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요즘 성인 세대 대부분에게 오락실은 추억의 공간일 것이다. 물론 요즘도 성행하는 오락실들이 있긴 하지만, 그 옛날의 감성과는 조금 다르다. 그땐 체어샷을 방지하는 마주 보는 배치의 철권도 없었고, 유비트 같은 리듬 게임도 없었다. 돈도 다 통일이었다. 허름한 외관에 다 똑같이 생긴 오락기에 가격도 백원으로 통일, 들고간 돈 만큼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이제는 추억 속에 있는 공간이지만, 그런 고전 오락실로 된 박물관이 샌프란시스코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사실 콧방귀를 뀌었다. 물론 그때 그 고전 게임들이 좋았긴 했지만 박물관에 들어갈 만큼 대단한가? 하지만 박물관에 들어섰을 때, 내 생각이 대단히 틀렸음을 깨달았다. '고전'이라는 말에 자비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관광지, 피셔맨스 와프에 위치한 '뮤지 메카니크(Musée Mécanique)' 는 19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오락기들을 소장하고 있다. 1900년대 초반에 오락기가 있었냐고? 그러게 말이다. 사실 오락기의 역사는 제법 오래됐다. 그 유명한 토머스 에디슨이 발명한 영화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키네토스코프'는 한 번에 한명만 쓸 수 있는 기계에 동전을 넣으면 일정 시간 동안 활동사진을 볼 수 있는, 딱 보아도 '오락기스러운' 방식으로 장사를 했다.
박물관의 창립자인 에드워드 갈란드 젤린스키(Edward Galland Zelinsky) 씨가 11살부터 모아왔다는 이 컬렉션은 약 300여개에 이른다. 참고로 젤린스키는 1922년대 생이다.
과연 그 박물관에 무엇이 있었는지, 1900년대 초반의 오락 문화는 어땠는지, 전시된 오락기의 사진과 영상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