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2(또는 최근 트렌드의 모바일 기반 MMORPG)에서 근거리 돌진 사거리와 원거리 공격 사거리가 동일하게 설정된 것은 기존 PC RPG의 문법을 완전히 파괴하는 '파격적인 설계'입니다.
보통 RPG에서는 '원거리 = 긴 사거리/약한 맷집', '근거리 = 짧은 사거리/강한 맷집'이라는 상성이 핵심인데, 이 거리가 같아지면 다음과 같은 큰 변화가 생깁니다.
1. "카이팅(Kiting)"의 실종
과거 아이온1이나 와우에서는 원거리 클래스가 거리를 벌리며(무빙샷) 근접 클래스를 괴롭히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거리가 같다면, 원거리 캐릭이 공격을 시작하는 순간 근거리 캐릭도 바로 돌진 버튼을 누를 수 있습니다. 원거리 클래스 입장에서는 도망갈 틈도 없이 바로 붙잡히게 되는 셈입니다.
2. 전투 템포의 극단적인 가속화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두 캐릭터가 바로 맞붙게 됩니다. 중간에 간을 보거나 거리를 좁히는 '탐색전' 단계가 생략되므로, 전투가 매우 빠르고 화끈하게 진행됩니다. 이는 컨트롤 요소보다 캐릭터의 스펙(공격력, 방어력) 싸움으로 흐를 확률이 높습니다.
3. 클래스 간 경계 모호 (하이브리드화)
근거리가 원거리만큼 멀리서 날아온다면, 사실상 '모습만 근거리인 원거리 캐릭터'나 다름없습니다.
- 근거리: "내가 붙으러 갈 때 안 맞아서 좋네"
- 원거리: "나의 사거리 이점이 사라졌네? 그럼 나도 튼튼해야 하는 거 아냐?"
결국 두 직업군의 장단점이 섞이면서 클래스 고유의 색깔보다는 '누가 더 세게 때리냐'의 화력전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습니다.
4. 모바일/크로스 플랫폼 최적화 때문일 수도
추측건대, 아이온2가 모바일 환경을 고려했다면 복잡한 거리 조절 컨트롤을 줄이기 위한 선택일 가능성이 큽니다. 작은 화면에서 원거리가 너무 멀리서 때리면 근접 유저가 화면 밖의 적을 찾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의견:
전통적인 PVP의 긴장감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이게 무슨 RPG냐"며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빠른 전개와 시원시원한 타격감을 선호하는 요즘 트렌드에는 맞춘 설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원거리 클래스에게는 '강력한 군중 제어기(CC)'나 '순간 이동기' 같은 확실한 생존 카드를 더 줘야 밸런스가 맞을 것 같네요.
혹시 실제 플레이에서 근거리 캐릭이 붙었을 때 원거리 캐릭이 대응할 만한 수단이 따로 있던가요? 아니면 그냥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