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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글러에 대한 책임 전가?! - CJ Blaze 헬리오스를 중심으로

Creator01
댓글: 16 개
조회: 2616
추천: 24
2013-08-09 11:26:09

 

이번 챔피언스 8강에서 오랜만에 명경기가 나왔습니다.

KT Bullets Vs CJ Blaze의 경기가 그것이었죠.

스토리도 많고 갚아야될 것도 많고, 실력도 최상위권인 두 팀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멋진 경기를 펼쳤습니다.

 

블라인드 픽까지 가는 혈투 끝에 마지막에 살아남은 자는 KT Bullets였습니다.

CJ Blaze는 아직까지 지난 결승에서 한계를 드러냈던 자신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크게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지난번 MVP Ozone의 결승전 매니아 칼럼을 썼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LoL이라는 게임에서 패배의 요인을 일부에 집중시키려고 하는 것을 보았고 그 모습들이 어디에선가 많이 보던 것이었기에 기분이 좀 씁쓸했었습니다. 어찌보면 그 때 써야했던 글을 지금 쓰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일반적인 솔랭이나 노멀에서, 정확히 구분짓자면 코칭스태프와 감독과의 전략 피드백이 이루어지고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팀원들과의 게임을 못하는 수준의 게임에서는 패배의 요인은 일부에게 한정될 수 있습니다. 왜냐면 그것은 각자가 각자의 생각대로 행동했고 그렇기에 결과론적인 측면에서 파고들면 반드시 누군가가 명확한 실수를 했음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러나 위의 요건이 충족된, 프로 수준의 팀의 패배와 승리는 그 의미가 다릅니다. 패배던 승리던, 그 팀의 승리는 말 그대로 '팀 전체의 소통과 전술, 전략의 승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어느 선수에게 패배의 원인 제공을 했다고 말을 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것이 전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픽밴이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 대결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니까요.

 

 

 

 

8강전에서 드러난 롤판의 오래된 논란거리 - 정글러는 노예인가?

 

 

정글러에 대한 그간 롤판의 의견은 다음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정글러는 라인전의 유불리를 극복하게 도와주고 게임의 판을 만드는 운영의 핵심이다.

2) 정글러는 '제4 라이너'이며 운영도 중요하지만 게임에서 정글러의 성장 유무와 활약에 따라 게임을 지배할 수 있다.

 

이번 8강에 붙이자면 이것은

 

'헬리오스(서포팅 정글)이냐? vs 이전의 인섹(캐리형 정글)이냐?'라고 할 수 있겠군요.

 

그리고 그 팀의 정글러가 어떤 성향이냐를 파악하는 것은 생각외로 간단합니다.

정글러의 cs를 비교하면 됩니다. 글골이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아군 탑이나 미드, 봇의 cs가 좀 밀리는데 그 cs 정도의 차이를 정글러가 더 가지고 있다면? 그렇습니다. 라인 커버같은 것을 할 때 정글러가 그것을 어느 정도 담당한 것입니다. 혹은 미드가 더티 파밍을 조금 더 참고 정글러에게 양보했다던가요. 그리고 프로급에서는 이러한 소통을 하기에, 어느 정도 '우선 순위'를 두고 파밍을 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CJ Blaze의 플레임과 앰비션이 있겠군요. cs 먹는 능력을 떠나 그들에게 많은 cs를 몰아주는 운영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니까요.

 

 

 

헬리오스의 위치는 거지형 서포팅 정글러다 - 블라인드픽

 

 

블레이즈 패배의 요인이라고 꼽는 가장 많은 것이 바로 헬리오스의 역할 실패입니다.

'서포팅형 정글러'의 모습을 보이며 가난하지만 스킬 효율이 좋은 챔피언들을 통해 아군 라인을 커버하고 한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던 것이 그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블레이즈가 패배할 때마다, 헬리오스는 고스란히 그 짐을 본인이 다 떠맡아야 했죠. 대부분 블레이즈의 패배에는 헬리오스가 그 원흉이라고 자주 등장합니다.

 

하지만 필자는 고인 웅덩이가 썩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이제 이렇게 패배하는 것은 단순히 헬리오스의 탓이 아니라는 것이죠.

 

블라인드 픽에서 CJ의 픽은 이렇습니다.

 

탑 블라디미르

미드 카서스

정글 리신

바텀 애쉬 & 소나

 

이에 대항하는 KT의 픽은

 

탑 쉔

미드 제드

정글 엘리스

바텀 트위치 & 소나

 

여기서 일단 고려해야할 점은 다음의 것입니다.

 

1) CJ는 1, 2, 3, 4 경기 통틀어 쉽게 가져간 경기가 2경기 하나 밖에 없으며 나머지 경기는 힘겹게 역전했거나 KT의 운영에 당해서 패배했다.

2) 그간 수많은 경기에 노출되었던 Blaze이기에, 그들의 전략은 이미 많은 팀의 코칭 스태프들에게 익히 알려져 있다. (시청자들도 전문가처럼 아는 수준인데 코칭 스태프가 모를 이유가 없음)

 

필자는 블라인드 픽을 보고 블레이즈의 패배를 생각했습니다.

이건 어렵겠구나... 라구요.

 

그것은 많은 분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애쉬의 픽 요인도 아니었습니다.

블레이즈의 '컨셉'을 보고 그렇게 생각한 것이죠.

 

블레이즈의 컨셉은... 3캐리 전략(애쉬-카서스-블라디미르)이었고,

그냥 3캐리가 아니라 정글러를 '혹사'시키는 3캐리였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헬리오스의 위치라 생각해 봅시다.

리신이 가장 강력한 초중반, 아군 라이너와의 호응을 생각해 보았을 때... 최상의 시너지가 나오는 챔프가 하나라도 보이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블라디미르, 카서스, 애쉬&소나. 애쉬&소나가 그나마 나은 수준이며 블라디미르 카서스는 사실상 상대방의 무리가 아닌 이상에는 리신이라도 갱킹 성공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이것은 역갱킹이라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에 맞물려 상대의 픽이 저렇게 나옵니다.

그리고 헬리오스는 생각합니다.

 

 

쉔 + 엘리스 vs 블라디 + 리신 : 왼쪽이 훨씬 상황 만들기가 수월하며, 역갱시에도 화력이 우수합니다.

 

제드 + 엘리스 vs 카서스 + 리신 : 주도권은 제드쪽에서 거의 항상 쥐고 있으며, 유틸 측면에서 제드 쪽을 카서스가 따라잡기 힘듭니다.

 

트위치&소나 + 엘리스 vs 애쉬&소나 + 리신 : 6레벨 이후 그나마 5vs5싸움이 가능합니다. 애쉬의 성공적인 이니시에이팅 이후 리신의 연계라면 충분히 한 챔프는 순삭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헬리오스는 초반에 정글링을 마친 뒤 포인트를 바텀으로 잡았습니다.

문제는 카카오가 그 생각을 못했을까? 라는 것이죠.

 

'6렙 전에 한 번 잡아놓고 스노우볼 하면 되잖아?'

 

그리고 여지 없이 카카오의 역갱으로 시작되어 손해를 봣던 바텀이 쉔+트위치에 먼저 킬을 따였고, 수세적인 챔피언인 블라디와 카서스는 자신들이 성장하는데 정신이 없고 게임의 판에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조합적 측면에서 '초중반'에 강한 리신을 '초반에 약하고 호응도 안좋음'조합에 서포팅 정글러로 기용한 블레이즈. 글쎄요. 너무 자신들의 운영 능력을 과신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분명 블라인드픽 전에 코칭스태프와 회의가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저는 왜 블레이즈가 잘 이용하는 '텔레포트를 든 AP라이너'활용을 안했을까? 생각해봅니다.

결과론적으로 애쉬의 픽까지 아쉬워지는 그런 경기 내용이 되어버렸죠. 저게 애쉬가 아니라 베인이었으면? 트위치였으면? 하는 일말의 아쉬움 말이죠.

 

돌아와서, 5경기를 보시면 리신의 어깨가 참 무겁습니다. 중반까지는 화력이 약한 블라디미르 카서스는 로밍도 쉽지 않고, 서폿이 아무리 와드를 박아댄다 해도 쉔 트위치의 은신을 통한 연계 플레이나 엘리스의 벽너머 갱킹같은 것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리신은 초반에 '갱킹'도 성공했어야 하고, 역갱킹도 성공했어야 하며, 라인 커버도 해야했고, 드래곤도 관리해야 했으며, 아이템까지 맞춰서 카서스 블라디미르의 부족한 탱킹을 분담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초반에 실패했습니다. 카서스 블라디미르 애쉬의 성장치는 다시 뒤로 후퇴합니다. 반면 코어템 1~2개만 나와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드, 쉔, 트위치는 이미 자신들이 강한 타이밍에 최대한의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느리고, 딜이 부족하며, CC도 별로 없는 챔프들로 구성된 블레이즈는

 

운영

한타

시야

 

그 어느 것에서도 KT를 이길 수 없게 됩니다.

샌님처럼 cs나 먹고 있는 블레이즈를 상대로 KT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들이 맵을 종횡무진 누볐고, 카카오의 빛나는 활약아래에 헬리오스는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5경기 헬리오스를 보면서 참 안타까워서 허접한 칼럼글 하나를 써보았습니다.

서포팅 정글러라는 표현은 사실 그 챔피언 특성이 아닌 '팀의 성향'에 기인한 정글러 유형이라고 봅니다.

 

실상 챔프의 성향에 따라 육식/초식의 구분이 이루어지고, 이후에 팀의 성향에 따라 캐리형/서포트형이 나눠진다 했을때,

 

헬리오스는 '육식-서포트형' 정글러였고

클템은 '초식-캐리형'정글러에 가깝습니다.

 

클템은 레벨링-아이템이 잘 나오는 경우가 많고 cs도 만만찮게 먹을 때가 많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는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예전 그의 쉔 정글이 있겠네요. 미드 탑의 cs를 다 뺏어먹는...

 

저는 개인적으로 헬리오스를

'육식인척 하는 - 거지형 정글러'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5경기는 이 말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선수 피지컬을 넘어서는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글러에 대한 책임 전가?!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면 '정글러는 노예'와 관련된 글도 많고 애환이 담긴 팬아트나 패러디 만화도 많습니다.

우리가 좀 더 넓은 시각으로 게임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글들도 참 많죠.

 

당신이 지금 탑을 지배하는 것은 아군 정글러가 무심히 깔아놓고 간 핑크 와드 하나 덕분일 수도 있으며

당신이 지금 미드에서 cs가 1위인 것은 서포터와 비슷한 레벨의 아군 정글러일 수도 있고

당신이 한타에서 좋은 포지셔닝을 하는 것은 부족한 아이템으로 최선의 탱킹을 해주는 정글러의 역할일 수도 있고

당신이 맵의 시야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정글러의 부가적인 도움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모든 게임의 결말이 결국 흐르고 흘러 '바다'로 귀결되는 것은 같지만,

그 승리로 향하는 과정은 굴곡질 수 있고 올라갔다가 내려갈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을 본인이 100% 해내는 판은 없습니다. 그런 판은 1vs5로 승리했을 경우가 그런 것이죠.

 

프로급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이기에 100%의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 수는 있습니다만, 그것이 팀이 아닌 선수 개인에게 비수가 되어 꽂힌다면 얼마나 슬플까요?

 

제 칼럼을 읽어주신 분들이 좀 더 너그러워지고, 한 발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LoL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본인은 오늘까지도 돌쇠 정글러를 구박하던 탑슬아치이며

      언제나 팽팽한 게임을 좋아하는 롤독교 신자이고

      인벤 세계정부의 그늘을 항상 피해다니는

      그냥 지나가던 일개 요들임을 밝힙니다.

Lv13 Creator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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