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기 뭐꼬?"
고참 중 하나가 입을 다물질 못하며 물었다.
그들 앞에는 지금 엄청난 물품이 쌓여있었다. 카를도 눈으로 보고있는게 믿겨지지 않는지 연신 눈을 비벼댔다. 쟌느는 역시 여자답게 이것저것 예쁜 물품을 찾아보고있었다. 그들이 지금 보고있는것은 바로 해적선에서 뜯어온 물품이었다.
"해적선이 아니라 보물선인데?"
아를의 솔직한 한마디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레미가 한마디 했다.
"그게 아니라 어디서 한탕하고 오다가 우리한테 또 덤벼들었나보지 뭐."
"아버지!! 저 이거 꼭갖고싶어요!"
이미 저 보물더미 위에서는 쟌느가 앉아서 눈에 불을 켜고 보석을 보고있었다.
'도대체... 저 보물로 치장을 암만해봐야 본체가 예뻐야 말이지..'
물론 쟌느가 못생긴건 아녔지만 아를은 평소 여자들의 보물에대한 탐욕에 대해서 상당한 악감정을 갖고있었다.
"흠흠.. 아무리 해적이 한탕하고 왔다고 해도 이건 너무 많지 않은가?"
카를이 간신히 정신을 차렸는지 하는 말이었다.
"그럼 두탕했나보죠 뭐?"
아를은 대충 대답했다.
"에라 이자식아!"
퍽.
레미가 뒤통수를 쳤다. 아를은 빠져나오려는 눈알을 간신히 진정시키고는 도끼눈을 켠채 레미를 쳐다보았다.
레미도 너무 세게친게 미안하긴 했는지 머리통을 긁적이다가 말했다.
"선장님 말씀은 그런게 아니라 이게 혹시 왕실의 재산이 아니냐고 물으신거란 말이다."
그 말을 들은 쟌느는 실망한 표정으로 집어들고있던 보석을 내려놓았다. 왕실의 재산이라면 가져갈 수도 없다. 개인의 재산이라면 돌려주면서 일정량을 가져가도 서로 모른척하지만 왕실의 재산은 그대로 헌납한뒤 내려지는 포상에 만족해야하는것이다. 카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내가 생각난게 바로 그것이야. 이렇게 많은 보물을 실고 다닐 가문은 거의 없네. 설령 공작가라고해도 이런 보물더미를 실어 나를 여력이 없어. 왕가의 재산이 틀림없네."
쟌느는 벌써 어깨를 축늘어뜨린채 저멀리서 하염없이 자신이 찜해놨던 보물을 쳐다보았다.
"그럼 돌려줘야겠군요?"
아를의 말에 다들 아쉬워하면서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럴 수 밖에...."
카를은 딸인 쟌느에게 보물을 주지 못하는게 안쓰러웠는지 말꼬리를 흐렸다.
항구에 도착한 뒤 항구관리에게 해적선 소탕사실과 문장을 보여주자 항구관리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배와 카를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도무지 저런 상선이 이길 상대가 아닌데라는 표정이었다.
"이.. 이 문장이 어떤 문장인지 아십니까?"
항구관리가 다소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카를은 이런일에는 문외한인지라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대수롭잖다는듯이 말했다.
"글쎄요. 저는 해적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이 문장은 바로 인도에서 실어오는 보물이 담겨있던 왕실수송선을 털어서 지명수배된 해적단의 문장입니다. 폐하께서 얼마나 노발대발하시면서 수배령을 내리셨는지 모릅니다. 이제야 한시름 덜었군요."
카를은 역시나하는 표정으로 담담히 받아들였다. 그런데 항구관리가 말을 이었다.
"엄청난 포상이 내려질 겁니다. 축하드립니다. 어쩌면... 작위까지도 가능할지도 모르지요. 적어도 왕실의 지원을 확실히 받으실수 잇을겁니다. 여기엔 공주님의 생일 선물도 포함되있었으니까요."
항구관리는 여기까지 얘기하고는 다른 배가 들어오자 그쪽으로 이동해갔다. 관리가 떠나간 자리에는 작위라는 말과 왕실의 지원이라는 말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는 카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