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놀고 있는 손(Idle Hands)
부제 : 부서진 조각상(Fragmented Figurine)
지난 이야기 : 길티네를 찬양하는 알베르토는 수많은 길티네 조각상을 만들기 시작한다. 상인에 의해 왕국 전역으로 퍼진 조각상은 얼마 안 가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를 직감한 테슬라는 알베르토를 만나 길티네 조각상 제작을 그만두라고 설득하나 실패한다. 한편 사람들의 마나가 흡수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자 오르메 수도회에서는 플레이그 닥터 3명을 클라페다에 파견해 모든 일의 원인인 길티네 조각상을 만드는 사람을 찾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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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작업을 하는 와중에 해가 졌다. 알베르토는 자부심을 가지고 가장 최근에 만든 작품을 바라보았다. 이 조각상은 오르샤로 향하는 첫 번째 조각상이 될 것이다. 이 조각상과 함께, 알베르토의 조각상들은 이제 왕국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다. 확실히 축복의 이유다. 이때 누군가가 문을 노크했다. "이 시간에 누가 찾아온 거지?" 알베르토가 조각상을 향해 말했다.
알베르토가 대답하자, 길고 검은 머리카락과 날카롭고 푸른 눈을 가진 아름다운 여성이 알베르토를 반겨주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이름이 알베르토 보테로 인가요?" 그녀가 숨김없이 말했다.
알베르토는 "네, 제가 맞습니다"라고 고개를 약하게 끄덕였다.
"제 이름은 엘로이스 아레올라라고 합니다. 플레이그 닥터처럼 보이지만 잠시동안 딥디르비에 대해 공부하기도 했답니다. 저는 당신이 만든 길티네 조각상들을 보고 그 매력에 빠져버렸어요. 집 안에 들어가도 되나요?"
엘로이스의 관심에 기뻤던 알베르토는 집에 들어오는 것을 환영했다. "어서 들어오세요. 방금 제 최신 작품을 완성한 참입니다."
작업장에 들어서면서 엘로이스는 오두막 주위를 걸었다. 그리고 오두막 앞에 있는 조각상들을 신중하게 조사하기 위해 걸음을 멈추었다. "참 이상해.. 테슬라나 제오나는 이런 조각상을 조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엘로이스는 작은 조각상 하나를 집어들었다.
"자신들의 영역 이외의 것을 만드는 일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에요." 알베르토가 비웃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딥디르비들이 제 작품을 되살린다면, 그 딥디르비들은 크게 성공할 겁니다."
알베르토가 불편한 걸음으로 엘로이스 곁으로 다가왔다. 엘로이스가 들고 있는 작은 조각상을 알베르토가 지켜볼 때, 둘의 팔이 접촉했다. "당신은 딥디르비의 권한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죠. 그렇다면 제가 그런 조각상들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도 될 까요? 세상은 더 많은 길티네 조각상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알베르토는 최대한 정중하게 말했다.
"그것들이 다른 사람들을 해치더라도요?" 엘로이스가 다소 화내어 말했다. 깜짝 놀란 알베르토는 엘로이스로부터 물러서기 시작했다. "무... 무슨 말인가요?"
"당신은 당신의 조각상들이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모르는가요?" 엘로이스가 말했다. 그러면서 손으로 작은 조각상을 부술 수 있을 정도로 꽉 잡았다. "이 조각상들은 몬스터를 끌어들이고 사람들의 생기를 빨아들이고 있어요. 제 길드 동료들도..." 엘로이스는 조각상을 떨어뜨리면서 목소리를 떨구었다.
"뭐, 그 일은 저랑 상관없습니다만" 알베르토가 일말의 동정심도 없이 태연히 말했다.
"뭐라고요?" 엘로이스는 다소 얼떨떨하게 말했다.
"저는 일개 조각가입니다. 저는 단지 제일 아름다운 조각상들을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제 조각상을 원한다고요!" 알베르토가 소리쳤다.
"그러면 당신이 따르고 있는 길을 누구도 흔들 수 없다는 건가요?" 엘로이스가 물었다.
"그럴 리가! 이 조각상들은 제 인생의 작품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저를 막을 수 없습니다." 알베르토가 말을 이어가기 전에, 오두막의 문이 쾅 열렸다.
"보아하니 엘로이즈 아가씨께 협조하지 않을 것 같네." 프리실라가 달려들면서 말했다. 프리실라는 화염방사기가 준비되었음에도 새 부리 마스크를 벗었다.
"이 사람들은 대체 누구야?" 알베르토가 마지막 플레이그 닥터에게 밀쳐지기 전에 외쳤다.
알베르토를 일으켜 세우면서 니콜라스가 대답했다. "숲의 숨겨진 장소에 조각상 몇 개가 있더군요. 물론 전부 파괴했습니다. 이제 여기만 파괴하면 됩니다."
알베르토는 그 말을 믿지 못해 숨이 턱 막혔다. "뭐라고!" 알베르토가 소리쳤다. 하지만 3명은 그런 알베르토를 깡그리 무시했다.
"잘했어요, 니콜라스. 이제 알베르토를 시 당국까지 연행하겠습니다. 프리실라, 남은 조각상을 파괴하는 일을 맡길게요." 엘로이스가 말했다.
장난기 많은 경례와 함께 프리실라가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알베르토는 충격에 빠져 있었다. 알베르토는 바닥을 계속 살피기 위해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했다. 갑자기 니콜라스가 알베르토의 팔을 잡고 오두막 밖으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브랜드버그 씨가 모든 사실을 우리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브랜드버그 씨의 도움으로 왕국 전역에 마신 조각상을 퍼뜨렸다는 사실 말입니다. 클라페다로 돌아가면 할 얘기가 매우 많을 것입니다." 니콜라스는 알베르토가 어떤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했다.
'나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알베르토는 몽롱한 상태에서 생각했다. 하지만 곧 작업장 뒤편에서 들리는 고음의 비명을 듣게 되었다. 머리를 들어올리자, 자신이 본 것에 경악하여 두 눈이 크게 떠졌다. 프리실라가 이미 조각상들을 불태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목재가 갈라지는 소리 대신에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살려줘, 알베르토!"
"우리를 죽게 내버려두지 말아줘!"
"더 이상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거야?"
혼란스러운 알베르토는 탈출할 때까지 니콜라스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다. 알베르토는 자신의 가죽 주머니에 손이 닿자, 끌을 꺼내어 프리실라를 향해 돌진했다. "당장 내 조각상에서 떨어져!" 알베르토가 미친 듯이 말했다. 하지만 프리실라에 닿기 전에, 엘로이스는 프리실라를 밖으로 내보냈다. 알베르토는 엘로이스를 찌른 다음 가슴 깊숙이 끌을 박아 넣었다. 사악한 에너지 무리는 끌을 통해 엘로이스의 몸에 침투해 상처를 더욱 넓혔다.
"아아아아아아아악!" 엘로이스는 균형을 잡으려고 하면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고통은 너무나 심했고 앞으로 쓰러졌다.
"엘로이스 아가씨!" 니콜라스는 쓰러져 있는 엘로이스를 잡으려고 뛰면서 소리쳤다. "엘로이스, 제발 죽지 마요!" 니콜라스는 출혈을 멈추기 위해 미친 듯이 엘로이스를 치유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피의 광경이 벌어지자, 알베르토는 자신의 피묻은 끌을 던져놓고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나.. 나는 단지 그만두라고 했을 뿐이야. 오히려 여기 온 당신들의 잘못이라고!" 알베르토가 몸서리쳤다.
"쓰레기 같은 놈이 감히!" 알베르토는 프리실라가 자신을 향해 화염방사기를 겨누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알베르토는 자신을 지키려고 팔을 높이 올렸지만 곧 불길에 휩싸이게 되었다.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알베르토는 추적자들을 피하기 위해 비틀비틀 오두막을 빠져나오려고 했다.
"쉽사리 도망치지 못할 걸" 프리실라가 알베르토를 추적하며 말했다. 니콜라스는 두 사람이 헛간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며 엘로이스를 바깥으로 끌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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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는 여전히 불타고 있는 숲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자신의 삶과 갈 곳이 없다는 현실에 불안감을 느끼며, 계속 달렸다. 프리실라가 여전히 뒤에서 계속 쫓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알베르토는 숨을 가다듬고, 속도를 더 내려고 했다. 하지만 극심한 공황 상태로 인해 알베르토는 바위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언덕에서 굴러떨어져 진흙탕에 빠지게 되었다.
진흙 속을 기어 나오면서, 알베르토는 뒤로 쓰러졌다.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알베르토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손에서는 살이 불타는 냄새가 풍겨왔다. 손 뿐만 아니라 팔도 수포로 뒤덮여 있었으며 2도 화상 내지 3도 화상을 입었다. 손가락을 움직였을 뿐인데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느껴졌다. 땅바닥에 손을 내려놓자, 눈물이 알베르토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왜? 왜 모든 일이 나한테 일어나는건데?" 알베르토는 울었다. "내가 원하던 것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조각상을 만드는 것 뿐이야. 공평하지 않다고!"
"네놈은 수많은 계시자를 만났던 것 같군. 그렇지 않나?" 무릎을 일으키려고 하면서, 알베르토는 흰색과 엷은 갈색이 섞인 머리카락을 가진 인상이 창백한 남자를 보았다. 이 남자는 왼쪽 눈에 단안경을 끼고 있었고, 오른쪽 눈에는 문신이 가로새겨져 있었다.
"당신은 누군가요? 절 죽이려고 왔나요?" 알베르토가 물었다. 삶에 대한 의지가 초 단위로 사라져갔다.
"천만에, 내 이름은 주시자. 길티네 님의 명령으로 당신을 찾아왔지."
알베르토는 이름을 듣자 눈을 크게 떴다. "길..길티네?" 알베르토가 말했다.
"그래. 그분은 네가 만든 최근 작품들을 보고 아주 만족해하셨어. 길티네 님은 너를 전속 조각사로 임명하고 싶어 하신다. 너는 새로운 작업장과 조각상 제작에 필요한 모든 물품들을 제공받을 것이다. 이단자로서 산 채로 불타죽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되는데."
'이 말이 사실일까?' 알베르토는 스스로 고민해봤다. 자신의 작품도 인정받았다. 자신은 살 수 있다. 인간성을 포기하더라도, 자신은 계속 작업을 할 수 있다. 알베르토가 받아들이기 전에, 뒤에서 충격음이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트윈테일의 플레이그 닥터가 있었다.
"어디를 그렇게 가려고 하시나? 엘로이스 아가씨께 행한 짓 때문이라도 네놈을 도망치게 할 수 없어!"
프리실라가 알베르토에게 돌진하며 말했다.
"꺼져라!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주시자가 말했다. 주시자의 팔에서 파동이 일더니, 사악한 에너지의 파동이 소환되었다. 파동과 부딪힌 프리실라는 나무로 날려갔다. 프리실라는 의식을 잃기 전에, 알베르토가 이상한 남자의 손을 잡고 한 줄기 빛과 함께 떠나는 모습을 보았다.
프리실라는 병동에 있는 부드러운 침대에서 깨어났다. 창문 밖에는 클라페다 시 광장이 보였다. 일어서려고 하자, 프리실라는 찌르는 듯한 고통이 어깨에 전해져 움찔했다.
프리실라의 오른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깨어나서 정말 다행이야. 하마터면 너까지 잃을 뻔했어" 니콜라스가 침대 머리맡 근처에서 책을 읽으면서 말했다.
"하아, 대체 무슨 일이 생겼던 거야?" 프리실라가 머리를 잡고 물었다.
니콜라스는 책을 덮고 나서 침대 머리맡으로 다가왔다. "내가 너를 찾았을 때, 숲에는 너 혼자 밖에 없었어. 머리에는 가벼운 상처가 있었고, 늑골이 몇 개 부러졌지만 내출혈은 없었어. 우리는 현재 클라페다에 있는 병원에 있어. 오르메 수도회는 의사들을 파견해서 너와 엘로이스 아가씨를 진찰했어." 니콜라스가 말했다.
"엘로이스 아가씨? 아가씨는 괜찮아?" 프리실리가 미친 듯이 물었다.
질문을 듣자 니콜라스의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아가씨는 다른 병동에 계셔. 어떻게든 오두막 뒤에서 출혈을 멈춰보려고 했어. 하지만 그렇기에는, 아가씨는 이미 너무 많은 피를 흘렸어. 심장을 찌른 끌에서는 사악한 에너지가 계속 흘러나와서 상태는 더 악화되었어. 그리고 상처를 치료했는데도 저주받은 상처가 남게 되었어.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가씨께서 흑마법에 좀 더 민감해질 거라고 해. 최악의 경우는..." 니콜라스는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말을 마쳤다.
"젠장! 내 실수야. 좀 더 집중했다면 그 개새끼를 구워버릴 수 있었는데.." 프리실라는 침대를 내리치면서 소리쳤다.
"아니, 내 실수야." 프리실라를 진정시키면서 답했다. "포로를 풀어준 셈이니까. 만약 세게 붙잡고 있었다면, 알베르토는 공격하지도 못했을 거야."
"우리 둘다 쓸모 없는 거지?" 프리실라가 풀이 죽은 눈으로 농담을 했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오히려 두 사람 덕분에 살았는걸요." 복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그곳에는 환자복을 입은 엘로이스가 서 있었다. 아직 서 있기 힘들 텐데도 엘로이스는 벽에 의지해 버텨내고 있었다. 엘로이스는 비틀거리면서 방에 들어와 제일 가까이 있는 의자에 앉았다.
니콜라스와 프리실라가 상태가 어떻냐고 물어보기 전에, 엘로이스는 일을 시작했다.
"니콜라스, 알베르토의 남은 조각상들을 전부 파괴했나요?" 엘로이스가 권위적인 말투로 물으려고 했다.
답하기 전에 니콜라스의 표정이 밝아졌다. "네, 엘로이스 아가씨. 저는 다른 길드 멤버 2명을 시켜 남은 조각상들과 오두막을 불태우는 일을 돕도록 했습니다. 또 다른 길드 멤버들로부터 그들이 찾아낸 조각상들을 대부분 파괴했다는 보고서를 받았습니다."
약간 진정했는지, 엘로이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랜만에 듣는 좋은 소식이네". 엘로이스가 가슴에 난 상처를 덮고 있는 붕대를 문지르면서 말했다.
"하지만 알베르토를 아직 잡지 못했어요." 프리실라가 송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덧붙였다. 잠시 후, 엘로이스는 침대 옆으로 가서 프리실라를 끌어당겨 마음이 편해지도록 포옹해 주었다.
"있잖아" 엘로이스가 프리실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귓속말을 했다. "만약 알베르토가 다시 나타나면, 우리는 알베르토를 처리할 수 있을 거야" 엘로이스가 말했다. 진정된 프리실라는 엘로이스의 품에 뛰어들었다.
니콜라스는 두 동료들의 정신이 더욱 성숙해지는 것을 보고 웃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주시자... 곰곰이 생각해봤다. 니콜라스는 관문로와 세이르 숲을 여행한 모험자들로부터 주사자의 이름을 수 차례 들었지만, 여전히 주시자의 정체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하지만 프리실라가 들었던 게 사실이면 알베르토가 있는 장소는 오직 한 곳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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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땅 밑에서, 주시자는 고대 요새의 전당을 걸어가고 있었다. 위치는 지도상에도 나타나지 않는 곳에 있다. 차가운 내부는 화로로 빛을 냈고, 벽에는 곰팡이가 풍성하게 자라서 벽을 갈라놓고 있었다. 주시자는 자신이 겪은 가장 최신의 일에 관한 결과를 보고하러 길티네에게 가고 있었다. 마신의 방에 도착했을 때, 주시자는 자신이 본 것에 다소 놀랐다.
길티네가 방 한가운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던 것이다. 작은 강철 의자에 앉아서 날개를 접은 채, 얼굴에 자신의 낫을 가까이 대고 있었다. 바로 맞은편에는 나무토막 뒤에서 길티네의 모습을 조각하고 있는 조각가가 있었다.
"지금은 제가 방해할 타이밍이 아닌 것 같군요. 적절한 때에 다시 오겠습니다, 길티네 님" 주시자가 방을 떠나려고 하면서 말했다.
"그럴 필요 없다. 무슨 용건으로 날 찾아온 거지?" 길티네가 포즈를 유지하며 말했다.
"네. 계시자의 조각상을 이용해 진행한 최근의 실험에 대해 보고를 올리고자 합니다. 알베르토가 제작한 조각상들은 작은 크루비나를 만들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를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고사리가 필요합니다. 또 조각상에 기도를 한 사람들의 신체가 변형되고 있다는 몇몇 희귀한 사례들을 발견했습니다. 아마 이 사람들은 마족으로 변하거나 마족과 같은 특성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주시자가 말했다.
"흠, 계시자들이 생각보다 쓸 만한가 보구나. 내 계획에 도움을 줄 수 있겠어." 길티네가 작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끌의 마지막 타격과 함께, 알베르토는 물러서서 깊은 숨을 내쉬었다. "여기 있습니다! 길티네 님. 길티네 님께서 요청하신 조각상을 완성했습니다." 알베르가 자신있게 말하였다. 곧 길티네는 일어서서 알베르토 뒤로 순간이동했다. 조각상 앞으로 몸을 숙이자, 길티네의 미소가 더욱 넓어졌다.
"다른 인간들이 네 작품을 보지 못하는 것이 참으로 아쉽구나. 하지만 나는 볼 수 있지. 이 곳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너는 이제 이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조각할 수 있다. 그리고 네가 만든 조각상들을 세계 곳곳에 퍼뜨릴 수 있게 해주마." 길티네가 알베르토에게 속삭였다.
새로운 목적으로 가득 찬 알베르토는 그의 새로운 주인에게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길티네 님. 제가 만들고 싶은 조각상들은 아주 많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시작해도 된다. 이제 물러가도 된다, 알베르토" 길티네가 답했다.
알베르토는 떠나기 전에 주시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런 알베르토를 주시자는 내려다 보았다. 높은 신념에도 불구하고, 알베르토는 전보다 더 초췌해 보였다. 팔은 화상과 상처로 인해 붕대로 칭칭 감싸져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알베르토의 눈이다. 두 눈은 퀭했고 영혼이 없어 보였다. 알베르토는 이제 길티네의 장난감에 지나지 않게 된 것이다.
하지만 주시자는 알베르토가 만든 최신의 작품쪽으로 걸아가며 생각했다. '참 좋은 작품을 만들었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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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스토리 요약 : 딥디르비 마스터 테슬라의 제자인 알베르토는 어느날 우연히 스승의 책자에서 길티네의 초상화를 보게 된고 곧 길티네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그런 알베르토를 염려한 테슬라는 길티네 조각상을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맺었다. 4년 후 정식 딥디르비가 된 알베르토는 실력이 형편없어서 일감이 거의 끊겨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 집주인으로부터 집세 독촉을 듣고 난 그날, 분해서 잠을 자던 알베르토는 꿈에서 길티네를 만나게 된다. 길티네의 매력에 다시 빠진 알베르토는 스승과의 약속을 깨고 길티네 조각상을 만들었다. 놀랍게도 한 부자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조각상을 팔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대량의 제작 요청도 받게 되었다. 이 모든 행운이 길티네 덕분이라고 생각한 알베르토는 길티네 이외의 다른 여신 조각상을 만들지 않게 된다.
테슬라는 몬스터들의 공격이 점점 심해지고 사람들이 시름시름 앓는 현상을 보고, 알베르토가 무슨 짓을 했는지 직감했다. 알베르토의 작업장을 찾아간 테슬라는 길티네 조각상 만드는 일을 멈추라고 설득했지만 실패한다.
한편 클라페다에 도착한 '오르메 수도회'의 세 플레이그 닥터들은 모든 일의 원형인 조각상 제작자를 찾으러 나섰다. 그들은 알베르토의 작업장에 찾아가서 조각상들을 파괴하고 알베르토를 연행하려 했다. 하지만 알베르토는 그룹의 리더인 엘로이스를 찌르고 도망치게 된다. 언덕에서 굴러 떨어진 알베르토는 주시자를 만나게 되고, 주시자는 길티네의 전속 조각사가 될 수 있다며 함께 가자고 한다. 알베르토는 이에 동의하여, 길티네의 거처로 향했다.
길티네의 거처로 이동한 알베르토는 길티네를 위해 조각상을 만들어 바쳤다. 흡족해하는 길티네는 알베르토를 바로 하수인으로 만들어 단순 장난감으로 취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