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프로들도 무과금 도전 안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우스갯 소리가 아니라 사실이다.
하스스톤의 카드들은 하나같이 다 기본 공식이 있다. 코스트*2 + 1 = 공체합
바닐라 스탯으로 보면 2코짜리 민물 악어가 2/3 인 이유겠지.
+1은 종종 +@로 바뀌어 나타나고 그 @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서 다시 공체합이 조정된다.
코볼트 흙점쟁이 같은 경우 2코짜리 면서 2/2에 주문 공격 +1이 붙은 예가 +@의 기본 예라고 본다.
@에 따른 공체합 조절로 밸런스를 맞춰가는거고 혹은 @ 자체를 조절하면서 게임의 재미를 유도하는거지.
@자체를 조절하는 예는 요정용과 랩터를 고른다는 가정에서 야수컨셉을 잡는 직업군은 랩터를 선호하고
야수의 이득을 취하지 못하는 직업군은 요정용을 고르기에 요정용이 +@가 있음에도 종족 자체의 메리트로
내버려두었던 예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지금처럼 용족에 대한 컨셉이 잡혀있지 않던 시절의 예다.
여기에 직업의 특성을 살려주려고 직업 카드들은 +@가 좀 더 좋거나 비슷한 +@에 공체합이 약간 더 좋은 정도로
직업 카드 사용과 영웅능력으로 인한 덱 구성과 선택의 재미를 부여한다.
근데 지금의 하스스톤에는 새로운 카드들이 나오면서 오리지널의 바닐라 스탯 카드들은 완전히 배제된다.
우리가 처음에 애용했던 누누와 갓센진 등의 카드들은 사기축에도 끼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지.
흔히들 이야기하는 기계소환로봇과 민물 악어가 대표적 예다.
이전의 요정용과 랩터의 비교에서와 같다고 하기엔 기소봇의 +@는 굉장한 메리트를 지닌다.
랩터와 요정용의 비교와는 다르게 종족 특성까지 메리트를 받으며 민물악어의 야수 메리트를 동일하게 가지면서도
@가 되어버린다. 만약 컨셉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너프를 계획한다면 2/2가 되거나
공체합은 그대로 둔채 기계소환로봇이 아닌 기계소환기술자 등으로 기계가 아닌 종족이 되어야겠지.
기계소환로봇이 사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게 결코 아니다.
(물론 기계소환로봇은 하나의 예시일뿐 기계소환로봇만 가지고 논하고 있는 것도 아니란 사실을 다들 알거라 믿는다.)
그건 내가 판단해서 고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어느 시대에나 메타는 존재하며
또 그걸 잘 이용하는게 유저의 실력이니까. 사기성이 짙은 카드가 안나올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면 게임에 전부 고만고만한 카드들만 있거나 가성비가 장땡인 시대가 도래하겠지.
무언가 뒤집어 엎을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한건 부인할 수 없다.
대신 그것을 카운터 하면서 멋진 한판을 노리고 싶은 것도 유저의 마음이고.
결국 우리가 재밌는 한판을 하고 싶기에 다양한 효과와 능력을 자랑하는 카드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민물 악어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판을 뒤집는 것은 언제나 +1이면 족하다. 1데미지를 더해 항복을 받아내고, 1체력이 남아 필드를 유지한다.
우리는 1점 차 승부에 승패와 관계없이 스릴과 재미를 느낀다.
어느 한쪽이 손댈 수 없이 강력하다면 결국 판은 무너진다.
과금을 한 유저는 게임을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어야한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한 유저는 더 많은 덱을 보유하고, 더 예쁜 황금 카드를 가지고, 더 다양한 컨셉의 덱을 이용해야한다.
하지만 그것이 승패와 관련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수 많은 온라인 RPG에서 과금으로 캐릭터의 능력이 무자비하게 상승하는 게임들을 보며 욕을 한다.
하물며 하스스톤은 RPG도 아니다. 확장팩이 나오면 기존의 장비를 버려야하는 게임도 아니고
이름 없는 카드들은 초반에 쓰고 버려야하는 것도 아니다.
이대로라면 카드의 갯수가 아무리 늘어나봐야 덱의 다양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버려질 뿐이다.
그 자리는 새로운 카드들로만 가득차서 고만고만한 덱들만 판치겠지.
또 이대로라면 확장팩이 한두번 더 나오면 신규유저는 단 1승도 거두기 힘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나가떨어지고 결국 그들만의 리그가 된다.
더 강력한 카드로 과금을 유도하면 망하는 시나리오로 가게 된다. 더 재밌는 카드로 미래를 유도해주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하스스톤도 결국엔 민물악어처럼 어디에도 살 수 없겠지.
지금은 프로들도 무과금 도전 안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상기의 이유로 이것은 우스갯 소리가 아니라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