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밤의 요새 엔딩도 다 유출되었고, 유저들은 시초 나루 제라의 그림에 따라 일리단을 살게라스의 빙의 시도로부터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살게라스의 무덤에서 군단의 아제로스 침공을 마지막으로 저지하고, 일리단은 다크히어로로 우뚝 서서 심연(아르거스)로의 전쟁을 진두지휘할 겁니다.
뭐 다 좋은데 여기서 의문이 드는 점 하나가, 아르거스에 가서 어떻게 이기려는가? 입니다.
일리다리가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나스레자 폭파인데, 이건 다수의 차원문을 과부하시켜 폭파시킨다는 아웃랜드가 부서졌던 그 원리를 그대로 응용한 것입니다. 제 생각에 일리단은 또 이걸 아르거스에다 반복하려 할 것 같습니다.(벨렌은 엄청 싫어하겠죠)
하지만 불타는 군단이 그 꼴을 그대로 내버려 둘까요.
이미 주 거점 중 하나인 나스레자가 당한 이상 어떻게든 그런 식의 전개는 막으려고 할 겁니다. 아르거스는 다른 곳도 아니고 그 만아리 에레다르가 들끓는 곳이고, 고대의 전쟁이든 드레노어든 지금까지 있었던 어느 악마와의 전장보다도 훨씬 강하고 숫자가 많은 군단의 병력과 싸워야 할 곳입니다.
군단이 너무 많은 병력을 외부로 파견보내서 거의 빈집털이 수준으로 털린다면 모를까, 범우주적 불군 대항마들인 빛의 군대조차도 결국엔 당해내지 못하고 괴멸된 게 불군의 전력인데 아무리 일리단이 이끈다지만 아제로스의 군대가 통상적인 방법으로 불군의 본진 원정을 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듭니다.
사실 이거야 뭐 지금까지 적지에서 싸워왔던 것처럼 어떻게 어거지로 거점 마련하고 각개격파하면 되는 문제라고 해도, 문제는 아르거스는 뒤틀린 황천의 지옥마력으로 충만한 곳이라는 점입니다. 살게라스의 양팔 킬제덴과 아키몬드가 태어났고 다른 최고위 부관들인 만아리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살게라스 입장에선 향후 계속되는 군단 운영을 위해 절대로 잃어선 안될 거점이죠.
살게라스가 아제로스에 왜 물리적으로 직접 못 오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적은 없지만, 여하튼 강림하기 위해선 엄청난 마력을 동원한 소환에 성공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아제로스의 용사들은 영샘 차원문을 폭발시키고, 메디브를 죽이고, 일리단을 구하고 하는 식으로 아제로스에서 간신히 살게라스의 영향력을 지웠습니다.
하지만 자기 동네인 아르거스는 상황이 다릅니다. 혼자서 나머지 판테온들을 전부 없애버린 그 막강한 본신을 가지고 얼마든지 아제로스 원정군을 박살내러 도달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군단' 확장팩이니만큼 최종보스로 살게라스와 싸워야 할 수도 있지만, 대체 어떻게 살게라스를 이겨야 하죠?
살게라스는 지옥 마력을 흡수하기 전에도 일격으로 행성을 박살내 버린 존재입니다. 유저들이 데스윙 선까지는 어떻게 물리적으로 데미지를 주는 게 가능했을지 몰라도, 아무리 생각해 봐도 유저들이든 일리단이든 카드가든 나루든 누구를, 무슨 수단을 동원해도 살게라스를 이길 수가 없습니다. 뭐 어느 정도 저항이 가능한 수준도 아니고, 살게라스 성깔에 그냥 아제로스 원정군이 아르거스에 있을 때 아르거스를 동강내 버리면 그대로 우주 먼지가 되어 전멸할 운명입니다.
도저히 꺾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저는 최종 레이드가 살게라스와 직접 생사를 걸고 싸우는 전투의 형식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워낙 말도 안 되는 싸움이라서 오히려 살게라스가 제라로 위장해 일리단을 필두로 자기 영역인 뒤틀린 황천으로 들어오라고 꼬드기는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아제로스에 원정을 보내도 보내도 계속 격퇴되기만 하고 그 동안 고대신이 계속 세계혼을 감염시키고 있을 게 뻔하니, 차라리 한번 크게 패해서 떡밥을 던져 주고, 약해진 척 본진으로 불러들여 완벽하게 분쇄한 다음 빠르게 아제로스에 본신을 투영해서 다 뒤집어엎으려는게 아닌가..
역게분들은 아르거스에서 어떤 식의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최종 레이드는 누굴 상대하리라 예상하시나요?
킬제덴은 살게무덤에서 죽었는데 바로 또 나올 수는 없을 테고, 아키몬드도 바로 전 확팩 최종보스였는데 또 나오기는 재탕이 너무 심해서 예측하기가 굉장히 힘드네요.
크로마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