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기본 위에 독창성을" 액션 게임 장인, 팀 닌자의 개발 기조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 주제: Deep Cuts - 최고의 개발팀 Team NINJA의 게임 제작론
  • 강연자: 야스다 후미히코 /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 팀 닌자 PD
  • 발표분야: 커리어
  • 강연시간: 2022.11.18(금) 15:00 ~ 15:50
  • 강연요약: 본 강연에서는 팀 닌자의 야스다 후미히코 PD가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와 팀 닌자의 개발 기조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 ■ 완벽한 기본 위에 세우는 10%의 '독창성'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에 소속된 개발 조직, 팀 닌자(Team Ninja)는 20년 이상 지속되는 액션 타이틀인 '닌자 가이덴'부터 격투 게임 '데드 오어 얼라이브'시리즈, 최근에는 '인왕'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발매한 것으로 게이머들에게 익숙하다. 이들이 개발하는 게임의 공통점은 호쾌한 액션을 추구하며, 기본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특징을 갖추고 있다.

    오늘 강연을 맡은 야스다 후미히코 프로듀서는 2006년 테크모에 처음 입사한 이후, 지금까지 팀 닌자에서 여러 타이틀을 개발해 왔다. 팀 닌자는 현재 중국의 삼국지를 배경으로 하는 다크 판타지 액션 게임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지난 9월 신작인 '라이즈 오브 더 로닌'의 개발을 발표한 바 있다.

    야스다 PD는 이날 강연을 통해 팀 닌자의 근본이 되는 개발 기조를 소개하며 그간 액션에 집중된 게임을 개발해 오면서 중점적으로 고민한 포인트를 차례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팀 닌자의 개발 기조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모회사인 코에이 테크모게임즈의 개발 기조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코에이의 창업자인 에리카와 요이치는 항상 "틀을 깨라, 하지만 형편없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왔다.

    이는 일본의 전통 연극인 가부키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인데, '틀을 깬다(카타야부리, 型破り)'는 것은 기초를 철저히 익혀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난 뒤, 본인의 개성을 더하는 것을 가리키며, 반대로 형편없어선(카타나시, 形無し) 안 된다는 것은 기초가 잘 닦여있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에리카와 요이치가 이야기하는 위 기조는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에 관계되는 모든 조직에게 적용되는 기조로, 야스다 PD는 자신도 회사에 입사하는 모두와 마찬가지로 이 말을 들으며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거기에 더해, 팀 닌자라는 조직에서만 지키고 있는 개발 기조가 따로 있다는 것이 야스다 PD의 설명이다. 이들은 "오리지널리티(독창성) 10%" 와 "아티잔(Artisan, 장인)"이라는 두 가지의 기조를 마음에 새기며 모든 게임을 개발해오고 있다. 여기서 10%의 독창성은 하나의 게임을 제작하는 데 의식하는 비율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머지 90%는 게임이 이용자의 손에 쥐어지기까지 달성해야 하는 제품의 기본적인 품질을 뜻한다. 품질이 완벽하게 구현되었을 때, 거기에 10%의 독창성을 불어넣은 게임을 추구하자는 의미다.

    야스다 PD는 "독창성이 10%라는 말을 듣고 너무 낮은 게 아니냐고 의아해 하실 수 있지만, 반대로 게임을 제작할 때 들이는 노력의 측면에서 전체의 10%가 아닌, 나머지 90%의 노력을 10%의 독창성에 건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독창성을 추구하지 않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안 되니, 10%의 비율을 중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티잔(장인)이라는 기조는 팀 닌자 내에서 숙련된 노하우를 지닌 예술가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이들이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야스다 PD는 엔지니어는 물론 그래픽 아티스트 등 팀 닌자에 소속된 인재들이 우수하고 뛰어난 만큼 각자의 존재감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이 팀 닌자의 두 가지 모토는 창업자인 이타가키 토모노부가 언급한 말을 토대로 굳어졌다. 야스다 PD는 "물론 제가 입사하기 이전에 오래전에 하신 말이라 조금 달라졌을 수 있다. 그 사이에 회사도 합병을 거쳤고, 한 때는 팀 닌자의 브랜ㄴ딩이 수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독창성 10%와 장인 정신은 변함없이 중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야스다 PD는 최근 출시한 대부분의 팀 닌자의 타이틀이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 지역을 포함해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며, "해외 무대를 처음부터 의식해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생각했을 때 즐겁다고 생각하는 것을 만들면 결국 전 세계가 좋아해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기보다는 게임의 '기본'에 집중하는 것을 강조하면서, 팀 닌자가 게임을 개발할 때 중시하는 포인트 몇 가지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액션이 지는 신뢰성'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길 때 높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손맛이 느껴지는 액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야스다 PD는 "인왕 시리즈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컨트롤러를 던져버리고 싶다고 하는 분도 많았지만, 그만큼 집중감을 느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작했던 게임이다"며,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즐길 수 있는 몰입감 넘치는 액션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팀 닌자에서 추구하는 요소는 역사와 판타지의 그럴듯한 혼합이다. 그간 팀 닌자가 개발해 온 게임은 일본의 역사를 무대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의 회사라는 점과 모회사인 코에이테크모 게임즈가 역사 시뮬레이션 개발에 정통한 회사라는 점도 주효했다. 이들은 오리엔탈적인 매력, 그리고 아시아의 매력을 전세계에 팬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점을 의식하며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를 반영하고 있다.




    세 번째 요소는 정식 출시 한참 이전에 체험판을 공개적으로 배포하는 것이다. 인왕 시리즈와 최신작인 '와룡' 모두 정식 발매 6개월 이전에 체험판을 배포하고 이용자들에게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야스다 PD는 이런 식으로 이용자들과 직접 소통을 하면서 최종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특징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9월에 배포한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의 체험판 이후, 9만 건 이상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게임을 개선할 수 있었다는 거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설문조사의 경우 어디까지나 이용자들의 의견을 확인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팀에서 만들고 싶은 게임과 비교해 가면서 완성해 나가고 있다며, 어려운 게임을 주로 개발하는 팀의 특성 상, 게이머에게 너무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나가면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의견을 받은 부분도 일종의 약속이기 때문에, 이를 지켜가며 개발 프로세르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야스다 PD는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팀 닌자의 조직원들 사이에서는 '고집과 분별의 밸런스'를 추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설명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모회사인 코에이테크모는 예산과 납기일, 그리고 품질을 엄격히 관리하는 회사인데, 팀의 장인정신이 지나칠 경우 출시까지 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현재 팀 내의 플래너로서 모든 분야를 총괄하는 야스다 PD는 장인의 기질을 가진 조직원들의 고집이 너무 강해, 자신이 납득하지 못하는 요청을 잘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반대로 제대로 납득시켰을 때는 더욱 놀라운 완성도를 가진 결과물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 사례 중 하나가 '인왕'의 첫 번째 시리즈부터 등장한 상,중,하단의 자세 시스템이다. 하나의 무기가 세 가지 자세를 가지는 만큼, 애니메이터의 입장에서는 만들어야 하는 애니메이션이 무기마다 3배로 뻥튀기가 되는데, 당시 제작을 맡은 애니메이터가 '일본의 검술을 다루는 게임으로서 자세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에 납득해 준 덕분에 최종적으로 멋진 결과물이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도 팀 닌자는 위에서 설명한 개발 기조를 가지고 액션이 특화된 다양한 게임을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오는 2023년 3월 3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와룡'은 그간 이들이 개발해 온 작품들과 달리 중국의 삼국 시대를 배경으로, 중국 무술이 가진 공방합일의 액션을 보여줄 전망이다.

    새로운 도전으로는 지난 9월 발매한 '라이즈 오브 더 로닌'을 준비하고 있다. SIE와 함께 제작중인 해당 작품은 그간 팀 닌자가 도전해보지 못한 규모의 게임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따라서 그동안 여러 작품을 개발하며 쌓아 온 노하우가 집약된 오픈월드 형태의 게임플레이를 보여줄 전망이다.

    과거 시대를 풍미했던 고전 명작들에 대한 개발 또한 고려하고 있다. 야스다 후미히코 PD는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닌자가이덴과 DOA의 행방을 묻는 팬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며, "시리즈를 오랜 기간 사랑해 주셔서 기쁘면서도, 타이틀을 새로운 모습으로 제대로 부활시키고 싶은 심정이 있다. 팀 닌자 모두가 함께 강하게 느끼고 있는 만큼 좀 더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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