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검은사막, 생각보다 무겁네? 그래픽카드 등급 추천 가이드

기획기사 | 백승철 기자 | 댓글: 37개 |



시작은 3월 말,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 였을지도 모르겠다. 중세 판타지 배경을 벗고 조선을 모티브로 제작된 가상 국가, '아침의 나라'로 검은사막을 즐기지 않는 유저들까지 관심을 갖게 된 것부터가 갓겜의 징조였을 수도. 국내 정식 오픈 8주년을 앞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은 올해 신규 대륙 아침의 나라와 오프라인 이벤트인 검은사막 페스타로 스택을 쌓더니 전주 대비 이용자 수가 공식 발표 수치로 약 1000% 이상 상승하며 오후 시간대 기준으로는 모든 서버가 '혼잡' 혹은 '매우 혼잡' 상태를 유지하기도 했다. (23.07.07 기준)

여태 검은사막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어떻게 평가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검은사막을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선보이는 콘텐츠, 무엇보다 역대 협업 제품들을 찾아보니 언젠가는 잘 될 게임이었겠다 싶을 정도로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었더라. 앞서 소개한 아침의 나라 신규 대륙 업데이트를 기념하여 선보인 '검은사막걸리(막걸리)' 이전에도 김은사막(김), 껌은사막(껌), 검은돌침대(돌침대) 등 검은사막 팬들뿐만 아니라 게임과 아예 담을 쌓고 사는 사람들도 보고 즐길 수 있을만한 내용들이 가득했다.

검은사막은 여태 동종 장르에서 접하기 어려운 또렷하지 않은 성장 동선, 숙제에서의 해방, PvP와 레이드가 엔드 콘텐츠가 아닌 환경 등의 취향적 요소들이 장벽이었으나, 이러한 요소들이 오히려 긍정적인 발판이 되어 역주행의 성공 신화를 보여주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펄어비스 측에서도 신규 및 복귀 유저 친화적인 혜택을 한껏 펼치고 있기도 하니, 검은사막이 궁금하면 이번 주말을 노려보는 것은 어떨까.

▶ 검은사막 처음이라면? 뉴비용 정보 모음 기사 바로가기



▲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 당시, 펄어비스 검은사막에서 선보였던 '검은사막걸리'. 갓겜 등극은 시간 문제였을 수도 있다.

몇 년 전, 게임을 꾸준히 즐기던 옆자리 동료가 "검은사막은 PC 사양 안 좋으면 딜이 떨어져"라고 언급했던 기억 때문에 생긴 선입견일까? 공식 오픈 시점을 비롯한 근 몇 년간, 검은사막은 온라인 게임치고 꽤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새롭게 출시되는 PC 부품들의 상향 평준화를 비롯하여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들이 점차 많아지며, 지금 보니 비교적 착한 사양(?)의 게임이 되어있더라.

다만 여전히 검은사막, 아니 게임에 있어 PC 사양의 중요성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 모니터링 결과, 검은사막의 경우 PC 부품의 중요성에 대해 일반 게이머들도 공감하고 지식 또한 타게임 대비 굉장히 높은 편이어서 놀랐다.

검은사막에서 설정할 수 있는 그래픽 옵션의 폭이 굉장히 넓기 때문에, 그래픽 옵션 최소와 최대의 격차가 굉장히 높다. 해상도를 HD까지 내리면 조금 버벅대더라도 내장그래픽 하나로 즐길 수 있을 만큼 요구치가 낮지만, 4K에 울트라 모드 그래픽 설정까지 적용한다면 현존하는 최고 부품들로도 144Hz 방어가 쉽지 않다.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검은사막은 국내 온라인 게임 중에서도 독특하게 FSR 최적화 설정이 가능한데, 해당 설정을 켠다면 약 200FPS까지 달성이 가능하다. 다만 FSR 기능은 업스케일링을 통한 프레임 확보에 있기 때문에 프레임은 올라가지만 화질이 다소 뭉개진다는 호불호가 동반된다.

모름지기 게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품은 그래픽카드일 것이다. 물론 다른 부품도 중요하지만 컴퓨터를 본체 개념으로 봤을 때 게임 성능과 드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 가장 존재감이 확실한 게 그래픽카드라는 뜻. 그리고 그 성능을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모니터 또한 중요하다. 검은사막의 경우, 타게임에 비해 CPU의 중요성이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그래픽카드와 모니터만큼 중요하진 않으니 우선도가 낮은 편이다.



▲ 검은사막은 그래픽 설정 별로 디테일 차이가 확실하다. (이미지 클릭 시, 확대됩니다)



▲ PC 사양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이미지. (좌) 출처: '대학생 몽글이' 인스타그램 / (우) 검은사막 버전



▲ 검은사막 사양 최적화에 따른 이미지. (이미지 클릭 시, 확대됩니다)



권장 사양: 100만 원 이내의 예산이라면


▲ 검은사막 시스템 요구 사양 (출처: 검은사막 공식 사이트)

앞서 언급했듯이 그래픽 옵션을 최저로 맞추고 해상도를 HD까지 내리면 내장그래픽으로도 게임 플레이는 가능하다. 물론 화질이 잔뜩 뭉개지고 게임이 버벅대겠지만.

저가형 그래픽카드의 선택지는 더 이상 과거의 가격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 같다. 그나마 최신 제품인 RTX 3050만 해도 40만 원이 넘는데, RTX 3050을 고려하자니 3060 및 3060ti 등 더 좋은 선택지가 많다. 이 구간에서는 가성비를 확실히 챙기자는 마음으로 오히려 예산을 줄여 GTX 1650 SUPER까지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해당 구간에서 그래픽카드에 30만 원 이상 태우는 것은 다소 아쉽다.

다만 PC에 대해 좀 아는 편이라면 이 구간에서 라데온 그래픽카드의 입지가 꽤 좋은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라데온 그래픽카드의 경우엔 RX 6700XT까지 고려해도 괜찮을 만큼 가성비가 괜찮다. PC 및 그래픽 설정에 관심이 없다면 현재로선 지포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그 외 권장 그래픽 옵션에서 QHD를 고려한다면 빠듯하게 100만 원, 4K라면 130만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각각 RTX 3060 혹은 RTX 3070 정도. 다만 개인적인 추천으로는 해당 그래픽카드를 고려할 바에는 아래 소개할 리마스터 사양까지 폭넓게 고민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CPU는 i5 급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앞서 언급한 대로 검은사막은 CPU의 영향을 꽤 받는 편이라 CPU 등급이 올라갈수록 최저 프레임 방어에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예산의 여유가 있을 때에나 해당되는 얘기이니, 참고 정도로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인텔의 경우 i5-13400 혹은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고 싶다면 이전 12세대의 i5-12400도 고려할 수 있겠고, AMD를 선호하는 경우엔 훌륭한 가성비를 자랑하는 R5 5600을 선택하면 되겠다.


리마스터: QHD을 타깃으로 한다면 Good


▲ 매우 높음 그래픽 설정 위엔, 리마스터 모드가 기다리고 있다.

리마스터 그래픽 옵션을 적용하여 플레이하고 싶다면 RTX 4060ti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추천할 수 있겠다. 비록 RTX 40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DLSS 3.0'은 검은사막에서 지원하고 있지 않지만, 일생에 거쳐(?) 다양한 게임을 접하는 게이머의 숙명을 고려하자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마음가짐에서 최신 시리즈의 제품을 사는 것도 꽤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문제는 RTX 4060ti의 성능적인 문제에 있다. 앞서 언급한 RTX 3070보다 살짝 부족한 성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는 현재 기준 20만 원 정도 높다(23.07.07 기준). 더 높은 가격에 합리성을 찾기 위해서는 DLSS 3.0 기술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앞서 언급한 대로 검은사막에서는 현재 DLSS 3.0을 지원하고 있지 않다. 단도직입적으로, 검은사막에서 RTX 4060ti는 RTX 3070보다 성능이 낮게 나온다는 얘기.

때문에 리마스터 옵션을 적용하여 검은사막을 즐기고 싶다면 RTX 4070 이상은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하드웨어 시장에서 전체적으로 RTX 4070ti의 평가가 좋은 편이기에 이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예산이 대략 40만 원 정도 차이가 나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RTX 4070을 선택할 경우, 옵션 타협 시 4K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로 환경이 좋아진다. 여기서 CPU만 i7 급으로 맞춰준다면 울트라 모드의 FHD~QHD도 넘볼 수 있을 정도로. 다만 앞서 얘기한 대로 RTX 4070과 RTX 4070ti 간의 가격 차이가 중급 수준의 모니터 한 대 값 정도이기 때문에 예산 금액과 모니터, 그 외 기타 제품들의 구입 계획에 따라 신중히 선택해야 할 문제다.

현재 검은사막 커뮤니티에서 발견한 글에서 언급된 금액대의 PC가 RTX 4070ti 사양과 비슷하다. 300만 원 정도 검은사막에 투자하고 싶다면 컴퓨터에 250만 원, 편의성 및 인게임 의상 과금에 49만 8천 원, 그리고 나머지 2천 원은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면 된다는 내용의 게시글이다. 일부 유저들은 해당 금액을 전부 컴퓨터에 투자하더라도 큰 후회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현금 투자를 하고 싶다면 과감히 PC에 투자하라는 유저 게시물 (출처: 검은사막 인벤 자유게시판)



▲ RTX 4070ti 기반의 견적은 대략 이 정도의 느낌.



울트라: 작정하고 최고 사양을 노리는 것을 추천


▲ 게임 플레이 시에 권고하지 않는 울트라 모드. 그래도 차원이 다른 그래픽을 참을 수 없다면!

검은사막 울트라 모드로 화려한 그래픽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싶다면 RTX 4090을 고려할 수 있겠다. 그래픽카드 하나에 200만 원 중반대, 그중에서도 높은 수준의 라인업 제품을 선택한다면 200만 원 후반대까지 생각해야겠지만, 하드웨어 팬들 사이에서 RTX 40 시리즈 중 유일하게 가격 대비 성능이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제품이다.

게임에 대한 추천 사양을 분석할 때, "RTX 4090이 최고의 그래픽카드입니다."내지는 "4090이면 아무 고민 없이 할 수 있는 거 다 할 수 있습니다." 등의 만능형 제품으로 표현하곤 했다. 하지만 검은사막은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최고 그래픽 품질 위에 리마스터 모드, 그리고 울트라 모드가 존재하고 있으며, 울트라 모드 4K의 경우 RTX 4090가 가장 좋은 성능을 보이기 때문에 어울린다고 얘기하는 것뿐, 쾌적하다곤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요구 사양이 높다.

RTX 4090에 최적화된 설정은 울트라 모드 + QHD 환경을 채택하여 아무 걱정 없이 즐기는 것. 해상도에 욕심난다면 어쩔 수 없이 4K를 적용해야겠지만, 그럴 경우 조금씩 타협 봐야 하는 구간이 생길 수 있다. 144FPS 이상의 고주사율을 원한다면 FSR 기능을 적용하여 살짝 뭉개지는 업스케일링을 고려하거나, 아니면 애초에 그래픽 세부 조정에서 몇 가지 손을 봐야 한다.

CPU의 경우 i7 수준 정도는 맞춰줘야겠다. 인텔을 선호한다면 i7-13700 혹은 13700F, AMD 시스템을 원한다면 이번에 출시한 게임용 CPU 7800X3D가 좋겠다. i5 및 R5의 CPU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RTX 4090의 강력한 성능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최소 i7 수준의 CPU가 필요하다.



▲ 현존 최강의 그래픽카드, RTX 4090



마치며


▲ 설정이 어렵다면? 검은사막에서는 그래픽 설정을 잘 모르는 유저도 원키로 최적화가 가능하다.

"검은사막, 이제는 고사양 게임이라고 얘기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언급은 했지만 사용자의 환경과 플레이 성향에 따라 최고 수준의 부품으로도 100% 쾌적하게 즐길 수 없을 정도로 그래픽 적용이 탄력적인 게임인 것엔 변함이 없다. 물론 검은사막을 즐기기 위해 컴퓨터를 사야 할 상황에 놓인 유저들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 만만하게 봤다가 '어, 왜 랙이 걸리지'하는 사람들을 위해 콘텐츠를 준비했다. 결론은 출시 5년 이내의 부품을 채택한 PC라면 그래픽카드만 바꿔줘도 검은사막 플레이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현재 선택하면 좋을 그래픽카드 몇 개를 언급했다.

현재 그래픽카드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권장 사양 급에서는 FHD-권장 옵션을 타깃으로 하는 1650 SUPER 급의 그래픽카드를, PC에 대해 관심이 많고 잘 아는 사람이라면 라데온 RX 6700XT까지 사양을 높일 수 있겠다. QHD-리마스터 모드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면 RTX 4070ti가 지금 선택하기 좋다. 끝판왕을 고려한다면 다른 것을 줄여서라도 RTX 4090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언급하지 않은 그래픽카드 중에서도 현재 선택하기 좋은 가격대인 제품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RTX 3060ti. 표면적인 성능 자체가 FHD-리마스터 / QHD-권장 등으로 다소 애매하기에 따로 언급은 안 했지만, 1650 SUPER는 좀 아쉽고, 4070ti는 가격적으로 부담스럽다면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중간 단계의 그래픽카드니 선택에 있어 참고하면 좋겠다.

한동안 게임 업계에 검은사막 열풍이 불 것 같다. 여태껏 게이머들이 망각하고 있던,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제각각 다르다는 점을 시작으로 이를 지탱하는 인게임의 풍부한 콘텐츠, 각 요소들의 깊이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반응이 뜨겁다. 수년간 게임을 즐겨온 고레벨 유저부터 심지어 운영진까지 개입하여 뉴비의 정착을 돕고 있는 모습을 보니 최근 게임, 아니 그 어떤 문화가 자리 잡는 데에 이렇게까지 건강한 모습이었던 적이 있었나 생각하게 되더라. 제3자 입장인데도 말이다. 부디 이 모습이 끝까지 잘 보존되어 건강한 게임 정착 사례로 남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 NPC가 아닌 친절한 유저의 안내판! 뒤에 GM도 숨어 있다. (출처: 검은사막 인벤 소동일지님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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