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에어가 심각하다.
승률 최하위인 스베누에게도 지더니,
준프로인 아나키한테도 탈탈 털렸다.
삼억제기 밀고도 지기 일수다.
스프링 시즌 시절 플레이오프까지 갔던 팀이 왜 이렇게 망가진 걸까.
더 재밌는 점은 이렇게 맛이 간 팀은 흔히 분석글이 도배되기 마련인데,
진에어는 이런 글조차 없다.
수면제, 드러눕기, 노잼메타를 만들던 이들이라 애초에 사람들 사이에도 인기가 적기 때문이다.
똥글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준다면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게 현실.
진에어의 문제점을 한 번 분석해보고자 한다.
1. 개성을 잃은 선수들
원래 참돔갓은 사파 탑솔로 유명했다.
탑퀸을 대회에서 처음을 꺼냈고(망했지만)
과거 AP 사이온부터, 고인 취급받던 아트록스에,
서폿으로나 쓰던 모르가나를 탑으로 등등...
그래서 한 때 롤계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지 않았던가.
하지만 스프링부터 참돔갓은 변했다.
늘 안정적이고 파밍만하고, 딜교도 안하고,
챔프도 언제나 예측 가능한 패턴 안에서 놀았다.
그러니 변수가 생기질 않는다.
오죽하면 라이즈를 풀어주겠는가.
어차피 넌 이런 거 안 하잖아? 라는 타팀의 생각인 것이다.
스프링 때 SKT 상대로 참돔이 탑트런들이라는 픽을 꺼냈을 때가 생각난다.
당시 졌지만 하이라이트에도 나올 만큼 대단한 활약을 했다.
비록 페이커의 애니비아 때문에 졌지만,
내 기억으로 마지막으로 본 참돔갓의 대활약이었다.
갱맘은 클템도 말하지만 변태적 픽의 선구자라고 한다.
빅토르가 대세가 되기 전부터, 갱맘은 픽창에 빅토르를 띄우며 가능성을 내놓았던 선수.
하지만 코치진의 만류인지 항상 제라스만 했다.
그리고 버텼다.
그러니 변수가 생기질 않는다.
미드빵 대회에서도 호성적을 거뒀던 걸로 아는데,
딜교 능력 자체가 부족한 선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안정적으로 버티니까 딜교를 안하는 것뿐.
탑 미드가 버티기만 하고, 주도권도 없으니
KT처럼 카정 중심 플레이를 해도 속수무책이고,
봇으로 몰려와서 다이브를 쳐도 한발 늦는다.
결국 정글러 체이서 말고 변수 생성 능력이 없다.
변수가 없으니 버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체이서의 캐리력이 높아질수록 진에어 전체가 무기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2. 이상한 한타
진에어의 최근 한타를 보면 참돔이 들어가고 짤리고 망하는 그림이 자주 나온다.
트레이스의 이니쉬 능력의 부족으로 볼 수도 있고,
팀의 호흡으로 볼 수도 있다.
대체적인 그림이 참돔은 들어가는데 팀은 주저하는 모습들이다.
그리고 대체로 이런 패턴으로 한타가 망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트레이스 말고는 이런 변수를 시도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예측이 뻔하니 안 당해주거나, 역습당하니 다들 방황하는 것이다.
즉 트레이스 말고는 아무도 싸움을 걸지 않는다.
가끔 체이서의 그라가스 정도.
그래서 잿불거인 메타 때는 성적이 지금처럼 처참하진 않았다.
세주아니는 이니쉬가 가능했으니까.
반대로 체이서가 니달리처럼 이니쉬가 안 되는 챔프 하면 후반 가서 지고 만다.
아무리 유리해도 역전당한다.
트레이스의 이니쉬에 문제가 있다면 역할을 분담할 수도 있는 게 아닌가.
팀이란 이렇게 서로를 보완하는 존재가 아니던가.
SKT의 울프 알리처럼, 서폿이 이니쉬를 할 수도 있지 않은가.
KT전 때 나그네처럼 카시가 앞 점멸 궁 석화로 미드가 열 수도 있지 않은가.
트레이스 개인의 문제로만 몰고 가기엔 너무 문제가 복잡해 보인다.
3. 오더 능력의 부족
진에어 게임이 노잼인 이유는 내가 보기엔 이렇다.
목표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무엇을 하고, 어떤 단계로 나아가며, 무엇을 할지에 대한
거시적인 전략이 없다.
순간순간에 대한 갱킹과 같은 지엽적인 판단만 있을 뿐이다.
그저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거나,
풀템 나올 때까지 파밍만 할 뿐.
그런데, 그렇게 풀템 뽑아서 어쩔 건데?
풀템 뽑으면 이기나? 오히려 마오카이 잉여될 텐데?
어쨌든 이러니 진에어 경기가 노잼이라고 사람들이 까는 것이다.
예컨대 쿠 상대로 삼억제기 역전승한 KT를 보자.
말렸어도 그들의 목표는 명확했다.
삼수해서라도 코그모를 키우자!
옳고 그르든 거시적인 전략이 확고했으니 가능한 게임이었다고 본다.
3. 변하지 않는 팀 혹은 코치진
IEM, MSI를 거친 후 한국팀은 점점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에어는 중요한 대회 때는 여전히 제라스를 꺼내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변화가 없다.
그들도 노력은 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크림을 하다가 결론을 내린 건지 포기하고
이렇게 돌아온 게 아닐까 싶다.
난 묻고 싶기도 하다.
“돌아와도 여전히 제자리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어쩌면 코치인 천정희의 성향이 아닐까 싶기도.
워3 시절, 언데드 메타가 이리저리 변하며
루시퍼가 멀티도 하고, 매지컬도 뽑으며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끝까지 코일 노바와 엠신공으로 버티던.
잘하는 걸 잘하자는 것도 나쁜 생각은 아니지만,
남들은 그 동안 못 하던 것까지 잘하고 있으니까.
마치며.
난 진에어 팬이 아니다.
하지만 매경기마다 패배하며 절망하는 표정들을 보니 너무 안타깝더라.
사실 진에어의 근본적인 문제는 이기고 지고가 아니다.
롤챔보던 사람들이 진에어 경기만 되면 자리를 뜬다.
지루하고 재미없으니까.
보는 사람들이 이렇게 느낀다면, 하는 사람도 마찬 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저도 좋으니까, 본인들이 좋아하는 대로, 한 번쯤 게임을 즐기며 플레이했으면 싶다.
진짜 이렇게 하자는 건 아니지만,
뜬금없이 참돔갓이 아트록스로 마오카이를 퍽퍽 썰고,
갱맘이 말자하로 앞점멸 궁으로 제압하는 동안 체이서가 킬을 만들어먹는 등등.
저도 좋으니까 재밌었으면 좋겠어.
우리에게도, 선수들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