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놀라게 한 팀의 마지막 시간: TSM의 마지막 스플릿

기획기사 | 김병호 기자 | 댓글: 7개 |



세계적인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임단 Team Solo Mid(이하, TSM)이 LCS를 떠날 날이 머지않았다.

TSM은 북미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LCS)를 상징하는 팀이다. TSM은 CLG와 함께 LCS 리그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활동한 가장 오래된 팀이고, 가장 많은 LCS 우승 트로피(7회)를 들어 올린 팀이다. 또한, 클라우드9 이전까지 월드 챔피언십에서 가장 많이 북미를 대표한 팀(7회)이기도 하다.

TSM은 오래된 역사만큼 많은 슈퍼스타가 함께 했다. 팀의 미드 라이너 출신으로 CEO가 된 ‘레지날드’를 비롯해 해외 정상급 미드 라이너를 언급할 때면 늘 1순위로 언급된 ‘비역슨’, 북미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던 AD 캐리 ‘더블리프트’, 유럽 역사상 최고의 서포터라고 불리던 ‘엘로우 스타’ 등이 있었고, ‘스벤스케런’, ‘브로큰 블레이드’, ‘파워오브이블’, ‘즈벤’, ‘다르도크’, ‘소드아트’, ‘메이플’ 등 세계무대에서도 재능을 빛낸 선수들이 TSM과 함께 했다.

TSM은 적잖은 한국 선수를 영입하여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선수와 코치로 활동했던 ‘로코도코’ 최윤섭을 필두로 ‘러스트보이’ 함장식, ‘후니’ 허승훈 등이 TSM 마크를 달고 선수 생활을 했으며, 현재도 ‘버기’ 이성엽과 ‘루비’ 이솔민이 TSM 소속으로 뛰고 있다.




LCS 팀 중에서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TSM은 2020년 서머 스플릿 우승을 마지막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TSM 2021년에는 스프링, 서머 시즌을 합산해 정규 시즌 1위를 확정하고도 롤드컵 진출에 실패하는 최악의 상황을 겪었고, 2022년 스프링 시즌에는 18시즌 연속 P.O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깨뜨리면서 플레이오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어진 서머 시즌에는 정규 시즌 7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2라운드에서 탈락했으며, 2023년 스프링 시즌에도 정규 시즌 7위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더 고질적인 문제는 LCS를 대표하는 프로게임단인 TSM이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TSM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매번 월드 챔피언십 무대를 밟았지만, 2013년부터 5년 연속으로 매번 그룹 스테이지에서 탈락했다. 특히, 2017년 이후 3년 만에 진출했던 2020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세계를 놀라게 할 거라며 출사표를 던졌으나 그룹 스테이지 6전 전패를 기록하면서 다른 의미로 세계를 놀라게 했고, 그 뒤로는 계속 국제무대에 서지 못하고 있다.

TSM의 연이은 국제대회 실패는 결국 팀이 LCS 리그를 탈퇴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TSM의 CEO '레지날드'는 지난 5월 21일, TSM이 LCS 리그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레지날드'는 "TSM이 다른 메이저 지역 리그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이는 지난 3년 동안 적극적인 노력을 해온 결과"라고 전하며 국제 대회에서 계속된 실패가 리그를 옮기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밝혔다.




겉으로 드러난 문제는 국제대회 성적이었지만, TSM은 내부적으로도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었다. TSM은 2021년 암호화폐 거래소 FTX와 10년 2억 1,000만 달러의 프로게임단 역사상 역대 최고 금액의 네이밍 스폰 계약을 맺었다. 특히, 이 시기에 TSM은 쑤닝 게이밍 서포터 ‘소드아트’를 2년 동안 6백만 달러(한화 약 76억 원)에 계약하고, 바이-아웃 조항으로 여러 선수를 사 오는 등 공격적으로 로스터를 꾸렸다.

그러나 FTX가 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파산했고, 공격적인 투자는 TSM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듯 보인다. FTX의 파산 이후, TSM은 팀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운영했던 타 종목 게임단을 해체하고, 팀 내 로스터 및 조직을 개편하는 등 심각하게 재정을 긴축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LCS 리그의 시청자 수 감소로 광고를 비롯한 팀의 전체적인 수익이 줄어든 것도 악재였다.

LCS 리그를 상징했던 TSM의 탈퇴 소식은 북미 팬들에게 큰 충격을 남겼다. 많은 팬은 TSM의 탈퇴 소식에 LCS 리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다. 또한, 이런 상황이 오게 된 것에 대해 라이엇 글로벌의 방만한 LCS 리그 운영을 비판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북미를 대표하는 팀을 잃어버린 팬들의 상실감이 제일 컸다.

TSM은 현재 LCS 리그에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경기를 앞두고 있다. TSM CEO ‘레지날드’는 LCS 리그 탈퇴를 선언하면서 2023년 서머 스플릿까지 참가할 거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서머 스플릿은 TSM이 LCS 소속으로 치르는 마지막 스플릿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TSM은 2023년 LCS 서머 스플릿에 참가해 8승 10패, 6위로 정규 시즌을 마감했다. TSM은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막차에 탑승했고, 오는 8월 4일 새벽 6시 디그니타스와 플레이오프 하위권 대진 1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만약, TSM이 이 경기에서 패배한다면 TSM에게는 LCS 리그 소속으로 치르는 최후의 경기가 될 예정이다.

한편, TSM이 이적하게 될 새로운 메이저 리그는 중국 LPL 리그가 유력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TSM은 LCK 시드권 매수에도 관심을 가졌으나 협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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