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PBE 패치로,
다리우스
가렌
모데카이저
스카너
이 4가지 종류의 챔피언이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리메이크라고는 하지만 단언컨대, 지금까지 라이엇에서 진행한 패치 중 최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승률과 성능의 문제가 아닙니다.
승률과 성능의 문제라면 수치 조정으로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죠. (그 일례가 지금 엘리스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승률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챔프 하나 잡고 궁극기 데미지를 3배로 늘리면 승률 당장이라도 1등할 수 있을껍니다. 승률이 높다고해서 절대 좋은 리메이크라고 볼 수 없고, 반대로 승률이 낮다고 해서 절대로 망한 리메이크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수치가 잘못 정해진 것 뿐인 겁니다.
그렇다면 제가 이번 리메이크가 최악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뭘까요?
지금부터 제가 생각하는 이번 리메이크의 문제점을 먼저 4 챔피언 중 하나인 스카너를 통해 지적해보겠습니다.
-유저의 더 나은 플레이 = 좋은 성능
우리는 우리가 더 나은 플레이, 선택을 통해 챔피언의 더 좋은 성능을 끌어냈을 때 만족감을 느낀다.
예컨대, 리신의 q를 못 맞췄을 때보다 맞춰서 데미지를 넣고 이동기를 얻었을 때,또 그 음파가 인섹킥으로 이어져 한타에 승리했을 때 우리는 보통 성취감을 느낍니다. 반면, 우리가 실수로 인해 인섹킥으로 아무무를 차서 한타에 패배했을 때, 또는 아예 음파도 맞추지 못했을 때 우리는 반대로 아쉬움을 느끼게 되죠. 니달리의 창도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창을 맞추는 플레이를 한다면 더 쉽게 추격하고 강한 공격을 넣을 수 있는데, 맞추지 못하면 마나만 버리는 꼴이 되죠.
이러한 더 나은 플레이 = 좋은 성능의 공식이 성립하는 챔피언일수록 유저의 노력 -> 승리로 가는 방향이 명확해지기 때문에 플레이하는 유저에게 만족감과 재미를 줍니다.
구 스카너를 한 번 볼까요. 구 스카너는 평타 공격을 할 때마다 모든 스킬의 쿨타임이 감소했죠. 따라서 유저가 얼마나 평타 공격을 넣었느냐에 따라서 스카너의 W 쉴드량, E의 힐량과 Q의공격력, 슬로우 지속시간이 결정되었으며 유저가 더 잘 무빙샷을 할 수록 더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궁극기의 시간도 감소해 더 자주 갱킹을 갈 수 있는 요소이기도 했죠.
즉 구스카너는 더 많은 평타(유저의 더 나은 플레이) = 더 좋은 성능의 공식이 분명하게 성립하는 챔피언이었습니다.
따라서 스카너 유저에겐 보다 적에게 잘 붙을 수 있는 컨트롤을 늘린다면 승률이 올라가는 것이 직관적으로 모두에게 이해 되었고, 아이템 선택에서도 공격속도 증가와 쿨타임감소, 이동 속도 증가가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해보였습니다. 챔프의 성능을 올리고 낮추는 데 유저의 선택이 주요했고 분명했죠.
또한 팀원의 입장에서도 스카너의 스킬셋이 근접으로 붙어서 스킬을 사용할 때 유리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기에궁극기를 사용하러 올 때까지 적라이너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CC를 걸어 호응하거나, 슈렐을 사용하여 같이 달려드는 등의 플레이를 한다면 이 게임을 이길 확률이 늘겠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한번의 리메이크를 거쳤을 때 더 많은 평타(유저의 더 나은 플레이) = 더 좋은 성능의 공식이 조금 더 불명확해졌음에도,좀 아쉽긴 했지만 여전히 q에는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가 있었고, 수정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여지는 충분했기에 유저가 관여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패치는?
가장 큰 변경점 중 하나. 수정이라는 이상한 패시브가 생겼더군요. 유저가 위치를 고르는 능력도 아니며, 더욱이 스카너는 어떤 한 장소에 오랫동안 수성하는 포지션도 아닙니다. (만약 직스나 애니비아가 이러한 패시브를 가지고 미드 타워 옆에 수정을 설치할 수 있었다면 다른 이야기겠죠. 초당 마나의 3%를 채워주는데) 헌데 이런 패시브를 가지게 되면 다음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 유저의 노력과 상관 없이 게임의 결과가 갈릴 수 있음
적 리신이 카정을 왔을 때,
1) 운이 좋아 패시브 수정산이 블루지역에 생겼다고 가정해봅시다. 운이 좋았던 스카너는 리신과 싸워 승리했고, 킬을 얻어 스노볼링을 굴리고 승리에 가까워 질 수 있겠죠.
2)반대로 패시브 수정산이 레드지역에 생겼다면? 봇지역에서 리시를 받아야 했던 스카너는 어쩔 수 없이 블루를 먹다가 리신에게 사망하고 스노볼이 굴러 패배에 가까워 질 수 있겠죠.
이렇듯 스카너가 이기고 지는 이유가 스카너가 선택한 컨트롤, 아이템과 별개로 게임에서 랜덤으로 지정한 요소로 인해 결정된다면 이 챔피언을 플레이 하는 유저의 만족감은 이겨도, 져도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얻은 승리도 패배도 아니니까요. 그나마 버프에 관해서는 시작할 때 레드를 먹을지 블루를 먹을 지 선택할 수 라도 있지, 적 넥서스 앞에서의 싸움에서 스카너가 무슨 짓을 해야 패시브 활용을 할 수 있겠습니까?
◆챔프의 범용성이 극단적으로 감소
구 스카너의 경우,
붙어서 싸우면 유리하며, 팀원에게 호응하기 좋고 이니시에 좋은 궁극기가 있는 전사형 챔피언정도 였기에 비주류이긴 해도 얼마든지 탑에도 갈 수 있었습니다. 미드도 있었구요. (당시 e에는 힐까지 붙어있었죠) 하지만 지금처럼
변한다면(아마 수정산은 거의 정글에 등장하는 듯 보이더군요) 그냥 정글이나 돌아라 하고 딱 못 박았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듭니다.
이게 다른 챔피언 넷도 마찬가지인게,
가렌에 빌런? 같은게 생겼는데 전에 죽인 챔피언 하나를 대상으로 강해진다는 건 정말 챔피언을 망치는 지름길 입니다.
지금 가렌의 경우 무슨 방어템을 가던 가면 추가로 높은 방어력을 얻게 된다는 점, 또 공격 아이템을 간다면 방어구 관통력 아이템, 치명타 아이템까지을 활용하면 좋다는 것이 직관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 빌런 시스템은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도 유저에 의해 강화될 수도, 약화 될 수 도 없죠.
재수가 없어서 적 원딜 잡으러 가다가 태불망에 적 탱커가 죽어서 탱커가 빌런이 되고 원딜에게 추가 데미지를 넣을 수 없다면? 이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또 밸런싱을 할 때에도, 가렌은 유저 마음대로 지정하는 것도 불가능한 빌런 기준으로 패치를 해야할 지 그냥 가렌으로 패치를 해야할 지 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가렌을 기준으로 상향을 하자니 빌런 상대로는 너무 강해져버리고, 그렇다고 빌런 기준으로 너프를 하자니 빌런을 자기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굉장히 애매해집니다.
최근 라이엇이 게임 시스템적인 부분이 아닌 거의 '예능적인 컨셉'에 굉장히 집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빌런'이나
'새로 생긴 스카너 패시브'
'4방향에서 때려야만 발동되는 피오라 궁극기'
등 도대체 게임 시스템적으로는 유저가 활용하기 굉장히 어려운 것들을 스토리적으로 괜찮으니 이용해 챔프를 리메이크하는 데 정말 개발자들이 다 아픈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개발자노트도 가관인 게, 분명히 모든 챔피언은 다 다르고, 개별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돌격형 전사 챔피언을 '튼튼하고 강력하지만 기동성이 떨어지고 어쩌구~'로 한 번에 묶어 버리면 어쩌자는 겁니까? 그래서 대쉬기가 없었지만 높은 이동속도를 바탕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었던 스카너와 가렌의 이동능력을 너프했더군요. (스카너 기본이속 감소, 가렌 용기시 이동속도 감소) 그건 모데카이저와 다리우스의 특성이었지, 스카너와 가렌의 특성이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이 4명 챔피언 마다 각각의 뚜벅이 색깔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스카너는 붙으면 적 한 명을 붙잡아 납치할 수 있는 능력과 강력한 전투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대쉬기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강력한 이동속도 증가기를 가진 챔피언이었으며
가렌은 굉장히 강력한 탱킹 보너스와 CC 감소 보너스를 가진 대신 대쉬기와 하드 CC를 주지 않고, 이동속도 증가기를 주어 지속적으로 달라붙으며 괴롭히다 궁극기로 내려찍는 챔피언이었고,
모데카이저는 제가 많이 해보진 않아 잘 모르지만, 봤을 때 드는 느낌은 딜러이기에 적이 물러 오면 뒤로 도망가지 않겠다, 맞서겠다라는 느낌, 강력한 스킬 구성을 가졌지만 그 대신 기동성을 잃은 챔피언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리우스는 가렌과 달리 지속적으로 달라붙는 챔이 아닌 폭딜에 특화 되어, 그냥 잡히면 죽는다. 도망가라. 컨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네 챔피언을 '튼튼하고 기동성 떨어짐' 이라는 카테고리 하나로 묶어 이렇게 패치를 한다는 것, 정말 옳은 것일까요?
저는 챔피언의 개성을 깍아 내리고 플레이하는 유저의 만족감을 감소시키는 패치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