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타2 데이비드 킴 "워체스트 도입, e스포츠 운영 전반에 도움되길"

인터뷰 | 이명규 기자 | 댓글: 19개 |


▲ 티모시 모튼 개발 총괄(왼쪽), 데이비드 킴 총괄 멀티플레이 디자이너(오른쪽)

블리자드는 현지시각 11월 4일, '블리즈컨 2016'을 통해 스타크래프트2의 신규 시즌제 콘텐츠인 '워체스트(전쟁상자)'를 비롯해 종족별 개선 사항 등 변경점을 발표했다.

이 중 가장 눈여겨볼만 한 신규 콘텐츠는 '워체스트'로, 멀티플레이와 협동전 등을 통해 얻게 되는 경험치로 초상화와 데칼 등 각종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블리자드는 이날 '워체스트'를 통해 얻는 수익은 스타크래프트 2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의 상금 후원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된다고 전한 바 있다.

그밖에 앞으로도 다양한 변화을 예고한 스타크래프트 2, 과연 이러한 변화를 필요로 했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티모시 모튼 스타크래프트2 개발 총괄과 데이비드 킴 총괄 멀티플레이 디자이너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스타크래프트2 대격변 패치에 대한 반응이 많다. 어떻게 이 패치를 준비하게 됐나?

데이비드 킴: 공허의 유산을 발매한 이후, 중간중간 게임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아직 밸런스 패치만으로 조정하기엔 게임이 완벽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우리 팀이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포함해 전략을 짜는 동안, 추가 확장팩은 계획이 없으니 대규모 패치로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

커뮤니티들의 반응을 볼 때, 한국에서는 스타크래프트2 가 난이도가 높아서 입문하기 어렵다고 하는 의견이 많고, 해외는 반대로 어려워야 스타크래프트2 라는 의견이 팽배해서 그 중점을 잡기 참 힘든데. 게임을 오래 하면서 마스터하는 과정이 스타크래프트2를 하는 재미 중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걸 놓칠 생각은 없고, 기존의 PVP를 가져가되 협동 임무 등으로 라이트 유저를 포섭하는 기조를 유지하고자 했다.


Q. e스포츠가 활성화 된 블리자드 게임들 중 스타크래프트2는 가장 수익 지속성이 떨어지는 게임인데, 워체스트 시스템을 비롯해서 새로운 수입원을 늘리고 있고, 이를 e스포츠 조성을 돕는데 사용한다 밝혔다.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까?

데이비드 킴 : 아직 디테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워체스트 도입으로 들어오는 수익은 스타크래프트2 대회 상금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운영 전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몇 퍼센트에 달하는 액수가 상금에 추가되는지, 또 몇 퍼센트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등의 세부사항은 추후에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 17년 1분기 도입될 예정인 시즌 콘텐츠 '워체스트'

Q. 게임의 전체적인 속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여기에 대한 조정 계획은 있나?

데이비드 킴 : 이 부분이 좀 힘들다고 생각한다. 1,2 년 전부터 커뮤니티와 같이 개발하는 기조를 유지해가고 있는데,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봤을 때 한국에서는 게임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원하지만, 해외는 반대가 무척 심한 부분이다. 그래서 이 부분의 조율에 어려움이 많다.

게임 내에 견제 요소가 너무 많아서 빠르게 진행된다고 하는 의견이 있는데, 우리가 견제 플레이를 너무 많이 부스트 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이번 패치에서 너프했고, 방어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을 좀 더 강화했다. 이런 견제 플레이의 변화로 게임의 속도를 조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너무 침체되어 있는 상태다. 이를 어떻게 살릴지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데이비드 킴 : 한국은 역시 가장 강한 선수들을 배출하는 곳이다. 그래서 WCS 같은 곳에서 지원을 늘려서,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보다 참여하기 쉽도록 환경적 배려를 마련중이다. 게임 스트리밍에 대한 문제도 이전과 달리 이제 선수의 개인 스트리밍을 허용하게 되었으니, 개선을 기대하는 부분이다.


Q. RTS 라는 게임 장르 자체가 이전보다 인기가 식었다. 앞으로 이 장르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데이비드 킴 : RTS 자체가 블리자드 게임을 제외하면 1위를 하거나 크게 대중성을 확보했던 적은 별로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의 전략은, 스타크래프트2를 어떻게 유니크한 위치에 포지셔닝하고, PVP 에서 경쟁하는 유저들 간에 진짜로 실력을 겨루는 모습, 이것을 보는 관객들의 재미 등을 어떻게 보장할까 고민하고 있다.


Q. 해외와 한국의 방향성이 극명히 갈리는 종족이 바로 저그인데, 어떻게 패치를 할 것인가?

데이비드 킴 : 아무래도 저그가 가장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지금 게임들이 대체적으로 보았을 때, 궤멸충을 사용하는 전략이 많았는데, 여기서 맹독충을 너프하면 좀 더 전략 다양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했고, 히드라리스크가 코어 유닛화 되면 그 기반에서 다른 유닛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저그 쪽의 전략적 다양성을 넓히고, 선수마다의 개성이 살아나길 바라고 있다.


Q. 앞으로 DLC 출시 전략을 어떻게 짜고 있는가?

데이비드 킴 : 곧 마지막 노바 미션 팩이 나올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협동 임무 같은 멀티플레이 콘텐츠를 위주로 추가하고자 하고있다.




Q. 데이비드 킴 본인이 보기에 올해 가장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친다고 생각하는 종족별 플레이어는 누구인가?

데이비드 킴 : 올해만 본다면, 테란에서는 변현우 선수가 자기만의 컨트롤 요소를 잘 사용하여 경기를 하고 있는 것 같고, 저그는 다크 박령우 선수인 것 같다. 저그가 암울하다는 평가 속에서 자신 만의 유닛을 가져와서 저그는 이렇게 하면 된다고 보여준 선수가 아닐까 한다. 프로토스는 Neeb 선수가 케스파컵에서 분열기를 많이 쓰면서 플레이한게 인상 깊었다.


Q. 올해 아예 새로운 유닛을 추가하고자 시도해 본 적이 있는가?

데이비드 킴 : 시도해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나, 추가할 계획은 없다. 항상 게임을 만들면서 기조가 유닛들의 역할이 겹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유닛들이 서로 다른 역할을 가져서 폭넓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새롭게 만들어 추가를 시도해봤던 유닛들도 이미 지금 있는 유닛들로 역할들이 모두 커버가 되어 있어서 새로이 추가하지는 않고, 기존의 역할들을 가진 유닛들을 버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실패한 사례도 제법 있다. 저그 쪽에서 레어가 끝나자마자 세마리씩 나오는 유닛을 시도해봤는데, 저글링과 너무 비슷해서 사거리를 늘리니 히드라와 비슷해지고, 다시 조정하니 바퀴가 비슷해지고… 이런 식으로 잘못 만들게 되면 다른 유닛들과 역할이 참 많이 겹친다는걸 배웠다.

티어 1 저그의 공중 유닛이 또 하나 있었는데, 자신이 무엇을 하진 못하지만 공중에서 죽을 경우 바퀴가 떨어져서 조종할 수 있는 유닛이었다. 이게 상대방에게 재미있는 선택지를 줄 것이라 생각했으나, 단 하루 테스트를 거치고 바로 폐기했다(웃음).




Q. 이번 패치에서 암흑기사에 점멸을 추가했다. 그 의도는 무엇인가?

데이비드 킴 : 클로킹 유닛들을 볼 때마다 클로킹 이외에 하나씩 더 추가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왔다. 지금의 암흑기사는 처음에 쓰다가 디텍팅 유닛이 나오면 아칸 생성용 유닛으로 전락해버리는게 당연한 흐름이 되었다. 그래서 디텍터가 있더라도 유의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바꿔보았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티모시 모튼 : 2017년을 앞두고 새로운 많은 것들이 남아있다. 오늘 발표된 구글 딥마인드 스타크래프트2 챌린지, 워체스트 등 흥미로운 것들이 가득하다. 앞으로 이것들을 하나씩 더 팬들에게 전달하면서 좋은 2017년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한다.

데이비드 킴 : 스타크래프트2는 마스터하기 대단히 어려운 게임이고 그래서 이것을 더 쉽게 만들어야 된다고 하는 의견이 많은 걸로 안다. 이미 스타크래프트2는 가장 어려운 경쟁 게임이기 때문에 지금 난이도를 반 낮춰도 어차피 동일하게 어려운 게임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도저도 아닌 포지셔닝 보다는 어렵고 경쟁이 강한 게임으로서의 포지션을 유지하고, 다른 방법으로 대중성을 풀어나가려고 한다. 우리의 노력을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블리즈컨2016 특별취재팀(=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오의덕(Vito), 김지연(KaEnn), 석준규(Lasso), 이명규(Sawual)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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