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은 비록 단명하긴 했지만 촉 최고의 책사였던 제갈량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전략가였다. 순탄치 않은 젊은 날을 보내다가 장비의 눈에 띄어 유비가 익주 땅을 얻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방통, 그리고 그의 삶의 궤적을 닮은 클템. 그래서 앞으로의 클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오늘 그는 성공적인 해설가 데뷔를 했다. 한 분야의 정점을 경험했던 데서 비롯된 깊이와 논리, 그것을 적절한 어조와 참신한 비유로 풀어내는 말솜씨, 한타때 격정적인 태도로 몰입감을 높여주는 그의 열정까지 모두 최고였다. 소위 지덕체를 모두 겸비한 군자가 세상에서 빛을 발하기란 쉽지 않다. 앞서 방통의 예를 든 것도, 주유가 요절하지 않았더라면, 장비가 뇌양현에 가 방통을 보지 못했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와룡봉추는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난세에 실력자는 드물며 설사 실력을 갖췄더라도 세상이 불러주는 그 때를 타고나지 못하면 하릴없이 재야에서 책 좀 읽고 밭농사나 일구다 생을 마감하게 된다. 시즌3는 선수 클템에게 혹독한 시련이었다. 비판인지 비난인지 분간할 수 없는 날이선 세치 혀들의 공격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가 다음 시즌에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고 CJF를 4강 이상 안착시켜줄 기수가 될만하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판단은 빠르고 정확했다. 그 결과 한때 천하를 호령했던 방통의 기개를 오늘 클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성승헌캐스터와의 합도 역대 온게임넷 캐스터 해설진 조합중 최강급이라 할만하다. 능청맞은 비유로 시청자들을 대소케하는 성승헌 캐스터와 주거니 받거니 하는 클템의 모습에서 장비를 만난 봉추의 모습이 떠올랐다면 과장일까. 새로운 조합과 시너지, 늘 똑같은 해설방식에서 벗어난 참신함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호강시켜준다.
결정적으로, 클템 그는 책읽기가 잘 돼있는 것 같다. 적절한 양과 질의 독서는 그 사람의 사상을 정돈케 하는데 언어를 가지고 업을 일구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럴것이다 . 속칭 드립캐스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성승헌 캐스터의 무시무시한 독서량은 그것을 입증한다. 클템이 가끔 구사하는 무협지나 중국고사 등을 통한 비유는 해설의 질을 높이고 시청자들의 시야를 넓혀준다. 흡사 전성기 시절의 엄재경 해설위원을 보는 것 같다. 당시 엄재경 해설위원의 문화, 예술, 역사, 사회, 철학을 아아우르는 비유와 설명, 서사가 있는 해설에 많은 이들이 큰 즐거움을 느꼈었다. LOL에 대한 논리와 정확성은 기본이고 엄재경위원의 서사적 해설의 장점을 두루 갖춘 클템, 비록 오늘이 그의 해설자로서의 첫걸음 이었지만 필자가 느낀 그 무게와 의미는 남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