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16] 네발을 자유로이 하라,'더 플레임 인 더 플러드'의 사족 보행 애니메이션

게임뉴스 | 오의덕 기자 | 댓글: 2개 |



'더 플레임 인 더 플러드'는 처음부터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 게임은 아니었다. 그러나 천천히 이 게임을 맛보고 뜯어본 유저들은 그 특유의 아기자기하면서도 무자비한 카툰 그래픽, 또 대홍수 속에서 살아남는 다는 설정, 동반자인 개를 비롯해 세련된 모션 등을 칭찬했다. 비록 지금이 완벽히 완성된 상태라고 하기는 어려운 게임인데도 말이다.

이번 GDC에서, 본 게임의 애니메이터이자 제작사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그웬 프레이(Gwen Frey)가 연단에 섰다. 그녀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비롯해 각종 동물들의 동작을 모두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 애니메이터 그웬 프레이(Gwen Frey)

그녀가 말하고자 한 주제는 바로 4족 보행 캐릭터들의 애니메이팅 과정이었다. 두 다리로 걷는 우리 인간이 4족 보행을 만든다니, 어색할 법도 하다. 과연 그녀가 찾아낸 솔루션은 무엇이었을까? 한 번 들어보자.









이 게임에는 네발 짐승들이 주로 등장한다. 주인공 격인 개, 주적으로 등장하는 늑대와 멧돼지 등 모두가 네발 달린 짐승들이다.

플레이어 캐릭터처럼 2족 보행을 하는 모델들은 비교적 애니메이팅을 하기 쉽다. 하지만 네발로 움직이는 동물들은, 단순히 숫자가 2배로 늘어난 것 이상으로 복잡해진다.

기본적으로 모델의 애니메이션을 움직임, 대기, 되돌림 등의 과정을 자동으로 반복하게 해 놓았다. 멧돼지를 예로 들면, 이 귀엽고 멋진 카툰 멧돼지는 먼저 천천히 걸어다니며 적을 인식한 후, 대기 시간을 가진 뒤 돌진한다. 그런데 걸을 때, 달릴 때, 돌진할 때 각각 속도가 모두 다르고, 네발을 움직이는 순서와 패턴도 다르다. 그렇지 않으면 부자연스럽게 그저 속도만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는 걸 보게 된다.










때문에 각각의 속도에 어울리는 애니메이션들을 만들어 놓고, 속도 구간을 배분했다. 슬라이더로 속도를 조절할 때 걷는 동작이 일정 이상 가속되면 뛰는 동작으로 넘어가고, 다시 그 동작이 가속된다. 그러다 일정 이상 빨라지면 돌진 동작으로 바뀐다. 이렇게 속도별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늑대 역시 비슷한 구조를 가지는데, 단, 늑대는 대기 상태에서 플레이어 캐릭터의 주변을 돌면서 위협을 느끼게 만들어야 했다. 또 보다 골격이 크고 강력한 느낌을 주기 위해 다이나믹한 모션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것을 멧돼지와 같은 방식으로 하니, 아무래도 골격이 더 크고 드러나는 부위가 많아 각 모션이 반복되며 생기는 간섭이 일어나서 부자연스럽게 보였다. 등속운동을 한다고 할까?







그래서 한 애니메이션이 동작할 때도, 발이 공중에 있을 때, 또는 발이 땅을 딛고 있을 때 등의 동작에서 각각의 속도 차이를 두고, 한 애니메이션 내에서도 등속이 아닌 다이나믹한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교훈은 그거다. 같은 골격을 가졌다 하더라도 캐릭터, 카메라에 따라 다른 동작을 도입하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추가할 것은 페이싱이었다. 강아지, 플레이어 캐릭터 등 모두가 목표한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시야를 돌리고, 중심축을 진행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전환하는 동작을 추가하고자 했다. 늑대에게 둘러 쌓였을 때 늑대가 언제 공격하려 하는지, 지금 플레이어를 노리고 있는지 아닌지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움직임이었다.







그래서 기본적인 속도 조절 슬라이더 좌우에 고개를 180도까지 돌릴 수 있는 슬라이더를 추가했다. 가운데 슬라이더는 캐릭터의 움직임 속도를 결정하고, 좌우로 전환되는 슬라이더가 그들의 스파인, 페이싱을 필요한 만큼 조절해준다. 그렇게 시점 전환은 순조롭게 추가 됐다.




다족 보행 애니메이션은 걸음 동작에 따라 땅에 닿는 발의 수, 위치가 다르다. 항상 동일하게 땅과 맞닿게되는 2족 보행과 큰 차이를 지닌다. 그래서 이걸 모두 고려하다보면 정말로 악몽스럽기 그지없다. 각각의 발을 들었다 떼었다 하는 동작을 다른 애니메이션과 부드럽게 연결시키려면 굉장히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땅에서 발을 떼지 않는,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핏다운 애니메이션을 추가해서, 이런 발을 떼서 움직이는 걷기 혹은 달리기 애니메이션과 정지 애니메이션 사이를 이어준다. 때문에 겉보기에 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애니메이션이 가능해졌다. 거기에 발을 제외하고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논 풋 애니메이션을 별도로 더해서, 아이들 상태에서 보다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한다.




다만 여기서 문제는 논 풋 애니메이션이 발의 애니메이션과 완전히 따로 놀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인데, 이건 보이지 않는 랙돌을 스파인과 발 사이에 3각으로 추가해서 서로 간에 어느정도 한계치를 갖도록 해주었다.




4족 보행 애니메이션은 정말 큰 도전이다. 기존의 풋 워킹 애니메이션보다 훨씬 변수와 가짓수가 많고,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서 필요한 어셋도 많다. 많이 조율하고 하나씩 추가하면서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다. 혹여나 다양한 4족 보행 애니메이션을 시도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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