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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사제 분제

조선국신운사
댓글: 34 개
조회: 6210
추천: 30
2020-03-24 20:29:10
생각보다 힐이 좋아서 사제를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는 많지 않다.
그냥 생각하기에도 많지 않을 거라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적다는 뜻이다. 

현 시점에서 사제를 플레이하는 유형은
진짜 힐이 좋아서 하는 나같은 변태
오리 때 기준으로 귀족일거라 생각하고 키웠는데 막상 해보니 아니라서 부캐에게 주도권을 내어 준 본캐
친구랑 같이 하려고 역할을 정하다보니 그래도 그중에 비교적 와잘알이라 총대매고 힐러 맡은 봉사자
본캐 만렙 찍고 부캐 뭐 키울까 고민하다가 힐러는 하나 해야지 하는 생각에 만든 부캐
대놓고 후방 배럭으로 키운 골드셔틀
그리고 번외로 필드에서 시커먼 놈은 깡패라는 생각에 키운 피비피 강자 암흑사제
정도가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힐이 좋다는 변태들은 그 와중에 가장 적다. 

리딩하는 탱커나 몹을 죽이는 딜러와는 다르게
사제의 역할은 파티원의 생존이다. 

수차례 얘기한 바 있지만
몹을 상대하는 다른 직업군과는 다르게
사제의 경쟁자는 자기 공대 안의 다른 사제들이다. 

몹을 상대하는 딜러들은 절대평가가 가능하지만
사제끼리 경쟁하는 힐러는 상대평가라는 뜻이다. 

재미도 없고 지루한 힐러를 하는데(이부분은 내 얘기 아님),
거기다가 상대평가 잣대를 가지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공대에서
힐러를 분제하겠다고 고민하는 꼴이 지금 클게 상황이다.

게다가 사제의 힐은 독특한 구석이 있어서
도트힐인 ‘소생’이 치증 1위의 것만 적용이 된다.
같은 대상에게 먼저 소생을 걸어놔도 자신보다 치증이 높은 사제가 소생을 걸면 자신의 소생이 지워진다.
게다가 보호막은 사용과 동시에 15초 디버프가 걸려서 같은 대상에겐 그 누구도 다시 보호막을 씌울 수 없다. 
즉 소생은 승자독식, 보호막은 선착순으로만 효과를 볼 수 있는 독특한 매커니즘이다. 

내가 잘나기 위해서는,
내가 힐 미터기 상위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나가 힐 로그를 높이려거든,
공대 생존이 아니라 최대한 같은 공대 사제의 힐 파이를 빼앗아서 내것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소생의 경우에는
치증 1위가 되어 다른 누군가가 감아놓은 소생을 지우면서 내 것을 덮어씌우거나
(이 방법은 다른 사제의 마나도 소모시키면서 힐파이를 내것으로 돌릴 수 있다)
치증 1위가 아닐 경우 다른 사람이 소생을 걸었을 때 소생틱이 들어가기 전에 빠르게 순치를 통해 만피를 채워 남이 건 소생을 모조리 오버힐로 전환 시키면 된다.
보호막은 무조건 남보다 빠르게 탱커를 비롯한 근접캐릭 위주로 써주면 되고
힐은 쿨마다 일마 악룬 암룬을 빨면서 남들보다 빠르게 순치를 난사해주면 된다. 

공격대 안에 있는 힐러 모두가 골고루 힐을 잘 넣고 해제를 잘해주었을 경우에 결과는 힐 로그의 공멸이다.
모두가 녹색 후반에서 파란색 초반의 로그를 받아들게 될 뿐이다(어쩌면 회색일 수도 있겠다).

모든 딜러가 딜을 잘 넣었을 때 모든 딜러들 로그가 동반상승하는 것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결국 공격대에 도움이 되는 힐러는
로그 상위의 힐러가 아닌 공격대를 생존시키는 사제이다.
이 말은 로그 상위의 힐러를 깎아내리자는 뜻은 절대 아니다.
사실 로그 상위를 찍기 위한 노력과 실력이라면
다른 역할이 주어졌을 때에도 충분히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신 로그 점수가 낮고 미터기 바닥 언저리에 위치해있는 사제라도 충분히 제 몫을 다하고 있는 사제일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미터기 바닥에 있는 사제가 정말 아무 도움도 안됐는데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그 레이드를 클리어했다면
첫째, 안전하게 리드한 탱커와
둘째, 빠르게 몹을 눕혀준 딜러들이 잘한 덕분이고
해당 사제가 잘못했다기보다는 공대장이 공격대원 구성을 잘 뽑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 덕분에 예상보다 힐이 남았던 것이고
그 힐 미터기 하위에 있던 그 힐러도 그 마나를 태워 일할 수 있는 공격대에 가면 1인분을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물론 그 공격대가 전멸을 한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멸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 와중에 아무것으도 안한 사제가 있다면 분제감이 맞다고 생각한다. 

다시말해 힐러를 다른 클래스들과 같은 잣대로 분제를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라리가에서 일정량의 골을 넣지 못하면 주급을 주지 않겠다고 하면, 수비수는 라면만 먹냐?)



여담이지만,
나는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진 패인 중 하나로 예비전력이 너무 열심히 일을 했다는 것을 꼽는다.
러시아원정 패배로 인한 주력 정예군의 붕괴
영국 웰링턴 장군의 분전
프로이센 군의 전장 복귀
전투 시작 전 내린 비
네 장군(4명이 아니라 사람 이름이 네)의 무모한 돌격 등 여러 이유가 산재한 패전이지만
엠마누엘 그루시 장군이 이끄는 수 만명의 전력이 엉뚱한 프로이센 미끼병들을 상대한다고 쓸데없이 열심히 했기 때문에 정작 자신이 예비대로서 활약해야할 워털루에서 전력 외의 병력이 되어버린 것이다. 

한편 나는 지난 금요일 화심 막공을 갔다.
나름 유명한 막공인데다 개개인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서 쉬운 진행이었다.
그러던 중 마그마다르-게헨나스 구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게헨나스-가르 구간일 수도 있다. 화심은 거기가 거기 같아서)
누구도 의도치 않았겠지만 용암거인과 똥개 등 다수의 몹들이 순식간에 애드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공대장의 목소리에는 전멸 내지 그에 준하는 피해를 예상한듯 진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하지만 결과는 사망자 없이 클리어.
이는 각각의 몹들을 순간적으로 분담해서 맡아준 탱커들과
각 몹들의 우선순위를 빠르게 정리한 공격대장
그리고 그 지휘에 맞춰 몹들을 차례차례 눕혀준 딜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또하나, 그 전까지 법봉질이나 하면서 놀았기에 마나통에 마나가 넘쳐났던 멀록사제가 없었다면 몹들을 클리어 하기 전에 탱커와 딜러들이 하나 둘씩 눕기 시작해서 전 공대원들이 토륨조합에서 검바산까지 뛰어가는 유령이 됐을 터였다.
물론 그 멀록사제놈이 법봉질 하면서 놀 수 있었던 것은 공격대를 구성하고 있던 다른 힐러들이 그동안 열심히(멀록 몫까지) 힐을 하며 마나를 태워줬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다고 화심에서 법봉질 하고 놀았다는 게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얼마 전 사사게에 화제가 되었던 ‘56사제 사건’, 일명 ‘사망토론ㅡ서혜린 사건’이 길드 단톡에 올라왔을 때 내가 한 말이 “나도 56렙 사제보다 미터기 밑에 있을 자신 있는데”였다.
물론 마음잡고 로그작을 한다면야 왜 높지 않을까. 

하지만 내 힐 스타일 상 나는 위험할 때 도움이 되는 힐러이긴 해도, 꾸준한 힐러는 아니다.
지난 번에 인증한 바 있듯이 난 치증템을 입었을 때 노버프 900이 넘는 높은 치증수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난 소생을 거의 쓰지 않는다.(밸라는 예외)

졸 구간에서 내가 내키면 순치난사를 하지만 
내키지 않을 땐 법봉질이나 하면서 가끔 힐이 빌 때 치유와 상치 위주의 힐을 한다.
네임드 구간에도 법봉질 따위의 직무유기는 하지 않지만 소생을 두르기보다 치유와 상치 위주의 힐을 주로 한다. 

너무 극단적인 예시만을 들긴 했지만,
치증을 위주로 소생을 두르는 사제든
순치를 위주로 빠르게 빈칸을 지워나가는 사제든
치유와 상치 위주의 큰힐을 하는 사제든
그저 스타일이 다를 뿐이지
그 모두가 공격대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서로가 경쟁하면서도
서로가 공격대 생존을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는
힐러라는 독특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타 클래스와 같은 기준으로 분제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딜러는 블라자드가 설계해 둔 몹이라는 절대평가장치가 있지만
힐러는 서로가 평가 기준이 되는 상대평가이기 때문이다.





사족으로,
인벤 놈들아~
‘사제총론 치유개론’이랑
‘사제총론 만렙인던아이템개론’이랑
추천수도 비슷하고 와드는 아이템편이 더 많은데
이건 왜 인증안해주냐?
치사하고 더럽고 아니꼽고 못마땅해서 사제총론편은 이제 절필이다.




2주간 검둥 무득이라 템 인증 대신 갈아넣은 시간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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