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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루나의 항해궤적 번외편 - 만남의 베네치아 (1)

루나카인
댓글: 12 개
조회: 627
추천: 4
2006-05-24 11:01:56
뱃사람 답지 않게 흰 블라우스와 검은 조끼, 검은 바지를 단정하게 차려입은 청년은 선장실 앞까지 뚜벅뚜벅 걸어갔다.

어째선지 평소에 들리던 '꺄악~ 미소년 발견!' 이라던가 '다음 도시의 미형 리스트는 어따 뒀더라?' 같은 제독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난처한 소란이 들리지 않는 것이, 또 무슨 말썽을 피우려고 하는건지 청년의 입장으로서는 불안하기만 하다.

지나치게 조용한 방은, 오히려 그의 불안함을 부추길 뿐.


"제독? 들어갑니다."


이상하다. '들어와~'같은 답변이 없다.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혀 문을 벌컥 열었다.

그리고 사람의 흔적이 없는 방을 보고는 아연실색해 손에 들고있던 항해도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베네치아에서 출발하기 전 정리했던 방이 그대로인 모습은, 제독의 생활태도를 생각해보면 절대로 있을 수 없다.

그렇다는 것은....?


"......맙소사. 설마 베네치아에 두고 온건가.....!? 배 지금 당장 돌려!!"


황혼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아름다운 베네치아에 도착한 뒤 관광을 하겠다고 잔뜩 들뜬 제독의 모습이 떠올랐다.

분명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이곳저곳을 찔러다니고 있었겠지.

이번 교역품은 유리제품이였기 때문에 선원들에게 조심하라고 닦달하다가 까맣게 잊고 말았나보다.

배가 출발하기 전, 자기 방에 제대로 있는지 확인을 했어야 하는데...!

약속시간은 거의 칼같이 지키는 사람이였기에, 별다른 생각 없이 항구를 떠난 자신의 책임이다.

지금부터 배를 돌려도, 이탈리아 반도 부근은 악명이 자자한 역풍과 역조류 지대이기 때문에 베네치아에는 빨라야 다음날 아침에나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해가 저물어가는 바다를 바라보며 청년은 신에게 빌고 또 빌었다.


'제발, 그 바보 제독이 미형에게 홀려 납치범이 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걱정하는 부분이 일반인과 약간 다른건 기분 탓일까?







루나의 항해궤적

번외편 - 만남의 베네치아 (1)








"......어라, 배가 없네?"


배가 있어야 할 자리를 보며, 저녁임에도 북적이는 항구 한켠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소녀가 있었다.

고급스러운 사슴가죽으로 장식한 패티코트를 입은 모습을 봐선 꽤 부유한 부류의 인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교한 세공이 들어간 안경을 고쳐 쓰며, 갓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붉은 바다를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과연 무역 중심지, 미형도 많아서 좋아라 구경하다 보니 항구와는 완전 반대편... 후아, 그래도 그렇지 제독인 날 버리고 가는게 어디있담."


과연 베네치아,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이런곳을 관광해주지 않으면 도시에게 너무 미안해! 라고 외치며 배에서 뛰쳐나와 즐겁게 논 것 까진 좋았다.

확실히 신신당부한 시간보다 세시간도 넘게 늦게 간 자기의 잘못이 있는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일단, 제독인데.


핀네스 -엘리오스 호의 제독인 루나는 아득한 시선으로 바다 너머에서 눈길을 돌렸다.

어차피 오늘 배 타기는 글러먹었다.

그렇다고 미아가 되는 빠른 지름길인 '이곳저곳에서 우왕좌왕하기'를 실천할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다.

파트너가 자신이 없는것을 발견해 배를 돌릴 때 까지 어딘가 한쪽에 얌전히 있는게 최선책일 것이다.

.......배에 없는걸 알아차리면 돌아오겠지, 아마도?


불행중 다행으로, 지갑에는 돈이 좀 들어있다.

'쓸떼없는거 질러왔다간 다음달 용돈은 없어욧!'이라며 챙겨주던 파트너씨가 떠오른다.

물가에 애 혼자 내놓는 것 같은 표정이 아직도 생생해서, 왠지 조오-금 미안해진다.

하지만 오늘도 일을 저질러 버렸으니, 뭐 어쩔 수 없나.


"그런데 여관은 어디고 주점은 또 어디래. 어느쪽이든 가야 밥을 먹던 잠을 자던 하는데...."


빼어난 경관과 사람에게 눈이 빼앗겨 어디에 무슨 시설이 붙어있는지는 하나도 안 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해가 완전히 저물면 골치가 아프기 때문에 후딱 찾아 들어가는게 정신건강에도 좋을텐데.

역사가 오랜 도시는 멋지긴 하지만, 구조가 복잡해서 탈이란 말이지.






========


무려, 소설판 항해궤적입니다, 깔깔깔;;;
으음, 실은 CJ에서 하는 부관 이벤트의 에피소드 쪽으로 올려볼까 고민했습니다만.....

그럼 29일까지 다 써야된다는 말이잖앗;ㅂ;!!!
고로 귀찮아서 패스....(케혹)

대략 카툰 설정을 기본으로 가는 소설이기에 '번외'라고 적어놨습니다.
베네치아편 이후에 연작 가능성은, 꽤 낮을겁니다.(웃음)
분량이 좀 심하게 적다!!!! 라고 외치고 싶지만..... 그냥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면 안될까요...OTL

쓰다 보니, 처음 베네치아 갔을때가 생각나네요.
리스본이나 북해와는 달리, 멋진 노을이 지는 도시!
카메라 시점을 휙휙 돌리며 혼자 좋아라 뛰어다녔던 기억이.....
(역풍 때문에 빌빌거리며 고생했던건 기억하고 싶지 않삼;;;;)
여러분께선 처음 베네치아에 갔을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Lv20 루나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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