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표 사과했지만... 우마무스메 팬을 여전히 화나게 하는 것들

칼럼 | 김경범 기자 | 댓글: 92개 |
9월 3일 새벽,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와 관련해 카카오게임즈의 조계현 대표가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사과문을 남겼다.

해당 내용에서는 일련의 이슈에 대한 사과와 함께 고객과의 소통 강화를 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재화 지급 문제에 대한 안내와 업데이트 공지 지연에 대한 설명, 현지화 관련 지적에 대한 향후 개선 방향 등이 언급되었다.


☞ 링크 :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 조계현 입니다. 우마무스메 고객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 링크 : 해당 공지에 대한 DCInside 총대진 입장 발표문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문이 올라오고, 결국 대표까지 소환되었다. 하지만 우마무스메 트레이너들(유저)은 여전히 게임사의 대응에 불만족스러운 상황이다. 오히려 이번 사과문으로 인해 더욱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반복되는 사과와 지연된 재화의 일괄 지급이 이뤄졌음에도 왜 이슈가 진정되지 않는 것일까? 쟁점이 되는 사항을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번 이슈의 발단을 놓고 보자면, 우마무스메에도 등장한 캐릭터의 모델인 “타이키 셔틀”이 지난달 18일 사망하면서 트레이너 사이에서 오간 여러 이야기 중, 재화 보상이 동일 기간 일본 서버에서의 서비스보다 부족한 점이 확인된 것이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추가로 “키타산 블랙”의 픽업 과정에서 꾸준히 누적된 ▲ 항상 업데이트 직전에나 올라오는 공지 ▲ 게임 내 표기된 픽업 기간이 점검 시간과 겹쳐 발생할 수 있는 손해 ▲ 주요 픽업에 맞춰 줄어든 기본 재화 ▲ 대폭 줄어든 SSR 확정 티켓의 유효기간 등의 부실한 운영과 일본 서버와의 형평성과 관련된 불만 사항이 임계점에 다다르게 되었다.




▲ 트레이너들이 합심해 만든 구글 평점 1.1점


결국 이 상황을 폭발시킨 것은 게임 내 핵심이자 엔드 콘텐츠인 “챔피언스 미팅”의 공지를 다음 주에 진행하겠다는 공지였다. 게임의 특성상 하나의 캐릭터를 육성하는데 아무리 짧아도 2-30분 이상을 소요하고, 육성 방향이나 인자 옵션 등이 무작위에 의존하다 보니 조건이 알려지더라도 3주로도 부족할 수 있는 콘텐츠와 관련해 세부적인 안내조차 없이 “경기장 조건은 이러하니 다음 주에 출전 준비하세요” 식의 공지는 트레이너의 공분을 샀다.

결국 판교에서 마차 시위가 펼쳐지는 등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9월 1일에 다시금 사과 공지가 올라오고, 오히려 국회에 주목되는 등 이슈가 커지면서 결국 3일 새벽에 대표까지 소환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 빗속을 질주한 판교 마차 시위에 각계의 관심이 모였다


문제는 이러한 거듭된 사과의 내용이 트레이너들이 보기에는 실속이 없이 변죽만 울리는 것들이라는 것이다. 비록 시작은 재화 지급의 형평성에서 시작된 것이 맞다. 하지만 과금을 유도하는 형태로 재화 지급과 픽업 일정이 조정된 것이 아니냐는 것을 비롯한 의문 사항은 무엇 하나 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없었고, 대부분의 이슈에 대한 해명에 “원작사인 사이게임즈와의 협의”를 언급해 퍼블리셔가 원작사를 방패로 내세우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한, 번역이나 푸시 알림 등 게임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중요시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서브컬쳐의 팬이라는 입장에서는 중요하게 여길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서도 “앞으로 잘하겠다”라는 내용의 반복일 뿐, 가시적인 변화까지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게임의 주 이용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라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 현지 서비스에 퍼블리셔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냐는 지적을 받는 부분


그 외에도 언급할 요소들은 많지만, 무엇보다 트레이너의 불만을 사는 부분은 “소통을 외치지만 정작 지금까지 모든 소통이 단방향”이라는 점이다. 과거 “페이트 그랜드 오더” 사태나 메이플 스토리의 보보보 이슈 등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진정으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결국 이용자와 게임사가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직접적으로 의견 교류가 있어야 하지만 여전히 우마무스메에서 게임사의 소통 방식은 일방적으로 알리는 공지 외엔 없다는 것이다.

트레이너들은 이러한 공지에 댓글을 열심히 달며 의견이 반영되길 바라지만, 계속되는 공지의 내용은 자신들의 의견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들고 있다. 이런 부분은 카카오게임즈에서 같이 서비스 중인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에서의 운영과 비교되면서 더욱 질타받는 이유가 되고 있기도 하다.




▲ 상대적으로 평가가 올라가고 있는 프리코네의 운영


물론 공지에서 언급한 것처럼 앞으로 게임과 운영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도 있다. 하지만 트레이너들은 그동안의 보아온 모습 때문에라도 그러한 이야기들이 진심인지를 의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과 공지에서 언급된 보상 주얼 5700이라는 숫자가 웹소설계에서 진상 독자를 의미하는 숫자에 트레이너들을 빗대는 것이 아니냐, 이번 이슈를 단순히 재화 지급에 대한 불만으로 국한하려는 것이 아니냐라는 이슈로 이어질 정도로 말이다.

양치기 소년의 우화에서 그러하듯, 신뢰라는 것은 한번 잃게 되면 파국까지 악순환할 수 밖에 없다. 카카오게임즈가 트레이너들에게 “진심”을 전하고 싶다면 지금과 같이 통보와 같은 공지에 그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이고 쌍방향의 소통을 해야 할 단계가 아닌지 생각한다.




▲ 기자 역시 트레이너의 한 사람으로 빠른 운영 개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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