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원피스 오디세이, 25주년 기념작다운 퀄리티

게임뉴스 | 정수형 기자 | 댓글: 6개 |

평소에 만화를 보는 사람, 아니 보지 않는 사람이라도 원피스라는 IP는 한 번쯤 들어봤으리라 생각합니다. 1997년 점프에서 연재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도 계속 연재를 진행하며, 만화를 넘어 애니메이션, 극장판, 게임 등 여러 방면에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기 때문이죠. 원피스 오디세이는 이러한 원피스 IP의 25주년을 축하하고자 만들어진 기념적인 작품이자 오랜만에 턴제 RPG로 회귀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최근에야 해적무쌍 시리즈와 대전 격투 장르로 자주 출시됐으니 낯설 수 있는데 초창기 원피스는 턴제 RPG로 종종 출시됐습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명확한 기술명은 격투 게임뿐만 아니라 RPG에도 접목하기 쉬웠거든요.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원작의 액션을 더 살릴 수 있는 장르의 인기가 높아졌고 차츰 턴제 RPG는 기억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그랬던 턴제 RPG가 무려 25주년 기념작으로 선택되었으니 꽤 의미가 깊다고 볼 수 있죠.

프로듀서인 츠즈키 카츠아키는 턴제 RPG로 만든 이유에 대해 "스토리와 턴제 RPG가 모두가 즐겁게 플레이하는데 용이한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이번 작품을 턴제 RPG로 결정했다"고 언급했는데요. 오히려 25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장르로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턴제 RPG로 돌아온 원피스 오디세이는 개발 의도대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었을까요. 정식 출시 전 약 15분 분량의 데모 버전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기에 짧게나마 게임의 첫인상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먼저, 앞서 언급했듯 원피스 오디세이의 데모 버전은 굉장히 짧은 분량이었으며, 게임의 도입부를 겉핥는 수준이었으므로 어디까지나 첫인상의 참고용으로만 생각하길 바랍니다.

처음 게임을 켰을 때 시선을 사로잡은 부분은 그래픽 퀄리티였습니다. 카툰 렌더링 방식의 그래픽은 원피스 게임이 아니라 극장판을 보는듯한 느낌을 선사해줬는데요. 가장 최근에 출시된 원피스 콘솔 게임 해적무쌍 4와 비교하면 확실히 그래픽 퀄리티가 더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그래픽은 물론이고 캐릭터의 세부적인 표현과 주변 풍경 등 많은 부분에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이죠.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전투 시의 액션에서도 깔끔한 모션을 선보여줬으니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꽤 만족스러운 발전이었습니다.

게임 플레이는 선형 구조의 맵을 탐험하다가 적과 맞닥뜨리면 전투 화면으로 전환되는 인카운트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전형적인 턴제 게임의 흐름을 그대로 따르고 있죠. 이때 맵 탐험은 단순히 정해진 길을 따라서 걷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호작용이 필요했는데요. 가령, 길이 끊어진 구간이나 높은 절벽에서 루피의 고무 능력을 사용해 멀리 있는 덩굴을 잡고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식이었습니다. 이러한 능력을 쓸 때는 카메라가 줌 인이 되면서 원하는 목표에 에임을 맞춰야만 했죠. 이러한 액션은 루피와 꽤 잘 어울렸으며, 단순한 탐험을 탈피하고 IP에 맞는 특별한 액션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괜찮게 다가왔습니다.




아쉽게도 체험판에서 이러한 상호작용 외에 다른 것을 해볼 수는 없었지만, 본편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탐험을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레일러에서 쵸파가 작은 몸집을 이용해 땅굴처럼 보이는 곳을 걸어다니는 장면을 선보였기 때문이죠. 아마 루피 외에 다른 동료로 조작 캐릭터를 변경해서 해당 동료의 능력을 쓸 수 있는 방식이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맵 탐험은 꽤 단조로운 구성으로 이뤄져 있었는데요. 길은 구불구불하지만, 갈림길이 거의 없어 일자 방식이라고 해도 무방했죠. 간혹 나타나는 갈림길로 향하면 스토리를 보지 않으면 진행할 수 없다는 식의 컷신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게임의 후반으로 갈수록 더 큰 맵과 다양한 던전이 등장한다고 하니 이번 체험기에서 맵 구성에 관한 이야기는 덧붙이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정식 출시 이후에 더욱 자세히 확인해볼 수 있을듯합니다.

한편, 탐험에서 재미를 더해주는 장치는 앞서 언급한 상호작용 액션 외에 루피 일당이 주고받는 대화도 있었습니다. 길을 따라서 쭉 걷다 보면 상디가 "나미 누님이 위험해!"라고 말한다거나 로빈이 "이미 죽지 않았을까?"라고 하는 등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죠. 이러한 대화가 탐험에 위화감 없이 적절하게 치고 들어왔으며, 실제 캐릭터의 성우가 더빙을 맡아 대화를 읽고 듣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부분 덕분에 더더욱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했죠. 체험판에서 나온 대사에는 대부분 더빙이 이뤄져 있었으며, 인터뷰에서는 캐릭터 사이에 만담의 분량이 방대하다고 했으니 원피스의 팬이라면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빙 때문인지 컷신 중에 스킵이 되지 않았으니 이 점 참고 바랍니다.




다음은 전투에 관한 소감입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소감을 짧게 말하자면 다소 지루하고 정적일 수 있는 턴제 커맨드 시스템을 탈피하고자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일반 공격은 다소 밋밋한 느낌이었지만 스킬 공격은 화려한 이펙트와 소리로 준수한 타격감을 선보였고 에이리어로 나뉜 전투 구역과 캐릭터 성격을 고려한 드라마틱 배틀 등으로 유동적인 전투로 흘러가도록 해뒀죠.

턴제 게임은 아군과 적의 턴이 어떻게 오고 가냐에 따라 게임 플레이가 크게 달라질 정도로 턴의 순서가 중요한 게임입니다. 일반적인 턴제 게임은 아군 캐릭터의 행동이 모두 끝나면 이후 적이 움직이고 여기서 변형을 준 게 행동력에 따라 각자의 턴이 돌아오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전자는 턴의 순서가 정해져 있으니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치밀한 전략을 짤 수 있지만 그만큼 변수가 적어지기 때문에 게임이 단조로워질 수 있습니다. 후자는 변수 탓에 난이도가 높지만 대신 유동적인 전략을 짤 수 있어 재미를 느낄 수 있죠.

원피스 오디세이의 턴제 커맨드 시스템은 전자와 후자의 특징을 조금씩 융합한 것이 특징입니다. 기본적으로 전투가 벌어지면 플레이어 턴이 시작되고 먼저 움직이고 싶은 동료를 선택해서 적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때 동료의 턴이 끝날수록 적의 행동력 수치가 한 칸씩 차오르며, 행동력 수치가 완충된 적이 다음 턴에 공격을 하는 방식입니다. 적의 행동력 수치와 아군의 활동 가능 여부는 왼쪽 인터페이스에 몰려 있어 한눈에 전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죠. 미리 적의 행동을 파악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공격 타이밍을 알 수 있으니 유동적으로 전략을 짜서 전투를 진행할 수 있었고 적마다 행동력 수치가 달라 우선순위를 정해 공격하는 전략적 판단도 필요했습니다.




전략적 요소는 턴 방식뿐만 아니라 TP, 상성, 에이리어, 드라마틱 배틀 등 꽤 다양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TP는 일종의 MP입니다. TP를 소모해서 스킬을 사용할 수 있죠. TP를 채우기 위해선 일반 공격을 해야 했는데요. 일반 공격은 생각보다 약했고 스킬이 꽤 강력한지라 상황에 따라 무조건 스킬만 써서 적을 쓰러트리기보단 TP 보유량, 그리고 적의 수준에 따라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범위 공격이나 강력한 스킬일수록 더 많은 TP를 소모합니다.

상성은 가위바위보처럼 직관적인 구조입니다. 캐릭터마다 파워, 스피드, 테크닉 타입으로 구분되는데 파워는 스피드를, 스피드는 테크닉을, 테크닉은 파워를 상대할 때 더 유리합니다. 상성 차이에 따라 피해량이 크게 달라져서 한 방에 죽일 수 있는 거 두 대 때려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었죠. 체험판에서 루피 일당의 스펙이 굉장히 높게 잡혀 있던 걸 감안한다면 정식 버전에서는 상성을 적극 활용해야 전투가 원활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입니다. 상성 외에도 13개의 다양한 내성 스텟이 존재했는데요. 마비, 수면, 독 등에 상태 이상을 거는 스킬이 꽤 많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네요.

에이리어와 드라마틱 배틀은 원피스 오디세이 전투의 핵심 시스템으로 보였습니다. 짧게 설명하자면 에이리어는 전투에 구역이 생성되고 각 구역마다 적과 아군이 배치되는 방식입니다. 가령, A 에이리어에는 루피와 적 2명이 있고 B 에이리어에는 조로와 적 1명이 있을 수 있죠. 다른 에이리어를 백업하기 위해선 먼저 서 있는 구역의 적을 모두 쓰러트려야 합니다. 턴제 게임은 모든 아군과 적이 한 구역에서 같이 싸우는 게 일반적으로 쓰였는데 구역별로 전투를 나누니 앞서 언급한 상성과 행동력 수치 등에 맞물려 훨씬 전략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투 중에는 언제든 대기 중이던 다른 동료로 교체할 수 있으니 에이리어 상황과 적의 수준에 맞춰 유동적으로 아군을 교체하는 전략도 필요했죠.




드라마틱 배틀은 스토리 진행 중 발생하거나 전투 인카운드에서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일종의 전투 이벤트입니다. 해당 이벤트가 발생하면 상황극이 벌어지게 되는데요. 체험판에서는 우솝이 사람보다 큰 펭귄에게 혼자 다가갔다가 기습을 받으면서 전투가 벌어졌었습니다. 이때 우솝은 마비가 된 상태에서 A 에이리어에 적 두 명과 함께 놓여졌고 나머지 동료들이 B 에이리어에 적과 마주치게 됐죠.

드라마틱 배틀은 이처럼 에이리어를 활용해 동료가 뿔뿔이 흩어지거나 혹은 특정 동료가 위협을 받는 상황 연출을 통해 극적인 전투를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위험도가 높은 만큼 아군을 구하려고 하는 행동에서 전투 버프가 제공되고 승리했을 때 얻는 경험치의 양도 일반 전투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턴제 커맨드 배틀은 전투가 반복되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자칫 루즈할 수 있는 전투에 흥미를 불어넣기 위해 이러한 시스템이 추가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 체험판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원피스 오디세이는 분량이 다소 짧긴 했지만, 게임을 기대하기엔 충분한 임펙트를 선사해줬습니다. 25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인 만큼 개발에 힘을 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오다 에이치로 원작자가 개발에 참여한 덕분인지 풀 더빙이 지원된 대사와 캐릭터의 성격과 특징을 반영한 행동은 원피스 팬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원피스 오디세이는 2023년 1월 13일 PC, PS5, Xbox 시리즈 X/S,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될 예정이며, 한국어를 정식으로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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