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 종족의 근원을 파고들면 이들은 아제로스에서 가장 오래된 원주민이자 한때 대륙 전체를 지배했던 거대 제국의 후예들입니다.

(트롤 제국의 전성기)
하지만 당신이 플레이할 '검은창 부족'의 역사는 영광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들은 엄청 약하고;; , 쫓기고, 작은 섬에 정착한 무리입니다.
검은창 부족은 원래 남쪽 가시덤불 골짜기를 지배하던 거대한 구루바시 제국의 일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국 내의 파벌 싸움에서 패배한 검은창 부족은 동족들에게 쫓겨나 거친 바다 한가운데 있는 이름 모를 섬으로 추방당합니다.

(나가 바다마녀)
이들의 삶은 매일이 지옥이었습니다. 바다에서는 소름 끼치는 바다 마녀와 멀록 떼가 끝없이 목숨을 노렸고, 섬의 식량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아제로스에서 가장 거대한 영토를 가졌던 트롤 종족 중에서, 검은창 부족은 가장 약하고 비참한 최하층민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칼림도어로 향하던 스랄의 오크 함대가 폭풍우를 만나 검은창 부족의 섬에 불시착합니다. 트롤의 지도자였던 늙은 주술사 '센진'은 스랄을 경계하는 대신 그들을 환대했습니다. 오크들 역시 낯선 외모의 트롤들을 혐오하지 않고 형제처럼 대했습니다.
하지만 바다 마녀의 습격으로 센진과 스랄이 납치되고 맙니다. 스랄은 감옥을 탈출해 포로들을 구했지만, 센진은 결국 치명상을 입고 맙니다.(하여간 나약한 놈들;;)

(;;;.....)
죽어가는 센진은 마지막 환영을 보며 스랄에게 자신의 부족을 부탁했고, 그의 아들 (측면을 사수하는 자)'볼진'과 남은 검은창 부족민들은 오크들과 함께 피의 맹약을 맺고 섬을 탈출해 칼림도어로 향합니다.
스랄의 도움으로 듀로타 앞바다의 '메아리 섬'에 새롭게 정착하며 마침내 평화가 찾아오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비극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부족의 유능한 의술사이자 볼진의 죽마고우였던 '잘라제인'이 어둠의 부두 마법에 미쳐버린 것입니다. 그는 동족들을 세뇌시켜 좀비로 만들었고, 볼진과 멀쩡한 검은창 부족민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갓 정착한 자신들의 보금자리(메아리 섬)를 버리고 육지로 도망쳐야 했습니다.

오리지널에서 트롤이 독자적인 대도시 없이, 오크의 영토 끝자락에 있는 작은 '센진 마을(Sen'jin Village)'에 얹혀사는 이유가 바로 이 배신 때문입니다.

(피곤하신가 누워계신 '측면을 사수하는 자' 볼진)
엘프들이나 인간들의 동맹이 정치적인 계산에 의한 것이라면, 오크와 트롤의 동맹은 생명의 은인에게 바치는 피의 맹세입니다. 멸종 위기에서 자신들을 거두어 준 대족장 스랄과 호드를 위해서라면 트롤들은 기꺼이 목숨을 던집니다.(한줌단인게 문제긴합니다..)
어쨌든
게임 초반 눈앞에 보이는 저 메아리 섬을 차지하고 있는 배신자 잘라제인의 목을 베어, 진정한 우리만의 집을 되찾겠다는 차가운 복수심이 트롤 유저들의 가슴속에서 불타고 있습니다.
"부두교에 너무 심취하지는 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