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게임물관리위원회 수도권사무소에서 확률형 아이템 모니터링 업무를 진행하고, 게임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홍진호 전 프로게이머(스타크래프트), 문호준 선수(카트라이더)도 참여했다.
문체부는 지난 3월 22일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시행 이후 64개 게임물 105건을 적발해 시정을 요청했다. 또한, 거짓 확률이 의심되는 6건에 대해서는 게임사에 자료를 요청하는 등 제도를 이행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정부가 게임 이용자에게 제도 시행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직접 보여주고, 체감 만족도와 개선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인촌 장관은 확률형 아이템 모니터링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용자에게 직접 보여주고 설명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게임사와 게임이용자 사이 신뢰 회복의 첫걸음"
유 장관은 이용자들과 온라인 게임의 확률정보 표시 여부와 표시 방법 등을 살펴보고 모니터링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시행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게임위는 제도 시행 47일이 경과한 시점에 모니터링을 717건, 시정요청 105건을 진행했다. 게임위 측은 확률 표기 사후관리 체계 수립을 완료하고, 이용자와 해외사업자 전용 소통채널(핫라인)과 전문가 자문단까지 구성했다. 핫라인은 이용자 제보채널, 기업 소통채널, 해외사업자 소통채널로 나뉜다. 게임위는 이용자로부터 거짓확률 또는 법령 우회 콘텐츠 정보를 이메일 등을 통해 받는다.
유인촌 장관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시행 현황을 점검하고 게임 이용자들의 생생한 의견을 듣기 위해 일일 모니터링단으로 활동했다"라며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는 게임사와 게임이용자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 문체부는 이 제도가 안착해 게임이용자의 권익이 향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1일에 발표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통해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재도약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홍진호 전 프로게이머는 "게임을 좋아하는 한 명의 유저로서 이런 제도가 나온 것을 너무 환영한다"라며 "확률형 아이템은 말 그대로 확률인데, 신뢰가 굉장히 중요하다. 10%로 나온다고 해도 정말 10%인지 의문이 항상 있었다. 제도 덕분에 확률을 확실하게 믿고 신뢰하며 게임을 이용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반겼다.
문호준 선수는 "개인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지금까지 몇천만 원어치 구매했다. 조작일지 아닐지 모르겠으나 제도로 인해 조금 더 편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인촌 장관, 게임 이용자 간담회
"콘솔게임, 인디게임은 확실하게 키우고 싶다"
유인촌 장관은 점검 활동 이후 게임이용자, 게임물관리위원회 직원들과 함께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수도권 지역 대학의 게임학과 학생들이 이번 모니터링 현장에 이용자로 참여해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자 미래 게임업계 꿈나무로서 게임업계 성장을 위한 문체부의 정책 지원과 노력을 당부했다.
유 장관은 "그동안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이용자로부터 상당한 불만이 있었는데, 제도 시행 이후 오늘 모니터링에 참여해 보니 이대로 잘 정착된다면 안정적으로 될 거 같다"며 "제도는 이제 시행이고, 앞으로 안착되기까지 조금 어려움도 있겠지만 계속 개선하면서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게임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게임위에 유 장관은 유저가 안심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길 당부했다. 관련해 문체부는 최근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게임위 내에 이용자보호센터 구축을 예고했다. 유 장관은 "앞으로 게임위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게 확인된다"며 "게임위는 유저가 안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한 이용자가 유 장관에게 "지난해 'P의 거짓'이 세계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앞으로도 이런 작품성 있는 게임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콘솔게임 진흥책이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윤양수 국장은 "최근 정부가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콘솔게임을 1번에 배치했다"며 "우리가 잘하는 PC, 모바일 게임은 계속 잘하게 하고, 약한 콘솔게임을 보강하는 차원"이라고 답했다.
인디게임 지원 정책에 관한 질문에 이영민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콘솔게임이 1번 정책이면, 2번 정책은 인디게임 지원이다"라며 "선도기업과 연계하여 인디게임사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국장이 "이전에도 했던 다양한 마케팅 지원, 해외게임쇼 참가 등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유인촌 장관은 "인디게임을 하고 싶다는 것은 제도권 내의 게임이 아니라, 틀을 벗어난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돕고,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일 수 있도록 하고, 해외시장 활로를 열어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라며 "우리 나름대로 모험정신이 많은 인디게임 개발자가 시장을 넓혀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의 "해외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의무가 없는 것으로 아는데, 대책이 있나?"라는 물음에는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구글, 애플로부터 협조 확인을 받았다"라며 "모바일 게임의 경우 국내법을 따르지 않는 해외게임사는 플랫폼에서 삭제될 것"이라 전했다. 이어 "힘들게 게임을 개발했는데 서비스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벌이 어딨겠느냐"며 "구글과 애플 등 플랫폼에 3월 22일 이후 확률을 공개하지 않으면 국내에는 서비스할 수 없다고 통보를 끝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제도 시행 100일이 지난 시점에 관련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도 소개했다.
한 이용자는 게임 관련 제도를 연령대에 맞춰 소개해 주길 바랐다. 현재 대부분의 제도 소개가 주요 소비자층인 2030에 맞춰져 있어, 청소년이나 노년층에게는 적합하지 않단 지적이다. 이 의견에 유인촌 장관은 굉장히 좋은 지적이라고 반기며 "게임 이용자 나이에 따라 전달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변동확률을 지적하는 이용자 의견에 김규철 위원장은 "모니터링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게 변동확률인데, 어떻게 객관화할지를 연구하고 있다"며 "데이터를 계속해 모으고 문체부와 협의해 객관화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확률형 아이템 외의 게임 관련 주제도 논의됐다. 유인촌 장관은 '게임중독'을 꺼내며 곁에 있던 홍진호 전 프로게이머에게 의견을 구했다. 홍진호 전 프로게이머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게임에 빠지면 본업인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며 부모의 지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게임 안도 또 다른 세상이다. 게임 안에서 미국인을 만나 영어로 소통할 수도 있다"며 "어린 나이에 밖에 나가지 않고서 또 다른 사회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사교성이 늘어날 기회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e스포츠 토토'에 대해서도 긴 의견을 냈다. 그는 최근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e스포츠 토토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진흥 의사가 없다고 하는데, 된다고 해서 시장이 더 좋아지는 게 아니고, 안 들어간다고 해서 더 나빠지는 게 아니다"라며 "만약 e스포츠 토토가 들어가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야지, 현재 e스포츠 구단이 계속해 적자이고 운영하기 어렵다면 시장이 근본적으로 잘못 형성된 게 아닌지도 따져보고 해결한 뒤에 e스포츠 토토가 도입되어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이어 "문체부는 e스포츠 토토를 찬성한 적도, 반대한 적도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스포츠 토토에 들어가고 싶은 다른 스포츠가 많다"며 "지금 단계에서 e스포츠 토토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끊임없이 논의하고 토론하면 가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내년 게임산업 진흥 예산에 대해 유 장관은 "현재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단계, 6월이나 7월이 되면 정리가 될 거 같다"며 "여러 게임정책이 있기에 상승할 만큼 상승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게임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와 수시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액공제는 예산이 아니라 세제실과 논의해야 하는데, 예산을 받는 것보다 세액을 깎는 게 더 어렵다"며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