듣고 싶다.

=우선 출시 후에도 무료 주요 업데이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새로운 컨텐츠를 추가하고 게임을 더 큰 볼륨이 되도록 성장시키려고 하고 있다. 업데이트 내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파악 중이지만, 출시 후 적절한 로드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컬트 오브 더 램의 출시를 앞두고, 한국 유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한다.

=우리 게임을 플레이해주시고 지지해주신 모든 플레이어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매시브 몬스터는 5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스튜디오다. 그럼에도 많은 분이 '컬트 오브 더 램'을 즐겨주셔서 흥미롭기도 하고, 감사하며 많은 피드백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지원, 개선 및 추가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하며 앞으로 업데이트를 기다려달라. 어린 양을 찬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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