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014] '타협없는 코지마의 장인정신' MGS5: 팬텀 페인 E3 플레이데모 후기

게임소개 | 오의덕 기자 | 댓글: 13개 |




차세대 콘솔 PS4와 짝을 이룬 ‘스네이크’,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까?

E3 2014, 코나미 부스에서 메탈기어솔리드5: 팬텀 페인(The Phantom Pain, 이하 메기솔5)의 데모 시연회가 참석자들 모두가 깊이 숨죽인 가운데 진행됐다. 차세대 콘솔이 출시되면 대작들도 저마다 덩달아 ‘혁신’급에 준하는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핏대를 세우는데, 결국 출시돼서 뚜껑이 열리면 기대감에 못미치는 결과물 때문에 유저들의 원성을 듣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과 최근 부진한 일본산 블록버스터 게임들을 보며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코지마 히데오의 신작 ‘메기솔5’에도 기자의 기우일지는 모르겠으나 약간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튜토리얼격으로 출시된 ‘그라운드 제로’와 관련된 부정적인 이슈도 한몫했다. 하지만, 데모가 시작되면서부터 끝날때까지 기자의 감정을 일관되게 흔들어 놓은 것은 ‘대작’만이 품을 수 있는 완성도, 그 자체였다.




메기솔5 데모는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한 황량한 사막 평야에서부터 시작한다. 차세대 PS4 하드웨어의 극한을 뽑아냈다는 것을 자랑하려는 듯 카메라는 일단 배경에 집중하는데, 말에 올라탄 주인공 ‘베놈 스네이크’과 ‘리볼버 오셀롯’을 비추면서 저 멀리 있는 목표까지 클로즈업 할 때는 마치 실사 영화를 보는 듯한 비주얼에 탄성을 지르게 된다.

애써 감정을 추스르고 냉정하게 바라보면 레드 데드 리뎀션이 표현했던 사막 풍경과 별차이가 없어보이지만 메기솔 시리즈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디테일과 원거리 배경 표현은 역시나 차세대 게임임을 부정할 수 없는 수준이다.

오셀롯과의 대화를 끝내고 홀로 말을 타고 적진 근처로 달려가는 ‘스네이크’. 망원경으로 적들을 스캔해서 타겟을 지정, 전체적인 맵의 구조와 적들의 동선을 한눈에 파악하면서부터 메기솔 특유의 본격적인 잠입 액션이 시작된다.

전체적인 게임플레이는 PSP로 출시됐던 최근작 ‘메탈기어솔리드: 피스 워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적이 눈치채지 못하게 뒤로 돌아가서 제압한 후 적에게 풍선을 달아 하늘로 날려보내(Fulton Recovery system) 자취를 감추는 플레이가 반복된다. 그러나 ‘스네이크’가 거의 실제 사람과 유사한 모션으로 일정 지점까지 재빨리 전력질주를 한다거나, 포복한 후 옆으로 재빨리 구른다거나, 드러누운 자세에서 적에게 총을 쏜다거나, 등등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액션이 가능해지면서 전략의 폭이 커졌다.




또한, 차세대 그래픽으로 구현한 배경 그래픽과 더불어 모래바람, 낮과 밤, 기상 조건 등 다양한 환경 변수는 메기솔5에 전략에 날개를 달아 준다. 실제로 데모에서는 ‘팬텀 시가’라고 불리는, 담배를 피며 시간을 보내 현재 맵에서 아군에 가장 유리한 환경 조건을 찾아낼 수 있는 시스템이 보여졌으며 원격으로 아군 기지에 연락해 C-박스와 여러가지 구호품을 현지에 바로 조달하는 장면도 나왔다.

각 액션 조작도 전작에 비해 눈에 띄게 간편해졌으며 그에 따라 스네이크의 움직임도 패드를 통해 명령을 수행받는 로봇 느낌에서 탈피해 정말 살아있는 캐릭터를 조작하는 듯한 감각을 제공했다. 적도 아군도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모래 바람 속을 헤매다가 순간 바로 앞의 적을 발견했을 때 갑자기 슬로우 모션이 펼쳐지며 적의 이마 정중앙에 탄환을 꽂아 넣는 영화같은 플레이에서는 오랫동안 느껴왔던 북미와 일본산 블럭버스터와의 미묘한 이질감이 완전히 허물어지는 것을 느꼈다.

풀톤 리커버리 시스템으로 쓰러진 적군 뿐 아니라 군용 4륜트럭, 콘테이너도 기지로 수송할 수 있는 반면, 원격시스템으로 기지에 요청해 잠입하기 까다로운 적군 바로 위에 커다란 박스를 떨어뜨려 제압할 수도 있었던 점도 주목할 사항이며 쓰레기통, 장갑차, 반쯤 부서진 벽 등 주변 오브젝트 대부분을 잠입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었던 인상 깊었다.



▲ 박스 은신도 건재

20여 분 간의 손에 땀이 흐르는 잠입 플레이 결과 목표 인질을 구출하고 기지를 탈출할 때는 버튼 한번 클릭으로 커맨드 창을 열어 공중 지원을 요청, 점점 멀어지는 적 기지를 미사일로 초토화 시키기도 했다.

구출 미션이 끝난 후 자신의 기지(Mother Base)로 복귀한 이후의 플레이를 보여줬는데 다양한 기지 커스터마이징 옵션과 현실감 있는 그래픽에 한번 놀라고, 풀톤 리커버리 시스템으로 획득한 아이템들, 적군, 콘테이너, 군용 차량, 심지어는 데모 플레이에서 장남삼아 풍선을 달아 하늘에 날려보냈던 ‘양’(Sheep)까지 그대로 기지에 있는 것들 보고 두번 놀랐다.



▲ '풀톤 리커버리 시스템'으로 날려보냈던 양이...

그 이외에도 수많은 변경점들이 많이 보였지만 메기솔5 데모에 대한 간단히 소감을 전달한다면 시리즈 고유의 플레이를 유지하면서도 차세대 콘솔 PS4의 성능과 과감한 오픈월드 디자인을 통해 전체적인 시스템의 완성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는 것이다. 메기솔을 플레이하면서 뭔가 아쉬웠던 무엇을 이번 작품을 통해 대부분 해결해줬다는 느낌.

앞서 약간 언급했었지만 목표와 이상을 너무 높게 잡아 고배를 마셨던 차세대 게임들과 단지 겉모습만 비교한다면 메기솔5가 오히려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메기솔5의 진보는 현실적이면서도 실제 재미에 한발짝 더 가까이에 있었다.

이번 E3에서 공개된 메기솔5의 트레일러와 배경음악, 마이크 올드필드의 ‘뉴클리어’를 다시 한번 음미해 보시라. 기자의 성급한 판단일지 모르지만 코지마 히데오 감독은 이번에도 우리를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을 것 같다.

'메탈기어솔리드5: 팬텀 페인' 트레일러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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