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VR서도 개발의 민주화! 유니티 랩스 "초보자용 VR 콘텐츠 툴 개발"

인터뷰 | 김지연 기자 | 댓글: 1개 |
게임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불과 2000년도만 해도 PC 게임이 강세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했고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 모바일 게임은 게임 시장의 주류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게임 산업은 VR과 AR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오큘러스와 더불어 PS VR, 밸브의 VIVE, 삼성 기어VR 등 여러 업체에서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개발에 발벗고 나섰다. 이에 서비스 될 게임도 다수 제작되고 있다. VR 플랫폼에 최적화 된 게임을 개발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기존 게임을 VR용으로 전환하고 있는 곳도 있다.

사람들의 관심은 상당히 뜨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VR 시장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이다. 이제 막 시작된 산업이며 대중화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밀리면서 기기 보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그렇지만 손 놓고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전 세계 수 많은 개발자들이 VR과 관련해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니티 역시 예외는 아니다. 유니티는 '유니티 랩스(Unity Labs)'를 두고 VR 콘텐츠 개발을 쉽게 만들어 줄 기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개발의 민주화'를 회사 방침으로 외치고 있는 만큼, 개발자 뿐만이 아니라 유니티를 처음 만져보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VR 콘텐츠 개발자들을 지원할 예정인지, 유니티 랩스를 담당하고 있는 '실비오 드루인(Sylvio Drouin)' 부사장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실비오 드루인(Sylvio Drouin) 유니티 랩스 부사장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만나서 반갑다. 유니티 랩스 부서를 맡은 '실비오 드루인(Sylvio Drouin)' 부사장이다. 유니티 랩스에서 현재 다양한 신규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그래픽을 현실감 있게 구현하는 방법과 더불어 VR/AR 시장에서 무엇이 필요할지 연구하고 있으며, 5년, 10년 후에 유니티가 어떤 모습일지 고민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제작하고 있다.

현재는 에디터 기반으로 VR과 인공지능, 그래픽, 스토리텔링 등의 작업을 하고 있는데, 다음 세대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개발하게 될까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다.


Q. '유니티 랩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어떠한 곳인지 소개해달라.

유니티 랩스에 대해 처음 이야기가 나온 건 2015년 2월 즈음이었다. 혁신적인 무언가를 해보기 위해 유니티 랩스를 위한 팀을 꾸렸다. 몇 달에 걸쳐 인력 배치 등의 작업을 진행했고, 2015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약 10개월이 지났는데 유니티 랩스 내부에서는 실험적인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VR 시장'과 '그래픽 향상'이다. 어떻게 현실적인 그래픽을 구현할지와 VR 콘텐츠 개발자들에게 어떠한 방향으로 지원하는가에 대해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Q. 현재 어떠한 개발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나?

유니티 랩스는 파리에서 시작했으며 12명의 엔지니어가 참여하고 있다. 그들은 셰이더와 라이팅, 사진측량학(Photo Grammetry)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이번에 풀버전이 공개된 '아담(Adam)'이다.

샌프란시스코에도 유니티 랩스 인력이 있다. 그들은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를 두고 있는데, 단기 목표는 VR 개발자들이 컴퓨터 상의 프로그램이 아닌 VR 환경 내에서의 에디팅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다. 장기 목표는 전문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손쉽게 V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VR 콘텐츠를 개발할 때 컴퓨터에서 에디터로 작업하고 기기를 착용해서 테스트를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유니티는 현재 HMD를 쓴 채로 화면 내에서 즉각적으로 오브젝트를 추가하고 변형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전문 개발자가 아닌 초급자나 일반인들도 쉽게 V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카르트 블랑슈(Carte Blanche)'라는 이름의 툴을 개발하고 있는데, VR 헤드셋만 쓰면 에디터가 화면 내에서 직관적으로 제공된다. 테이블에 여러 개의 카드가 깔리고, 그 중 원하는 에셋을 선택해 원하는 공간에 두면 바로 오브젝트가 맵 상에 추가되는 것이다. 유니티가 지향하는 '개발의 민주화'를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 '카르트 블랑슈' 데모 영상


Q. 특히 VR 연구에 집중하는 듯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영화 제작이 약 100년 전부터 시작했다. 현시대 관점에서 제대로 된 스토리텔링 기반의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약 10년의 세월이 소요됐다. VR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활성화되지 않은 시작 단계의 분야이며, 그렇기에 당연히 소비자들을 위한 시장도 아니다.

하지만 많은 개발자가 VR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앞으로 거대하게 성장할 시장임은 자명하다. 그렇기에 유니티의 미션은 이러한 연구에 앞장서서 개발자들에게 다양한 툴과 기능을 제공해 VR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Q. 이러한 VR 개발 툴은 언제쯤 상용화될까?

실험적인 버전은 6개월 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상용화 버전은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에나 나오지 않을까 싶다.





Q. 이러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취지는 코딩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사람들도 유니티의 일원으로 아우르기 위함인가?

그렇다. 이런 연구는 모두 '개발의 민주화'의 일환이다. 실시간 CGI 기능과 시네마틱 영상 제작 기능, 360도 뷰 영상 툴 등의 기능을 현재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 것이 '카르트 블랑슈'이다.

그 외에도 '디렉터(가제)'라는 이름의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선형적 스토리텔링 툴이다. 시네마틱 VR 영상을 만드는 전용 툴로, 비디오와 오디오, 애니메이션 등의 클립이 각각 존재하며 이를 타임 라인에서 조합해서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파이널 컷이나 어도비 프리미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기존 애니메이션이 VR로 자동 컨버팅되는 건 아니다. 3D 애니메이션은 카메라 앵글과 광원 조절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인 것이다. 현재 많은 곳에서 유니티를 활용해 VR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조만간 데모를 공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유니티 랩스의 연구 결과물 중 하나가 '아담(Adam)'이라고 했다. 개발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되었나?

'디렉터' 툴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담을 완성하기까지 약 6~8개월이 소요되었는데 스토리 기획과 각본, 디자인 등의 작업을 했다. 그래픽적으로 진보한 모습과 이와 관련된 유니티의 기능을 보여주기 위해 로봇이라는 컨셉으로 제작했다.

향후 '디렉터' 툴이 상용화되면 캐릭터 디자인에 걸리는 시간이 한 두달로 축소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작업이 편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 '아담' 풀버전 영상 (19분 35초부터 24분 50초까지)


Q. 유니티는 향후 게임 외에 영상 산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나간다고 봐도 될까?

VR은 게임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다양한 분야의 산업을 아우르는 영역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 작가나 감독, 아티스트 등이 모두 대상에 포함된다. 그래서 유니티 역시 여러 분야의 종사자들을 커버할 수 있도록 발전해 나갈 것이다.


Q. 그렇다면 VR 시장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나?

어떤 이들은 2년에서 길게는 5년까지 걸린다고 말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2~3년 내, 즉 2018년에서 2019년 사이에는 VR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다.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게임 산업의 트렌드나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체감상 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게임시장처럼 숙성 단계가 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다.


Q. VR은 다양한 방면에서 준비하고 있는데, AR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AR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8천 명이 넘는 AR 개발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홀로렌즈)나 매직리프, 메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VR과 다르게 AR은 실제 현실과 혼합되는 분야이다. 실제 존재하는 사물과 가상 속의 그래픽이 어우러지기 때문에 지리적인 요소를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실제 현실과 잘 연계되어 그래픽이 구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유니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궁극적으로 유니티 랩스가 지향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먼저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그래픽' 부문이다. 유니티 R&D 팀에서는 그래픽을 강화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있다. 그들은 현재 존재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최대한의 그래픽을 뽑아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반면 유니티 랩스는 존재하지 않는 기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어떤 영역이 되었든 간에 유니티가 지향하는 바는 모두 같다. '개발의 민주화', '난제 해결', '성공 도모'이다. 유니티 랩스는 여기에 하나가 더 붙는데, 바로 '유니티의 10년 후를 고민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유니티 개발자로 동참하기를 바라고 있다. 단순히 게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를 모두 아우르는 엔진으로 다가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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