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드래곤볼 더 브레이커즈, 도대체 왜 굳이...?

인터뷰 | 정재훈 기자 | 댓글: 2개 |

가끔, 살다 보면 정말 안어울리는 조합을 마주할 때가 있다. 파인애플이 올라간 피자라던가, 민트가 섞인 초콜릿이라던가, 콩국수에 설탕을 넣는 뭐 그런 것들. 물론 개인 취향이다. 이런 (개인적으로)끔찍한 조합이 세상에 버젓이 존재한다는 건, 아마 그 조합만의 매력이 있고, 그걸 원하는 소비자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뜻일 거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함에도,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조합을 보게 되면 '도대체 왜 굳이...?'라는 의문이 절로 떠오른다.

'드래곤볼 더 브레이커즈'를 처음 보았을 때 딱 내 심정이 그랬다.

드래곤볼은 훌륭한 IP이고, 드래곤볼을 활용한 게임들도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 전설의 고전 초무투전부터 비교적 최근 출시된 제노버스까지, 솔직히 드래곤볼의 세계관은 현실성이란게 제로에 가까운, 말 그대로 판타지다. 1,000만 넘어도 우와! 했던 전투력이 억대를 찍는 말도 안 되는 파워 인플레이션도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그런 세계.

그런 배경을 두고, 일반인들이 초인 악당으로부터 살아남는 비대칭 PVP 게임? '데드바이데이라이트'는 양반이요, 거대 괴물을 네 명이서 후루룩 뚝딱하는 이볼브도 꽤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기술 한 방 마다 달을 날리고, 지구를 날리고, 우주 그 자체를 흔들어대는 괴물들을 일반인 7명이 모여봤자 뭘 어쩐단 말인가.

TGS 2022를 앞두고 '하라 료스케' PD와 진행된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왜 굳이 이 장르인가?





Q. 드래곤볼은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IP인데, 이를 내세우지 않고 다소 엉성한 세계관을 배경의 핵심으로 삼은 이유가 무엇인가?

- 드래곤볼을 비대칭 PVP 게임으로 기획한 이유는 '드래곤볼'이라는 IP의 매력이 원작의 재현과 초인들 간의 파워 게임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재 초기에 등장했던 '오룡'이나 끝까지 일반인으로 남는 '부르마'같은 캐릭터들은 초인도 아니고, 이렇다 할 전투 장면도 없지만 원작 내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전부터, 이 캐릭터들을 활용하기 위한 시도는 꽤 어려번 이뤄졌다.

그러던 중, 시선을 잠깐 돌려보았다. 드래곤볼의 등장 인물들은 싸우기만 하면 근방을 모조리 초토화시키며 싸우는데, 이를 같은 초인이 아닌 일반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생긴 것만 멀쩡할 뿐, 흡사 괴수 영화의 한 장면과 같지 않겠는가? 이 생각에서 게임 개발이 시작되었다.


Q. 핍진성을 고려할 때, PVP 밸런스 조절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조절했나?

- 확실히 많이 어려운 부분이었다. 밸런스 조절은 어떤 게임에서든 어렵지만, 우리는 초인과 일반인의 경계에 있는 절대 넘을 수 없는 선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를 기조에 두고 작업을 진행했다. 일반인이 초인에 대응할 수 있는 순간은 체인지 파워를 모아 Z전사의 영혼을 받고, 그들로 잠깐 변신하는 순간 뿐인데, 그 때도 혼자서 '레이더'를 상대하는 건 무리다. 이를 적절히 조정하는데는 작년 진행된 CBT에서의 피드백이 큰 도움이 되었다.



▲ 이 날아다니는 재앙들로부터 살아남는 이야기


Q. 비대칭 PVP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플레이어의 평균 실력이 올라가면서, 결국 '약자'로 책정된 롤이 결국 약자가 아니게 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대비한 바가 있는가?

- 확실히 그 점도 경계하고 있는 부분이다. Z전사로 변신해도 동등한 레벨의 '레이더'에게 승리하긴 어렵지만, 여러 명의 서바이버가 동시에 변신하면 충분히 판을 엎을 수도 있다. 그리고 서바이버들의 평균 실력이 오르면 이와 같은 일이 자주 벌어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미래일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꾸준한 모니터링과 피드백 수집, 그리고 업데이트 뿐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우리는 일반인은 초인을 이길 수 없다는 기조를 바탕에 두고 밸런싱을 해나갈 예정이다.


Q. 서바이버측이 사전에 팀을 꾸려서 원활한 소통을 이룬다면, 혼자인 레이더 측이 퍽 불리해질 우려는 없는가?

- 온라인 게임에서 외부 채널을 통한 소통을 막는 방법은 사실상 없으며, 이를 금지할 방법도, 명분도 없다. 사전에 결성된 팀이 무작위로 정해진 서바이버들보다 훨씬 강하리란 건 우리 또한 예상하고 있는 바이지만,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소통을 방해하기보단, 오히려 소통을 원활히 바꿔 무작위로 정해진 팀도 일정 수준 이상의 협동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레이더는 다른 방법으로 강함을 유지하게끔 노선을 잡고 있다.

실제로 게임 내에선 스템프나 핑 등을 통해 필요한 수준까지는 빠르고 간결하게 서바이버 간 의사 소통이 가능하다. 공식적으로 음성 채팅 기능을 도입할 생각은 없는데, 이는 산지 사방으로 흩어져 생존하는 서바이버들에게 적합한 형태가 아니며, 외톨이가 되어야 하는 레이더 플레이어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탈것과 능력 등 서바이버도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수단을 지니고 있다.


Q. 지난 CBT에서 유저들의 전반적 반응은 어떠했나?

- 서바이버로 플레이할 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이길 수 없다는 피드백이 많았으며, 레이더의 플레이 성향에 따라 승률이 매우 크게 달라진다는 점도 확인했다. 게임 숙련도에 따라 승률 차이가 매우 크다는 점도 확인했기에, 우리는 PVP 이전에 게임에 익숙해질 수 있는 연습 모드를 강화했고, 앞서 말한 피드백들에 대한 대책도 강구했다.

또한, 게임 내 밸런스는 아직 게임이 출시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는 완전히 어떻다고 말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우리는 이 점에 있어서는 지름길이 없으며, 꾸준한 관찰과 업데이트만이 왕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Q. 한 게임에 8명의 사람이 필요하고, 그중 한 명은 무조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게임의 약점으로 비춰진다. 서바이버측이 기준보다 적은 인원으로 시작하거나, 레이더를 플레이하고자 하는 게이머가 없는 상황에 대한 대책은 있는가?

-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빈 자리를 AI로 대체하는 건 플레이어의 동기 부여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현재 고려하고 있는 방법은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은 우리끼리 결정하기 어렵고, 추후 게이머 피드백을 참고해 결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 7명이 다 변신하면 레이더를 두들겨 패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다.


Q. 현재 참전이 확정된 캐릭터가 '오룡'과 '부르마'이며, 나머지는 게임 오리지널 캐릭터이다. 두 명 외에도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비전투 캐릭터들은 꽤 되는데, 이들도 추후 참전할 가능성이 있는가?

- 그렇다. 우리가 부르마와 오룡을 포커스한 이유는 그 두 캐릭터가 드래곤볼의 초창기부터 감초 역할로 등장해온 캐릭터이고, 원작 내 비중이 크진 않지만 그 작은 비중조차도 세월이 흐름에 따라 쌓여 만만치 않은 무게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둘 외에도 다른 캐릭터를 등장시킬 계획은 당연히 있으며, 시즌에 따라 점차 더 많은 캐릭터를 등장시킬 예정이다. 예를 들어 라데츠에게 총을 쏘던 전투력 5의 농부는 출시 직후 해금 조건을 만족시키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Q. 드래곤볼 제노버스2와의 세계관 연계는 어떻게 되는가?

- 현 시점에서 말하긴 어려운 부분이다. 제노버스2와 더 브레이커즈를 플레이할 때 상호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 중이며,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후일 자리를 만들어 공개할 예정이다.

캐릭터 측면에서 말하자면, 제노버스의 등장 캐릭터들이 더 브레이커즈에 참전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Q. 정식 출시 이후 업데이트 주기는 어느 정도로 계획하고 있는가?

- 일단 게임 업데이트는 '시즌' 단위의 큰 업데이트와 시즌 중 추가되는 중간 업데이트로 나뉘게 된다. 시즌 업데이트는 새로운 스킨과 커스터마이즈 시스템, 신규 레이더와 서바이버 등 핵심 콘텐츠가 주를 이루게 되고, 중간 업데이트는 보다 작은 규모의 아이템 추가나 게임 내 문제 해결이 주를 이룰 것이다.


Q. 서바이버가 체인지 파워를 모을 경우 Z 전사로 변신할 수 있다. 현재 변신 가능한 Z 전사는 총 몇 명인가?

- 출시 사양으로는 8명의 Z 전사로 변신할 수 있으며, 각 시즌별로 변신 가능한 Z 전사가 추가될 것이다. 시즌1에도 새로운 Z 전사가 합류할 예정이다.



▲ 의상을 포함한 소품들은 꾸준히 추가될 예정


Q. 드래곤볼 원작에는 뚜렷한 악역과 선역도 존재하지만, 개인의 신념에 따라 포지션이 바뀌는, 프로레슬링의 '트위너'와 같은 캐릭터들도 존재한다. 이런 캐릭터들이 양측에 다 존재할 수도 있나?

- 이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이 어렵지만, '드래곤볼 제노버스2'의 사례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제노버스2'와 어느정도 세계관 연결점이 있기에 선,악 포지셔닝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가져갈 계획이다.


Q. 이후, 타 IP와의 콜라보레이션도 고려하고 있는가?

- 현재로서는 없다. 드래곤볼은 그 자체로 매우 많은 캐릭터가 존재하는 IP이기에 굳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타 IP의 캐릭터를 구현할 필요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





Q. 4개의 플랫폼(PC, PS4, XBOX One, Switch)간의 크로스 플레이가 지원되는가?

- 출시 시점에서 크로스 플레이가 지원되지는 않는다. 이에 따른 매칭 풀의 부족은 다른 형태의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


Q. 한국에서는 게임을 '데드바이데이라이트'에서 본따 비공식적 약칭으로 '드바데'로 부르곤 한다. 공식적으로 게임을 줄여 부를 약칭은 없는가?

- 일단 본사에서 사용하는 약칭은 'DBTB'를 사용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다리는 한국 유저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는가?

먼저, CBT 당시 좋은 피드백을 보내 주신 한국 게이머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10월 13일 출시까지 이제 한 달 정도가 남아있는데, 앞으로도 게이머 의견을 꾸준히 받아 더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 한국 게이머 분들이 게임에 지니는 열정을 알기에, 더 날카롭고 충실한 피드백을 보내주실 것을 의심치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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