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 정도면 충분해, JBL TUNE 710BT

리뷰 | 김동휘 기자 | 댓글: 2개 |
불과 몇 년 전, 그러니까 삼성전자가 막 하만을 인수한 시점이었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를 사전 예약하면 무선 블루투스 헤드폰을 증정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나는 이때 처음으로 무선 헤드폰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정확히는 갤럭시 S9을 사전 예약하고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사용해 본 무선 헤드폰의 느낌이 어땠냐고 물으신다면 당연히 최고였다. 당시에 나는 음질의 '음'자도 모르는 막귀였고,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스마트폰 번들 이어폰도 만족하면서 사용할 만큼 오디오에는 큰 관심이 없었으니까. 가슴팍에서 흔들거리는 거추장스러운 선이 없어졌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최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몸은 간사하기 짝이 없다. IT 기자 생활을 하며 다양한 제품들, 특히 고가의 제품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그때 제공받은 무선 헤드폰은 방구석 어딘가에서 먼지와 함께 새살림을 차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 목덜미에는 최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 걸려있더라.

예산이 넉넉하다면 비싸고 좋은 제품이 당연히 최고지만,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지갑 사정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적당한 타협점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오디오 관련 장비는 더욱 그렇다. 우스갯소리로 남자를 망치는 3대 덕질(자동차, 카메라, 오디오) 중 오디오 덕후가 가장 크게 파산한다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










노이즈 캔슬링이 필요하다면 불가피하게 4~50만 원대의 고가 제품을 선택해야겠지만 주로 실내나 외진 곳에서 사용할 만한 무선 헤드폰을 찾는다면 JBL TUNE 710BT는 어떨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과 10만 원 초반대의 부담 없는 가격, 일단 첫인상은 만족스럽다.













오버 이어 헤드폰답게 차음성 역시 뛰어나다. 별도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되어 있지는 않지만 마우스 클릭음, 타이핑 소리, 에어컨 소리, 부장님의 잔소리 등과 같은 생활 소음을 차단하는 데 있어선 전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생활 소음에 있어서만큼은 현재 사용 중인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과 비교해도 크게 뒤쳐지지 않는다고 느껴질 정도.










220g의 적당히 가벼운 무게와 푹신하고 부드러운 인조 가죽 패드 덕분에 착용감도 좋다. 이어 패드가 꽤나 두꺼운 편이라 귀 연골에 압박감이 거의 없었고 귀를 폭 감싸주는 느낌이 든다. 여태 사용해 본 대부분의 보급형 헤드폰들은 2시간 정도만 사용해도 귀에 전해지는 압박감이 상당했는데 이 녀석은 3~4시간 사용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조작 버튼의 위치 또한 직관적이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누르기 쉬운 위치에 재생/일시정지 버튼, 볼륨 조절 버튼이 자리 잡아 손쉽게 조작이 가능하며 전원 버튼은 실수로 잘못 누르기 거의 불가능한 위치에 있어서 오 조작의 가능성을 줄였다. 다만 버튼이 귀 바로 옆에 위치해서인지 조작 시 스프링 소리가 조금 들린다. 나는 헤드폰의 조작 기능이라곤 재생, 일시정지만 사용하는 터라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헤드폰의 조작 기능을 자주 활용하며 소리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약간 거슬릴 수도.










충전 포트는 살짝 애매하다. 트렌드에 맞게 Type-C 포트를 탑재한 것은 좋았다. C 포트의 탑재가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아직도 5pin 단자를 달고 나오는 제품들이 수두룩하니까. 하지만 애매한 건 포트의 위치다. 그럴 일은 드물겠지만 케이블을 연결해 놓은 채로 무심코 유닛을 쥐게 되면 케이블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치가 아닐까 싶다. 차라리 왼쪽 이어컵 아래쪽에 배치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음질은 어떨까? 이미 40만 원대 헤드폰을 사용 중인 터라 음질에 대해 큰 기대감은 없었으나 그래도 리뷰를 위해 하루 종일 JBL TUNE 710BT로 음악을 들어봤다. 일단은 사운드는 상당히 묵직한 느낌이다. 고음이 아주 약간 뭉개지는 경향이 있으나 듣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며 저음역대는 힘 있고 묵직하다. 매력적인 베이스 사운드를 자랑하는 '민수는 혼란스럽다'를 들어봤는데 도입부부터 귀에 강하게 때려주는 베이스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헤드폰이라는 태생에 걸맞게 에어팟, 갤럭시 버즈와 같은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교하면 확실한 공간감이 느껴진다. '명확하다'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보컬과 베이스, 셰이커 모두 적당히 구분된 소리를 들려준다. 10만 원대 블루투스 헤드폰 치고는 제법이다.







한 번 완충으로 최대 50시간 사용이 가능하며, 두 대의 블루투스 기기를 동시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다중 연결(Multi-Point Connection) 기능도 지원한다. 가격은 삼성닷컴 기준 129,000원. 2월 28일까지 삼성닷컴에서 구매 시 2만 원 할인 된 가격인 109,000원에 구매가 가능하다고 하니 적당한 가격, 적당한 성능의 헤드폰이 필요한 유저라면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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