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이 코스피(KOSPI,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도전한다. 시프트업은 이번 상장을 통해 725만 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할 계획이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4만 7,000원~6만 원이다. 상장 예정 주식 수가 5,802만 5,720주인 점을 고려하면, 상장 후 시가총액은 3조 4,815억 원이다. 20일 국내에 상장된 게임사 기준 크래프톤(12.2조 원), 넷마블(5.6조 원), 엔씨소프트(4.6조 원)에 이은 4위 게임사가 된다.
1조 부자 예약한 김형태 대표
김형태 대표가 보유한 시프트업 주식은 2,266만 주다. 공모가 하단 가격 4만 7,000원을 반영하면 상장 후 가치는 1조 650억 원이다. 공모가 상단 6만 원일 경우 1조 3,596억 원의 가치다. 상장날 상한선이 400%인 점을 고려하면 그의 주식 가치는 더 오를 수 있다. 2013년 창업 이후 11년 만의 결실이다.
김형태 대표는 우리나라 1세대 게임 원화가로 과거 '창세기전' 시리즈, '마그나카르타' 원화 작업에 참여했다. 이후 2005년 엔씨소프트로 자리를 옮겨 '블레이드 앤 소울' 아트 디렉터로 활동했다. 2013년 엔씨를 떠난 김형태 대표는 시프트업을 세웠다.
창업 3년 뒤 첫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를 선보인 김형태 대표는 '승리의 여신: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까지 연달아 성공시켰다. 그는 게임 서비스를 두고 주요 퍼블리셔인 텐센트, 소니와 적극적으로 협업하며 회사의 몸값을 확실하게 키워나갔다.
"한국의 스퀘어에닉스, 사이버에이전트, 카도카와"
시프트업 상장 공동대표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 서울지점은 비교대상회사로 스퀘어에닉스, 사이버에이전트, 카도카와를 선정했다. 높은 해외 매출 비중, AAA급 콘솔 게임 개발 능력, 서브컬처 이해 등이 고려됐다.
스퀘어에닉스는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니어 오토마타 시리즈를 가지고 있다. 사이버에이전트는 자회사 사이게임즈를 통해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그랑블루 판타지 등을 선보였다. 카도카와는 자회사 프롬소프트웨어로 다크소울, 세키로, 엘든링 등을 개발했다.
주관회사 측은 "스퀘어에닉스는 대표적인 글로벌 히트 IP를 보유한 콘솔 게임 제작사로서, '스텔라 블레이드'를 통해 AAA급 콘솔 게임 개발사로 거듭나고, 보유 IP를 활용한 비즈니스로 확장해 나가려는 시프트업의 성장 전략 및 지향점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스퀘어에닉스의 대표작 '파이널 판타지'와 '니어 오토마타'는 우수한 그래픽과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와 게임의 특성 역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이버에이전트는 서브컬처 게임 제작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우수한 IP를 보유하고 있고,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프트업과 유사성이 존재한다"며 "시프트업 역시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라는 서브컬처 IP를 보유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및 굿즈 등으로 IP 활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카도카와 자회사 프롬소프트웨어는 다크소울, 세키로, 엘든링, 아마드코어 등 자체 개발 게임 IP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향후 출판/비디오 사업부를 통해 추가적인 IP 확보 및 개발이 가능한 비즈니스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시프트업은 타 게임사에 비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미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 3개의 히트 IP를 보유하고 있으며 게임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굿즈 등으로 IP 기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관사 측은 "상기의 유사회사들은 주력 제품 및 관련 시장, 영업 환경, 성장성 등에 있어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고 한계를 전했다.
상장 이후의 시프트업
"IP 고도화, 신작 개발, 사옥 건립"
시프트업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IP 고도화, 신작 개발, 사옥 건립에 쓰겠다고 밝혔다. 주당 공모 최저가액 47,000원을 기준으로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3,364억 원이 모인다. 사옥 건립에 964억 원, 신작 개발과 IP 고도화 등 운영자금에 2,400억 원이 배정됐다. 숫자는 실제 공모가액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시프트업 측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IP의 확장 및 신규 IP의 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우수한 인력의 채용과, 우수한 인력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며 "금번 공모자금을 기반으로 IP 확대 및 강화가 이루어지고, 개발진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경우 당사는 우수한 퀄리티의 게임을 지속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창출은 물론이며 국내외 게임 유저들의 효용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니케' IP 강화에 2027년까지 약 660억 원이 쓰인다. 시프트업은 '니케' IP 가치 제고 및 PLC(제품수명주기) 장기화를 통해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하고자, 콘텐츠 개발 및 중국 서비스 확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간다. 현재 '니케' 개발진은 142명이다. 회사는 중국 서비스 확장을 감안해 신규 채용인원 20명을 순차적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스텔라 블레이드' IP 확장, DLC 및 확장팩 개발, 시리즈화에 2027년까지 660억 원이 투입된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니케'와 달리 라이브 서비스가 없다. 기존 개발인력 98명 중 대부분이 후속작 개발에 투입됐다. 회사는 2024년 이내에 120여 명의 정원을 두고 '스텔라 블레이드' IP 고도화에 나선다고 소개했다. PC 버전 출시는 계획에 있으나, 시기는 '미정'으로 기재됐다.
시프트업이 새로운 게임 '프로젝트 위치스'(Project Witches) 및 기타 신작 개발에 나섰다. 회사는 새로운 게임 개발과 IP 확보에 2027년까지 1,010억 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2027년 출시 예정인 '위치스'는 서브컬처 게임으로 크로스 플랫폼 지원이 특징이다. 신규 IP 확보에 50억~100억 원이 매입대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김형태 대표는 개발 인력 증가에 따라 사옥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사옥 추진에 약 964억 원이 쓰인다. 시프트업 측은 "2025년부터 IP 확장과 신규 프로젝트의 개발 규모 확대에 따라 인력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7년 기준, 임직원 총원은 약 550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현재 임차하여 사용 중인 본점 오피스에 대한 확장 방안으로, 본점 소재지 부근의 사옥 건립을 위한 시설투자를 검토할 예정"이라 설명했다.
시프트업이 극복해야 할 과제는?
"매출 편중 위험과 경영안정성 위험"
주관사 측은 시프트업 투자요소위험으로 매출 편중과 경영안정성을 꼽았다. 교집합에 텐센트가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전인 올해 1분기 시프트업 매출액 97.6%는 텐센트로부터 발생했다. 즉, '승리의 여신: 니케' 로열티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했다.
'스텔라 블레이드' 매출이 반영되면 텐센트에 집중된 비중이 분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스텔라 블레이드' 이후 신작 흥행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주관사 측은 "개발 및 런칭 과정에서 막대한 개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작 개발은 출시일정 지연 및 개발비용 초과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며 "시프트업이 새롭게 개발한 게임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사업,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프트업은 위험에 대비하고자 '니케' IP 고도화에 공을 들인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1월 출시된 '니케'는 2023년 여름부터 이용자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시프트업은 이용자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환기하기 위한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업데이트해 왔다. 주관사 측은 "시프트업의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니케'는 출시 1.5주년을 맞이하였음에도 매출 및 이용자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텐센트는 시프트업에 부족한 서비스 능력을 채워주는 든든한 퍼블리셔다. 그러나, 지분관계로 보면 경영안정성에 주요한 위험요소로 꼽혔다.
현재 김형태 대표가 가진 시프트업 지분율은 44.63%이다. 2대주주는 텐센트 측인 에이스빌(Aceville Pte. Ltd)로 40.03%를 갖고 있다. 상장 이후 김형태 대표 지분율은 42.74%로 감소하고, 텐센트 측은 35.03%로 줄어든다. 상장 이후 김형태 대표와 텐센트 측 지분율 차이가 7.71%P로 크지 않다.
시프트업과 텐센트는 전략적 파트너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텐센트의 투자방침을 종합하면 앞으로도 우호적인 관계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관사 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하락하거나,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에 대한 우호적인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아니하거나, 2대주주의 지분율이 상승하는 경우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한 경영안정성 저하될 위험이 존재한다"라고 우려했다.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는 공모를 앞두고 "시프트업은 고품질의 게임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개발 역량을 통해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는 게임들을 만들고 있다"며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할 자금은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들의 IP를 강화하고, 'Witches' 등 신규 프로젝트의 IP를 개발하기 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요예측은 6월 3일부터 13일까지, 공모청약은 6월 18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