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드에 잔달라 트롤 영입되는 거 부러워서 쓰는 글은 절대 아닙니다. 아무튼 아님.
글 제목을 단정조로 써서 어그로 끌어버렸지만
그냥 제 개인적인 해석일 뿐입니다. 저와 다른 견해는 언제든 환영입니다!
어차피 해답은 블쟈의 선택에 달렸지만...
저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드루이디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유저입니다.
제가 예전에 작성한 늑대인간과 드루이디즘에 관한 글에서 밝혔듯이,
워크래프트 속 드루이드들이 신봉하는 드루이디즘은 단일한 사상 체계이자 실천 토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종족의 특수성이 고려되는 사제의 경우와는 다릅니다.
비록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사제들이 궁극적으로는 같은 빛을 향하고 있더라도
그것을 해석하는 방식은 종족마다 문화마다 다르게 표현됩니다.
사제 직업 전당 NPC들의 명칭이 종족에 따라 사술 사제, 엘룬의 여사제 등 다르게 불리는 까닭도 여기에 있죠.
그러나 드루이드들은 다릅니다.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드루이드들은 그저 자연을 숭배하는, 종족의 자생적인 영적 지도자가 아닙니다.
이세라의 영역인 에메랄드 꿈과 결속되어 그곳에 거주하는 야생 신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이들이
바로 드루이드라고 불리는 집단입니다.
따라서 드루이디즘은 민족 종교가 아니라 보편 종교라고 할 수 있죠.
하나의 종족이 자연에 대한 토착 신앙을 갖고 있든 없든 그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고대신 아감마간을 숭배하고 자연의 힘을 사용하는 서슬멧돼지들이
'드루이드'가 아닌 '흙점쟁이'라고 불리는 까닭도 드루이디즘의 교리를 따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드루이드'는 드루이디즘을 신봉하고 충실할 때 가능한 직업입니다.
다음 확장팩에 영입되는 잔달라 트롤이 드루이드가 될 수 있다면
잔달라 트롤이 기존에 어떤 세계관을 갖고, 어떤 토착 신앙을 갖고 있든 간에
드루이디즘의 교리를 따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이는 늑대인간과 트롤의 경우를 봐도 그렇습니다.
늑대인간은 물론 자연에 대한 토착적인 신앙을 갖고 있었지만 이들은 '풍요의 마녀' 정도로 인식되었습니다.
늑대인간 '드루이드'가 가능했던 것은 저주를 통한 에메랄드 꿈과의 결속 강화와
나이트 엘프들의 인도를 통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트롤도 마찬가지입니다.
잔달라 트롤이 드루이드가 가능하다는 글의 댓글을 보니까
원래 트롤 드루이드도 로아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물론 사실입니다.
그러나!
랩터의 로아 공크가 트롤들에게 '나의 권능을 내려주마'라는 식으로 '드루이드'를 가능하게 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공크가 의술사였던 젠타브라를 에메랄드 꿈으로 인도했고,
결과적으로 세나리온 의회가 트롤을 승인했기 때문에 트롤 '드루이드'가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드루이드들의 변신 능력은 모두 에메랄드 꿈에 거주하는 야생 신과의 결속을 통해 가능한 것입니다.
종족 불문하고 굳이 곰의 형상으로 변신하는 까닭은 우르속 우르솔의 권능 덕분이며,
굳이 표범 형상으로 변신하는 까닭은 아샤메인의 권능 덕분이죠.
드루이드를 구성하는 각각의 분파들, 발톱의 드루이드, 갈퀴발톱의 드루이드 등은
모두 특정한 야생 신에 대한 숭배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잔달라 트롤 '드루이드'들이 공룡으로 변신하려면
기존의 단일한 신앙 체계였던 드루이디즘의 설정을 엎거나
원래 로아들도 에메랄드 꿈에 거주하는 야생 신들이었다는 설정을 추가하여야 할텐데
그렇지 않는다면 딱히 기대하기는 힘들 듯 합니다.
물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블쟈 마음이긴 하지만요...
딱 하나 걸리는 점이 있기는 합니다.
트롤 드루이드들은 유일하게 박쥐로 변신하는데
제가 아는 바에 따르면 박쥐 형상의 야생 신은 없습니다.
사실 드루이드들이 날 수 있는 존재로 변신할 수 있는 까닭은
모든 날개 달린 것들의 어머니인 아비아나의 권능을 통해 가능한 것인데,
뭐 그렇게 따지면 박쥐도 포함되기는 하죠.
코멘트는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