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의 박수는 단순한 소리를 넘어, 해당 신작에 대한 유저들의 오랜 기다림, 영상미에 대한 감탄, 개발진에 대한 존중 등 복합적인 감정이 실린 평가 지표다. 게임 커뮤니티에서 계속해 회자되는 '스타크래프트 2'의 첫 공개 당시, 환호와 박수는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디아블로'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을 기대했던 팬들 앞에서 모바일 게임이 공개되자, 현장은 환호가 아닌 침묵으로 채워졌었다.
올해 ONL 현장에서도 이러한 박수의 온도차는 명확히 드러났다. 특정 기대작이나 유명 프랜차이즈의 신작 영상이 끝났을 때는 행사장이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으나, 일부 게임에 대해서는 영상이 끝나도 별다른 감흥 없이 의례적으로 나오는 박수 소리만 들려왔다. 현장의 영상보다 스마트폰 속 숏폼에 더 집중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린 한국 게임사들의 무대는 쉽지 않은 도전 과제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글로벌 대형 IP들 사이에서 소개된 한국 게임들은 기술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서구권 유저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기에는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서는 뜨거운 환호보다는 예의를 갖춘 박수가 주를 이뤘으며, 이는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의 기대를 얻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함을 시사했다.
물론 ONL 현장의 초기 반응이 게임의 최종적인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환호성과 기립 박수를 받았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한 게임, 관심이 없었으나 크게 성공한 게임의 사례는 이미 여럿 있다.
하지만 서구권 시장 공략이 우리 게임사의 중요 전략으로 자리 잡은 지금, 현장의 반응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지표다. 결국 ONL 박수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단순히 게임을 잘 만드는 것을 넘어, 해당 시장 유저들의 기대와 문화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전략적 접근이 동반될 때 비로소 진정한 '환호'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