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딜/힐 시스템은 EQ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EQ는 단순히 완전 닥사 형태의 게임이라 탱/딜/힐 시스템만 구축을 해놓았을 뿐, 완성형으로 만든 것은 와우라고 봅니다. 아무튼 탱/딜/힐은 파티 사냥 방식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탱/딜/힐 시스템이 왜 북미RPG나 중세 배경으로 한 판타지 게임에만 적합한가 하면 클래스의 스타일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관을 봅시다.
북미, 중세 판타지의 게임들은 클래스의 구분이 명확하고 역할이 애초에 정해져있습니다. 잠재적으로 이미 캐릭터를 만드는 순간 할 일이 정해져있다는 겁니다. 사제는 힐이 가능하고 데미지와 맷집이 약하므로 당연히 힐러, 기사나 전사 같은 캐릭터들은 체력이 높고 아머가 높으니 탱커, 궁수나 마법사는 데미지가 높으니 딜러, 이런 식으로 애초에 할 일이 정해져 있다는 거죠.
하지만 무협은 그렇지 않습니다. 클래스의 다양성이라기보다 사용하는 무기, 기술에 따라 분류가 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전부 다 강해지는 게 목표입니다. 협력 플레이라고 할지라도 대부분 공격 위주의 스킬들이 즐비한 게임들이 많습니다.
근데 왜 블앤소에 탱/딜/힐이 들어가면 안 되냐? 넣자하면 못 넣는 것 아닙니다. 그러나 게임 캐릭터들의 특성과 스킬들을 보십시오. 탱/딜/힐이 들어가면 어떻겠습니까? 굳이 다른 게임과 차별화 해가면서 만든 게임인데, 이제 와서 탱/딜/힐 시스템 구축하면 블앤소는 가치가 없어지는 겁니다. 차라리 그걸로 리니지3나 만들었으면 했지요.
아무튼 탱/딜/힐이 삼위일체의 완벽한 사냥 방식이기는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밀어 붙이기에는 다소 뒷심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RPG들 외에, 우리는 그래픽과 사운드, 캐릭터, 몬스터만 RPG들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로써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탱/딜/힐이 생긴다고 할지라도 블앤소는 할 겁니다. 그렇지만 다른 분들이 밸런스 게시판에서 의견 내놓은 것처럼 NC 소프트라면 신선하고 적당한 사냥 시스템을 내놓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