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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퀘] [끄적끄적]"순대국 이야기"

아이콘 Moonstrider
댓글: 8 개
조회: 390
2014-07-31 11:39:10

이전글들: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260&query=view&p=1&my=post&category=&sort=PID&orderby=&where=&name=&subject=&content=&keyword=&sterm=&iskin=&mskin=&l=689270

 

쓰기로 했었던 이야기는 아니지만, 점심 메뉴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순대국 생각이 나서 글을 써 보기로 했다. 이곳 벨게에도 나를 포함해서

순대국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는 것 같다. 특별히 이런 맛이라서 좋아한다기보단

그냥 그 '순대국'스러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리라.

 

하지만 글쓴이는 20살 이전까지 순대를 입에 대지도 못했다.

아니, 냄새만 맡아도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싫어했다. 오죽하면 당시 집이 대구 방천시장

안에서 분식집을 했었는데, 떡볶이나 오뎅 남은건 매일 내가 다 먹고 심지어는 남은 오뎅국물까지

싹 다 비울 정도로 먹성이 좋았었음에도 불구하고 순대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사실 분식집을 하기 전까진 글쓴이는 오히려 또래들보다 호리호리하고 약간 마른 편이었다. 진짜다.

한창 먹성좋을 중학생때 눈앞에 먹을게 널려있으니 먹지 않고 버티겠는가.

 

어쨋건, 그렇게 싫어했던 순대가 들어가는 국을 어쩌다 접하게 되었으며 또 좋아하게 되었냐고?

극적인 이야기를 기대한 사람들은 실망하겠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였다. 식비 절약.

 

20살이 되고 한양대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당연히 나는 집을 떠나 서울에서 살게 되었다. 

학교 정문 바로 건너편에 있는 하숙집에 방을 잡고. 1학기를 실연과 술과 더불어 지내고 있었다.

그렇게 방학을 맞이하게 되었고, 하숙집에서는 방학이라 이전처럼 식사를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원래는 3끼를 다 제공했었고 매주 목요일엔 하숙생들끼리 고기도 구워먹었었는데 그런건 없다는 것이다.

아침과 저녁 2끼만 제공, 그것도 퀄리티가 엄청 빈약한 식사만 제공한다고 하니 어쩌겠는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 매일 점심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다행히, 다른 대학교 앞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그래도 명색이 대학교 앞이라 그런가 식당은 꽤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남상미로 더 유명한 한양대 롯데리아도 있었고 맥도날드도 있고...문제는!

 

그동안 밥을 집과 학교 이외의 다른 장소에서 먹어본 적이 없다보니 식비로 지출되는 돈이

매우매우 아까웠다는 것이다. 지금도 가능하면 식비를 줄이려고 하는 마당이니 그때는 오죽했을까.

진짜 돈을 땅에 파묻는 느낌이 들 정도? 어쨋건 당시 나의 관심사는 '싸고 양 많은 식당 찾기'에

집중되어 있었고, 결국 그런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정문 근처 지하의 식당이었는데 주력 메뉴가

순대국이랑 '닭고기가 들어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국'이었다.

 

하필이면 순대국이냐...생각하고 포기할려고 했지만, 가격이 너무 착해서 먹어보고 평가를 해보기로 했다.

11년 전이긴 하지만 순대국 한그릇에 2천원이면 엄청나게 싼 가격이 분명했으니까.

처음엔 순대를 빼고 달라고 하고 먹어보았는데 예상외로 맛이 괜찮았다. 원래 국 종류의 음식을 매우

좋아하기도 했고 반찬도 2천원이라는 가격에 비하면 파격적으로 양과 맛 모두 괜찮았다.

 

몇번 순대를 빼고 먹다가 어느날 매우 배가 고파서 순대라도 먹어야겠다 싶어서 제대로 주문을 하게 되었다.

결과만 말하자면. 맛있게 잘 먹었다. 그동안 나름 적응을 해서 그런가 순대를 먹는다는 것에 특별한

거부감도 들지 않았다. 물론 그냥 순대를 먹을 수 있게 되기까진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긴 했다.

 

순대국 한그릇에 2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웠던 이 식당은 아쉽게도 지금은 찾을 수 없다.

경기도 안성에서 군 복무를 했던터라 휴가를 나오면 종종 학교로 놀러가기도 했었는데

그렇게 놀러와서 찾아갔을때에는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전역 후 모종의 이유로 시골에서 1년간

요양을 하던 도중 서울에 가야 할 일이 생겨서 올라온 김에 들러보았으나 문이 닫혀 있었다.

 

다시 복학한 이후에는 새로운 순대국집을 찾지 못해 한양대 앞 '좌판'에서 식사를 해결하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지만 안면은 있는 과 동기와 같은 조가 되어 레포트를 쓸 일이

있었는데 이 동기가 점심으로 순대국이나 같이 먹자는 것이다. 학교 근처에 순대국집이 어디 있었나 싶어

그러자고 하고 따라가 보니 후문 한양마트와 안경점 사이에 순대국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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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배가 더 고파지기도 했고. 분량도 늘어날거같아서 여기서 1부를 마감한다.

 

2부는 조만간 써야지. 일단 뭐 좀 먹고. 너네들도 점심 맛있는거 많이 먹어라.

와우저

Lv86 Moonstri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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