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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Lenia - 9

Clavis
댓글: 7 개 관리자 댓글
조회: 597
추천: 1
2006-06-13 01:09:09
그럭저럭 녀석들에게 저녁을 잘 대접한 뒤. 그날 밤.

데엥-

8번째로 종이 울렸다.

“당직순번 교체! 우현당직 기상!”

.....배에 타게 되면서 문제가 된 건...배멀미도, 비위생도 아니었다. 나를 계속해서 괴롭히는 그것은...

불면증!!....제발 잠 좀 자자! 시도 때도 없이 종을 쳐대니!


원래 선원들은 배에 타게 되면서 당직순번이라고 불리 우는 2개의 조로 나뉘어 지게 되는데, 이 조는 배의 두 사이드인 우현당직과 좌현당직으로 나누어진다. 각자는 그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 당직파트너를 가지고 있다. 당직 시간은 모래시계 와 매 반시간이 경과할 때마다 울리는 종으로 측정된다. 당직중 종이 8 번 울리면 4 시간이 지난 것이며, 당직은 끝나는 것이다. 이걸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꽤 괴로운 벌을 받게 된다. 물론 나야 클라비스의 배려로 이런 짓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저놈의 종소리와 구령소리 때문에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다. 나를 위해서 특별히 방에 방음장치를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배 전체를 울리는 저 소리는 여과 없이 들려온다.

....뭐 결국 오늘도 잠을 자기는 글렀다. 잠이 깬 김에 회계문서나 정리하고 자야겠다.

탁.

램프에 불을 붙이자 어스름한 빛이 방안을 비춘다. 배에 있는 방들 중 비교적 넓은 방이지만...수많은 가구와 문서뭉치로 더 비좁아 보인다. 사실 내 짐들의 문제가 더 크긴 하지만..

달빛과 램프의 빛으로 방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문서를 뒤적이면서 뭔가 기분 좋고 부드러운 물체가 잡혔다. 뭘까? 이런 물체가 서류 중에 존재 했었...

찍. 찌직

.....쥐다.

탁. 철컥.

뭐, 보는 사람이 있었다면 ‘꺄악’ 이라는 비명이라도 질러줘야 했겠지만..보는 사람도 없고하니 컵을 뒤집어서 쥐를 가둬버렸다.

사각사각.

.....계산이 안돼! 계산이!!

찍 찌지직.

난 쥐가 들어있는 컵을 신경질적으로 휘저어대며 절규했다. 컵에 쥐가 이리저리 부딪히는 무게감을 즐기며 나는 계속 컵을 휘저어댔다.

몇 시간 동안 그런 행위를 계속하며 문서작성을 하고 있었는데..

똑똑똑

“레니아씨 계십니까? 급한 일입니다. 계시면 들어가겠습니다!”

누구의 목소리?

“아..네..넷?”

얼결에 대답해 버렸는데...

덜컹

“그럼 죄송하지만 들어가겠습니다.....헉”

...대충 알만할 것 같지만..사람을 보고 그렇게 놀라는게 아니라구...

지금 막 일어난 듯이 부스스한 모습의 제임스는, 역시 부스스한 모습의 내가 란제리 차림으로 책상에 앉아 오른손에는 펜, 왼손에는 뒤집어진 컵을 계속해서 흔들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찌직. 찍

그리고 익숙한 생명체의 울음소리.

퍼어억

그가 사태를 이해하기 이전에 그는 쥐가 담긴 컵을 맞았으리라.

“꺄아아악!”

내 비명이 선내로 울려 퍼진 약 5초 후, 시끄러운 발소리와 함께 선원들이 내방으로 몰려왔다. 방에는 이불로 몸을 가리고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나와, 얼굴에 컵과 쥐가 뒤엉켜 있는 상태로 쓰러진 제임스가 있다.

선원들의 반응은 즉각적.

“너..이 자식..”

“무슨 짓을 하려고 했던 거지?”

“오! 신이시여! 이 죄인을 지옥 불에 빠뜨리소서!”

.....음.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 녀석은 저희가 잘 처리하지요. 아무쪼록 안심하시길... 그럼 좋은 아침 되세요.”

“아...저 딱히 나쁜 짓을 하시지는...”

“걱정 마십시오. *합당한* 벌을 내릴겁니다.”


이타크 준위가 조용히 인사를 건내며 문을 닫고 사라진다.

탁.

문이 닫히자마자 이불을 박차고 커튼을 젖히는 나. 밖은 서서히 햇살이 비추기 시작한다.

“드디어 도착이다...낭트...”

내가 항구 기항을 기다리는 이유는 중요하다. 물 부족으로 하루에 샤워를 한번밖에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도 그렇고..뭐...어쨌든 역사적으로 유명한 도시인 낭트로 가게 된다니 나름대로 설레 이기도 한다. 근래에는 프랑스 국왕 앙리 4세가 낭트칙령을 발표한 곳이기도 하고...,신대륙과의 무역(특히 노예무역)으로 번창 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브르타뉴 공작령의 수도! 대공궁전! 대성당! 볼거리들이 엄-청 많다!

“그나저나..아까 제임스가 중요한 일이 있다고 했었는데..무슨 일이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낭트의 풍경은 점점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제임스가 말한 중요한 일이 정말로 *중요하게*닥쳐 올줄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

PS - ......현충일을 기점으로 소설을 잔뜩써서 올리려 했지만...3달동안 컴퓨터를 안꺼두는바람에 메인보드가 나가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가끔씩 다른곳에서 접속할 짬은 생겼지만...소설을 짬은 생기지 않더군요. 오늘 컴퓨터를 수리하자마자 바로 급조해서 소설을 올리게되었습니다. 약속을 어기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PS 2 - 차라리 좀더 기다렸다 올릴걸...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갈수록 소설의 질이 떨어집니다..

Lv26 Clav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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