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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악마의발톱-7

날아라횬쓰
댓글: 4 개
조회: 417
추천: 1
2007-08-30 20:27:32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으니 불룩 나온 배가 제법 감춰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거울을 보면서 주름있는 얼굴을 보니
그리 호감은 가지 않았지만 연륜이라는 생각에 웃음을 지어
보이며 방을 나섰다.

사복을 입으면 계단이 가파르게 보여서 나도 모르게
조심하게 된다. 배를 오래탔지만 오래탔다고 배가 안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조심해야만 나를 지킬 수 있었다.
한걸음 한걸음 가뿐한 듯 조심스레 deck office로 내려왔다.

3항사와 실항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길래
뭔가를 가르치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다녀온다는 이야기만
남겼다.

“3항사, 혹시 인부들한테 연락이 와서 출항시간이 바뀌거나
하면 바로 연락하그라, 알겠제?“

“예, 선장님. 살펴가십쇼!”

“다녀오십쇼!”


데크를 나서니 선원들이 인사로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쉬엄 쉬엄 일하라는 당부의 말에 저마다 손을 저으며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장으로서 아랫사람들이
잘따라주어 고맙긴 하지만 너무 쉬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까 조마조마한 가슴이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Gang way에 이르니 라이스가 함박 웃음을 지어보였다.

“깹띤, 웰 아유 고잉?”

“홈, 홈”

“아, 홈? 유어 와이프?”

“오께이, 컴백 쉽. 투나잇”

“예스, 깹띤.”


인도네시아 타수 라이스가 현문에서 당직을 서고 있다.
절실한 이슬람 신자인 라이스는 삼술이나 와휴딘과는 조금
다른 선원이었다. 그는 매사에 항상 열심히기 때문이다.
이슬람 경전이 어떤지 나는 모르지만 그는 알라를 말하면서
모든 일에 원동력을 얻는다고 했다. 웃음도 좋고, 일 열심히
하는 것도 좋고 다 좋은데 그는 하루에 갑자기 어디를 보고
절하는 것만 빼면 정말 좋은 선원인 것 같다.

라이스와 인사하고 갱웨이를 내려왔다. 물과 철광석가루가
섞여 바닥이 붉으스름한 진흙처럼 보였다. 뒷꿈치를 들고
종종 걸음을 걸으며 밖으로 나선 나는 덩치는 크지만 이곳
저곳 녹이 슬어버린 실버비너스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너도 나와 함께 세월을 같이 살고 있구나......”


3항사가 미리 전화를 해두었는지 입구에서 선식업자가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선장님 밖으로 나가시지요?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어디까지 가십니까?“
“허, 이거 김사장 아니요. 내 본의 아니게 신세를
또 져야되겠구만. 이번에는 우리 집으로 가는게 좋을 것
같소.“

“집이 어디십니까?”

“포항역까지만 데려다주면 내 알아서 가지.”

“예, 알겠습니다.”


선식업자의 차는 스타렉스였다. 길쭉하니 은색빛깔이
참 고와보였다. 우리 배 이름이 실버비너슨데 이 놈은
실버 프린스쯤 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실버비너스가
덩치가 훨씬 크니 이 녀석은 실버 싼(Son)쯤 될려나.
실없는 생각에 실없는 웃음을 터뜨리니 선식업자도
덩달아 실없이 웃었다. 같이 웃으니 분위기가 묘해졌지만
다 그런거 아니겠냐면서 더 크게 웃어버렸다.


차는 요리조리 도로를 달렸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식업자의 이야기도 듣고 내 이야기도 해주었다. 그에게는
사업수환이겠지만 나에게는 말동무다보니 진솔한 이야기까지
나누게 되었다.

“그렇지요. 선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김사장도 그렇게 생각한다니 내 참 고맙소.”

“어디 그런 결정이 쉬우셨습니까, 듣고보니 선장님 마음이
더 이해가 갑니다.“

“내가 돈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요. 다만 그렇게 까지 하면서
나를 떠나는 아내의 마음이 궁금할 뿐이야.“

“처음에 돈 보고 결혼했다가 나중에 애 놓고 보니 기르는 것
도 힘들고, 애들은 아빠 없다고 소리 치고 많이 힘들었겠
지요?“

“내, 아내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오만, 아무리 힘들어도
애들을 포기하고, 나를 포기하는 것은 마음이 아프오. 돈이
문제가 아니잖소.“

“예, 맞지요. 몰래 가져간 돈이 문제겠습니까. 위자료가
문제겠습니까.“

“이렇게 기회가 될 때 한번이라도 아이들을 봐야 아부지
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겠소. 아내에게 더 이상
맡길 수는 없지만 친정에 보내고 일을 해결해야지.“

“그래서, 도장은 찍으실 생각이십니까?”

“서류가 다 준비됐다고 하니 찍어주는 수 밖에. 바람이
난 건 아니라고 하니 믿고는 싶은데 빼돌린 돈이랑
위자료 생각만 하면 가슴이 많이 아프오.“

“만나서 돈 이야기 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그러고 싶지만 그동안 고생한 값이라 생각하고 넘어가는게
맞지 않을까 싶소.“

“선장님은 돈 필요없으십니까? 아무리 오래 배를 탔어도
막상 나오시면 쓸 곳이 많으실텐데요. 집에 딸린 식구들도
있으시고......“

“적금 깨서 위자료 주면, 매월 월급으로 생계는 쉽게
꾸려나갈 수 있을꺼요. 당장 집을 팔지는 못하겠지만......“



깊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디를 어떻게 가는지도 까먹은 채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포항역으로 데려달라고 말했는데 김사장
은 조금 빙빙 돌면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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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늦었습니다.
교육을 받는 중이라 컴퓨터를 만질 수 없었네요^^

앞으로 시간이 되는데로 오래걸리더라도 꾸준히
업데이트 할께요.

관심 가져주시구요.

이번에 쓰인 전문용어는

Gang Way인데요. 앞전에 말씀 드린 Accomodation ladder의
용어랑 비슷하게 쓰이는 것으로 현측 다리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과거에 범선시대에는 인부들이 화물을 들고
오르락 내리락 했기 때문에 'Gang (인부)' 이란 단어를 써서
인부들이 왔다 갔다 하는 다리라는 용어로 갱웨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요즘 선박에서도 갱웨이 라고 부르고 있구요, 배에 올라갈 때
배에서 내려갈 때 쓰는 다리입니다.

어렵지 않죠? ^^;;;;;;;;;;;;;;

Lv2 날아라횬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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