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완성 게임이란 아쉬운 경험을 주기 싫었다"

인터뷰 | 정수형 기자 | 댓글: 19개 |

아직 경제적인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소규모의 인디 개발사 입장에서 게임 개발부터 출시까지의 길은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정된 인원과 개발비로 게임의 퀄리티를 뽑아내야 하니 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필요하죠.

따라서 요즘에는 게임을 어느정도 개발한 뒤에 펀딩 혹은 스팀 얼리 엑세스로 조기 출시하여 개발 자금을 충당하고 시간을 들여 게임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개발비도 충당할 수 있고 출시 이후의 반응도 대략 유추가 가능하니 소규모 인디 개발사 입장에서는 꺼릴 이유가 없는 셈이죠.

지난 3월 2일에 등장한 '팀파이트 매니저'는 최근 공식처럼 여겨졌던 펀딩과 스팀 얼리 엑세스를 거치지 않고 곧 바로 정식 출시가 이뤄진 게임입니다. 노하우가 쌓인 회사도 아닌 이제 첫 삽을 뜬 2인으로 구성된 인디팀에서 말이죠.

현재 스팀에서 1,354개의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팀파이트 매니저'는 어떻게 해서 1년 만에 개발부터 정식 출시까지 이뤄낼 수 있었던 걸까요? 펀딩과 얼리 엑세스도 하지 않은 채 말이죠. 형제 개발자로 구성된 팀 사모예드를 만나 지난 1년 간의 여정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좌측부터) 아트 담당 남현빈, 개발 담당 남현욱



Q. 먼저 팀 사모예드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남현빈(이하 현빈): 안녕하세요. 아트 담당 남현빈(형), 개발 담당 남현욱(동생)으로 구성된 2인 인디 게임 개발팀 팀 사모예드입니다. 기획은 둘이서 수시로 회의를 거쳐 가며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Q. 2인으로 팀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현빈: 제가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와서 3학년 1학기를 막 끝냈을 때였습니다. 당시 저는 행정학과에 다니던 중이었는데 적성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에 흥미를 잃고 앞으로 뭘 하면서 살아야 할지 고민을 하던 차였습니다.

그때 동생은 NHN NEXT라는 개발자 교육 기관에 다니고 있었고, 저랑 둘이서 자취 중이었죠. 같이 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 미래 진로에 관한 이야기를 터놓게 됐는데요. 동생이 한 한기를 휴학하고 자기랑 게임 한번 만들어 보자고 제안을 하더라고요. 동생은 원래 초등학생 때부터 게임을 만드는게 꿈이었거든요. 어찌보면 정해져있던 동생의 진로에 제가 합류하게 된 셈이죠.

그래서 별다른 대책도 없이 동생이 개발하니까 제가 아트를 담당하고 무작정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아트는 어디서 따로 배운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그냥 단순하게 게임을 만들려면 그래픽 리소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제가 담당하게 됐습니다.



▲ 개성있는 그래픽을 보여주는 팀파이트 매니저

그렇게 대학교를 휴학하고 한 달 동안 포토샵을 배워가며, 조악한 실력으로 'THE HOLE'이라는 모바일게임을 만들어서 출시까지 성공했습니다. 그 한 달이 정말 재밌어서 자연스럽게 게임을 계속 개발하기로 마음먹게 됐죠.

예전에 동생의 권유로 부산 인디 커넥트(이하 BIC)에 저희가 개발한 게임을 출품한 적도 있는데요. 별로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지원을 했는데 정말 운 좋게도 출품작에서 선정돼서 2016 BIC를 경험해보기도 했습니다. 직접 만든 게임을 전시한다는 것도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개발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에 더욱 확신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Q. 팀파이트 매니저가 개발부터 출시까지 약 1년 정도가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개발 초기부터 딱 1년 동안 개발하자고 마음을 먹었던 상황이었나요?

현빈: 동생과 함께 게임을 만들던 중 우연한 기회로 '리얼리티 리플랙션'이라는 VR게임 스타트업 회사에 취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회사 분위기와 업무 환경, 동료분들이 너무 좋아 저희의 프로젝트는 잠시 접어두고 VR게임들을 만들게 되었죠. 아쉽게도 당시 VR시장은 굉장히 작았고 저희의 역량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돼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지만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3년 정도 회사에 다니다가 작년 초에 본격적으로 우리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나오게 됐습니다. 3년간 둘이서 모아둔 돈을 계산해보니 대략 2~3년 정도 개발 자금으로 쓰면서 버틸 만한 금액이더군요. 사실 원래는 회사에 다니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동생과 게임을 개발하고 스팀 출시 경험을 쌓은 뒤 독립할 계획이었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결국 출시는 해보지도 못한 채 회사 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한정된 개발 자금을 갖춘 상황에서 너무 큰 사이즈의 게임을 만들기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최대한 완성할 수 있는 사이즈로 기획하자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됐습니다. 길어도 1년 안에는 게임을 완성시키고자 마음먹은 것이죠. 그래야 두 번째, 최대 세 번째까지 또 다른 개발을 시도해볼 수 있을테니까요.


둘이서 1년 동안 개발과 출시를 진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을 것 같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현빈: 게임 개발 과정을 팀 블로그에 있는 개발 일지에 작성해왔는데요. 초기에는 팀파이트 매니저의 형태가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밴픽과 전투하는 부분을 제외하고요. 밴픽과 전투는 개발 시작 시점부터 가장 재미있다고 느낀 핵심 로직이었기에 이건 절대 바꾸지 말자고 결정했거든요.

그 외에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어본 적이 없다 보니까 경기 외적인 경영 부분을 도무지 어떻게 구성해야 재미있을지 감이 안 잡히더군요. 생각만 했을 때는 재미있어 보이던 것들도 막상 적용하고 플레이하면 게임과 동떨어지고 재미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출시 버전과는 많이 다른 개발 초기 버전

그렇게 개발에 다소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자 잠시 쉴 겸 한 일주일 정도 휴가를 다녀오게 됐습니다. 그동안 동생도 집에서 휴식을 취했죠. 머리를 비우고 돌아와서 동생과 게임 방향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동안 공유하지 않았던,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신기하게 모두 일치하더라고요.

서로 말은 안 했지만 둘 다 정신적으로 엄청나게 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한 핵심 플레이가 있는데 이걸 못 살려서 게임을 완성하지 못하면 무슨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하든 영영 게임을 출시하지 못할 것 같다는 우울한 상상이 머릿속에서 온종일 맴돌았거든요.

그렇게 휴가 후 기획 회의를 진행하면서 합의된 의견들을 모아 팀파이트 매니저의 대략적인 형태를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대화를 나누지 않은 부분들에 대한 의견이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었다는 게 참 신기하고 좋은 경험이었네요. 그 이후로도 계속 저희는 별다른 의견 차이 없이 게임의 방향을 원활하게 잡고 있습니다.


Q. 게임 이야기로 돌아가서 팀파이트 매니저는 독특하게 e스포츠를 다룬 게임인데 e스포츠를 주제로 삼은 이유가 있을까요?

남현욱(이하 현욱): 사실 처음부터 e스포츠를 주제로 삼은 건 아니었어요. 첫 기획 단계에서 그동안 시도하고 실패한 게임들을 되짚어보며, 저희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게임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다가 최소한 시뮬레이션 기반의 게임을 만들자는 방향으로 협의가 됐었습니다.

e스포츠라는 소재보단 데스 매치 방식의 전투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하자는 기획이 먼저 결정이 됐던 거죠. 이후 간단한 룰을 갖춘 자동 전투 시뮬레이션으로 할 수 있을 만한 여러 가지 소재나 방향을 고민했는데요. 둘 다 e스포츠를 굉장히 좋아하기도 하고 자동 전투 시뮬레이션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 e스포츠 팀을 운영하는 게임으로 기획이 정해지게 됐습니다.



▲ 실제 구단의 팀 로고를 패러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Q. 게임 내에 등장하는 팀명에서 굉장히 익숙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실제 있는 팀명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이는데 가장 사랑하는 팀도 있나요?

현빈: 저희는 둘 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프로팀, T1의 팬입니다. 게임 내에서 딱히 드러내진 않았지만요. 처음 T1의 팬이 된 계기는 래퍼드 선수였습니다.

국내에서 정식 리그 없이 인비테이셔널로 진행되던 시기부터 롤 프로 경기를 시청했는데요. 따로 응원하는 팀 없이 경기만 보던 와중에 래퍼드 선수의 얼어붙은 심장이라는 아이템과 관련된 오더로 매복해서 기가 막히게 승리하는 모습에 반해 바로 팬이 됐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헬리오스 선수의 오더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모두 멋있었습니다.(웃음)

이후 래퍼드 선수가 블레이즈를 나와서 SKT T1을 창단하게 되고 T1의 전성기가 이어지면서 쭉 응원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저희가 출시한 게임을 래퍼드 선수가 방송에서 플레이해주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신기하고 묘한 기분이더군요.


Q. 1년이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게임을 개발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수일 것 같은데요. 팀파이트에서 선택과 집중을 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현욱: 저희 게임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한 건 밴픽 기반의 전투 시뮬레이션이었어요. 사실 다른 요소들은 전부 게임을 좀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목표를 부여해주는 보조적인 요소라고 생각했죠. 그만큼 밴픽과 전투 시뮬레이션에 최대한 집중했어요.

그래서 쉽게 전투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구성하는 것,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한 전투의 결과를 바탕으로 밴픽 전략을 수정하는 것, 그리고 이 과정이 충분히 흥미롭고 도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수준의 AI를 구성하는 것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 전투가 핵심인 만큼 보는 맛은 확실한 편


Q. 일반적인 경영 시뮬레이션 파트도 기대했지만 생각만큼 경영할 것이 많진 않더라고요. 경영 부분을 간소화한 이유가 있을까요?

현빈: 경영 부분이 간소화된 채로 출시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팀파이트 매니저의 경기 특성상 한 경기마다 플레이어가 느끼는 피로도가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 경기 사이에 해야 할 복잡한 행동들이 있으면 오히려 신경이 분산되어 경기의 재미마저 떨어지게 되는 문제가 생겼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큰 생각 없이 가볍게 선수단을 육성할 수 있는 콘텐츠 위주로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시간 부족입니다. 저희가 정해놓은 개발 일정은 1년이었는데, 시행착오를 너무 많이 거치다 보니 콘텐츠를 넉넉하게 채워 넣을 만한 시간이 없었습니다. 지금 선수 영입 기간이나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하지 않았을 때 즐길 콘텐츠가 마땅히 없는 점이 이러한 이유로 발생한 문제이죠.

저희가 넉넉하게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게임의 핵심 재미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되는 선에서 출시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이로 인해 경영 콘텐츠가 아쉬운 상태일지라도 말이죠. 출시 이후에는 많은 유저분이 저희 게임을 좋아해 주고 계셔서 최대한 열심히 패치를 준비해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개발 초기에는 시뮬레이션 요소도 넣을 예정이었지만



▲ 게임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 추가되지 않았다


Q. 전투에서 AI가 정교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셨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요?

현욱: 기본적인기본적인 전투 시스템이나 동작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캐릭터들이 스킬을 쓰는 타이밍이나 대상을 결정하는 방법, 캐릭터들의 포지셔닝 등을 구현하는 게 어려웠어요.

기술적으로 진짜 사람이 플레이하는 것 같은 멋진 수준의 AI를 만드는 건 한계가 있어서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해야 했는데 이런 타협 자체도 어려웠던 것 같아요. 딱 봤을 때 너무 멍청하거나 어색하지 않고 적당히 보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어디까지 개선을 해야 할지 정하기가 참 난감하더군요. 결국, 개발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적절한 수준에서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계속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밟히게 되니까요.


Q. 그렇다면 경기 중 궁극기를 한 번만 쓸 수 있도록 제한한 이유가 있을까요?

현빈: 처음에는처음에는 궁극기라는 개념이 없었고, 일반 공격과 기본 스킬만으로 구성된 채 전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기의 구도가 한번 결정되면 큰 변수 없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대로 결과가 유지되어 지루한 상황이 반복됐죠. 그래서 경기의 구도를 뒤엎을만한 변수를 추가해보려고 고민한 결과가 바로 궁극기입니다.

다만, 변수를 낼 정도로 강력한 궁극기를 일반 스킬처럼 일정 쿨타임마다 사용할 수 있다면 경기 흐름을 뒤엎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밴픽에서 난이도가 과하게 상승하는 결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궁극기가 세트마다 한 번씩만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라고 못 박으면 어느 정도 경기의 양상을 예측하면서 밴픽을 구성할 수 있게 되죠.



▲ 전투의 보는 맛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

저희가 팀파이트 매니저를 개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낮은 진입장벽입니다. 챔피언의 종류도 많은데 스킬도 많으면 배우기가 너무 버거울 테니까요. 그래서 컨셉과 스킬을 최대한 친숙하고 간결하게 구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경기의 양상을 바꾸는 변수를 제공하면서도 밴픽을 짜는 데 과도한 난이도 상승을 만들어내지 않을 것이라는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궁극기의 사용을 세트당 1회로 제한하게 되었습니다.


Q. 밴픽 AI도 초기 캐릭터 풀이 적을 때는 내가 의도한 대로 제어할 수 있었지만, 점점 플레이어의 스타일에 맞춰 저격픽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밴픽 시스템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과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현욱: 밴픽에서 제일 신경 쓴 부분은 하나의 패턴만 반복하는 걸 최대한 방지하는 것이었습니다. 플레이어가 컴퓨터를 상대할 때 다양한 조합을 쓰게 유도하고, 꾸준히 밴픽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전략과 조합을 고민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거든요.

아무래도 계속 같은 패턴으로만 진행하면 밴픽을 하는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게 되니까 이런 느낌을 최대한 줄이고 싶었죠. 그런데 이 목표 자체가 저희에겐 굉장히 도전적인 거여서, 개발 기간의 대부분을 밴픽 AI를 개선하는데 썼던 거 같아요.



▲ 캐릭터의 능력치가 계속해서 바뀌는 점 때문에 구현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게임 내의 챔피언 성능 수준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자동 패치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므로 밴픽 AI도 이렇게 바뀌는 챔피언 성능을 기반으로 상성 관계를 파악해야 했죠. 이런 부분을 잘 구현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컴퓨터는 플레이어 경기와 별개로 백그라운드에서 경기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서 각 챔피언들의 수준을 파악하는데, 컴퓨터가 최대한 적은 표본으로도 빠르게 이 과정을 수행할 수 있게 만들기도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물론 AI 수준을 높이는 것에 한계가 있다 보니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이 있지만, 그래도 의도했던 느낌을 어느 정도 살리는 데에는 성공한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Q. 자동 패치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굉장히 놀랍더군요. 게임 중에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 픽스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죠. 이러한 자동 패치가 이뤄지는 규칙이 있는건가요?

현욱: 정확한 로직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정해져 있는 평가 규칙에 따라 챔피언의 수준을 판단해서 패치를 진행합니다. 게임 내에서 보이는 통계 상의 밴픽률, 승률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아예 별도의 방법을 사용해서 판단한다는 점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선수마다 특정 캐릭터를 잘 다루는 숙련도 시스템이 처음에는 좋았지만, 신규 캐릭터가 출시되는 상황에는 오히려 걸림돌처럼 느껴질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캐릭터의 운영 폭이 좁아지는 느낌이 들어 나중에는 선수의 스탯을 캐릭터가 아닌 일반 스탯에 투자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만든 이유가 있을까요?

현빈: 숙련도 시스템은 저희 게임의 전략적인 측면을 부각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밴픽이라는 시스템과 e스포츠 팀이라는 환경은 실제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 숙련도 시스템 덕분에 내 조합과 상성 조합을 찾기 위한 조합 테스트는 필수였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강제성을 부여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출시 후 많은 분의 피드백을 보니, 육성 측면에서 답답함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챔피언 숙련도를 변경하려면 선수 자체를 새로 영입해서 키워야 하니까 취향에 따라 많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 또한 업데이트를 통해 챔피언 숙련도를 어느 정도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게임 개발 중 받았던 유저들의 피드백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통해 실제 개발 과정에서 바뀐 점이 있을까요?

현욱: 원래 저희가 생각했던 게임의 방향은 좀 더 캐주얼했습니다. 일회성 게임에 가까운 형태로, 한 번 우승 후 엔딩을 보면 끝나는 느낌을 생각했죠.

그래서 컴퓨터의 수준은 성장하지 않고 플레이어의 스탯을 꾸준히 성장하게 만들어서 어떻게든 시간을 쏟아부으면 한 번은 우승할 수 있는 형태의 성장 곡선으로 만들었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좀 더 많은 시간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시는 것 같아서 성장에 관한 방향성을 많이 바꿨습니다.

지금은 좀 더 긴 시간을 즐길 수 있고 한 번 엔딩을 보고 난 후에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끔 하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 개발 과정을 담은 개발자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


Q. 최근 많은 인디 개발사가 얼리 엑세스로 출시 후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팀파이트 매니저는 얼리 엑세스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정식 출시를 한 이유가 있을까요?

현욱: 개인적으로는 얼리 엑세스라는 제도가 너무 과하게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취지는 좋지만, 실제로 그 제도가 필요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얼리 엑세스를 일종의 방패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을 종종 했거든요. 얼리 엑세스로 게임을 출시하면 플레이어분들이 게임에 좀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감안을 해주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저희는 생각한 게임의 형태도 명확했고, 얼리 엑세스를 통한 피드백 및 개발 자금 확보도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얼리 엑세스는 어쨌든 미완성된 게임을 파는 거고, 이 상태에서 플레이한 유저는 정식 출시 버전이 나오고 나서 플레이한 유저에 비해 조금 부족하고 아쉬운 경험을 할 수밖에 없으니 안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안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정식 버전에서 모자란 부분 때문에 혹평을 주신다면 그것도 달게 받아야 하는 일이라고 보기도 했고요.


Q. 정식 출시까지 잘 마치셨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빈: 출시 전에 준비해둔 차기작 아이디어가 있는데요. 팀파이트 매니저가 저희 예상보다 훨씬 큰 관심을 받고 있고 출시 이후에도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저희와 유저분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보완할 생각입니다. 게임의 틀이 완성된 만큼 최대한 빠르게 문제점들을 해결하겠습니다.



▲ 앞으로 여러가지 시스템이 추가될 예정이다


Q. 끝으로 팀 사모예드의 목표와 게임을 즐기는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현빈: 팀 사모예드는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무조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출시 전에는 과연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은 걱정이 앞섰는데, 저희 게임을 이렇게 많이 사랑해주셔서 너무나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응원을 발판 삼아 저희가 직접 즐겨도 정신없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 시간을 쏟아붓는 게 아깝지 않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족한 점 투성이인 팀파이트 매니저를 재미있게 즐겨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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