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신개념이라기 보다는 그냥 한번쯤은 다 다른 게임들에서 봤던 것들입니다.
흔히 공성전 등으로 성을 빼았는다거나, 자기만의 집이나 농장을 갖는 컨텐츠들을 포함한 게임들이 있잖습니까. 그런 개념을 훨씬 확장해서 게임 상에 존재하는 모든 상점이나 시설들을 유저들이 구입할 수 있게 하고, 경제구조에 속해서 나름의 사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소유만 하고 NPC를 고용해서 임금을 준다거나, 직접 운영해서 가계를 키운다거나 할 수도 있겠지요.
아니면 각종 관직 등을 공적에 따라서 획득하고 월급을 받을 수도 있겠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그냥 허울 좋은 시스템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이 클 수록 실제 전체 게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관직이 높을 수록 게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져야 한다는 것이죠.
또 돈과 권련 외의 또 한가지가 바로 퀘스트를 유저가 발부하는 것입니다. 지역이나 국가 단위로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대량으로 물건이 필요하게 만들고, 그걸 지인들끼리 죽어라고 모으는게 아니라, 퀘스트를 발부해서 일반 유저들이 물품을 구해주고 보상을 챙겨가는 것이죠.
상점도 원재료를 구하는 퀘스트를 발부할 수 있고, 그것을 가공할 수도 있겠지요. 산지에서 가까운 상점에서 다른 곳으로 물건을 파는 도매, 소매, 운송 등의 경제구조도 가능할테고요. 또한 부가적으로 이런 시스템이라면 저렙과 고렙 유저들 사이의 소통도 어거지가 아닌 자연스러운 형태도 되겠지요. (아키에이지에서 맘에 안들었던 것은 그 귀찮고 지루한 작업을 유저들이 직접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한두번이야 재미로 하겠지만, 그걸 꾸준히 하면서 모을 생각하면 적어도 저같은 경우는 질려버립니다.)
지금이야 그냥 두서없이 늘어놓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겠죠. 중요한 것은 게임 내에 자신이 무언가 이루었다는 흔적이야 말로 돈을 능가하는 좋은 보상이 될 수 있으리라는 거죠.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것이 그냥 명함뿐인 것이어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고요.
대신 그냥 한번 획득하면 영구히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관리를 하거나 일을 하지 않으면 잃어버릴 수도 있어야 하고요.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조금 신선한 내용입니다만,
무기라던가, 성이라던가, 직책이라던가 뭐든 동일 종류 중에서 궁극에 달했을 때에, 그것을 게임 회사에 그냥 헌납하는 대신 그 모형을 회사에서 제작해서 선물하는 것입니다.
게임의 끝에 달했다고 할 수 있는 컨텐츠를 이룬 유저는 솔직히 더 할게 없습니다. 그 유저를 억지로 붙잡기 보다는 그 동안의 투자에 감사를 표하면서 버리기 전까지는 사라지지 않는 기념물을 주는 것이지요. 무기나 옷 등의 장비를 입은 자신의 캐릭터 피규어 라던가, 성의 미니어쳐라던가, 자신의 지위를 상징하는 뱃지라던가 하는 걸 소지함으써 자신이 이룬 것이 영구히 남는 것입니다. 대신 게임 내에서 얻은 것은 다시 시스템에 반납되는 것이죠. 성이라면 NPC의 소유로 돌아 갔다가 또 조건을 만족하는 다른 유저가 차지할 수 있을테고요.
물론 아무나 시간만 투자하면 다 얻을 수 있는 것들이어서는 안되겠지요. (회사도 돈은 벌어야 하니) 그만큼의 동기 부여도 되고, 게임을 접는 유저들도 보람을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