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랜드의 신작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가 게임스컴 2024 전야제 ONL에서 깜짝 공개됐다.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는 본래 '다잉 라이트2'의 DLC로 개발하던 걸 스탠드 얼론으로 방향을 선회한 게임이다. 그 때문일까. 다잉 라이트 시리즈의 최신작이지만, 바로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다잉 라이트2'와의 연관성은 옅은 편이다. 실제로 더 비스트라는 부제를 붙였다는 점에서 넘버링 타이틀과는 거리가 느껴진다. 그렇다고 아예 붕 뜬 게임이라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주인공부터 근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1편의 주인공이자 행적이 묘연했던 카일 크레인이 주인공으로 복귀한 것이다.
단, 평범한 모습은 아니다. 1편의 하란 바이러스 사태 이후 GRE에게 사로잡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생체 실험은 당한 결과 인간과 좀비, 그사이에 위치한 반좀비가 됐기 때문이다.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는 반좀비가 된 결과, 강력한 힘을 얻은 카일이 끝내 GRE로부터 탈출하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 범인, GRE를 추적하는 복수의 여정을 담은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반좀비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카일의 외모는 평범하지 않다. 작중 등장하는 좀비처럼 끔찍한 몰골은 아니지만, 붉게 충혈된 눈이 어딘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외모만 바뀐 게 아니다. 반좀비라고 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인간을 베이스로 좀비의 힘을 쓸 수 있는 것에 가깝다. 그렇기에 UV 라이트처럼 좀비에게 치명적인 것들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평범한 인간은 낼 수 없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과연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는 전작들과는 어떤 다른 매력으로 무장했을까. 그리고 반좀비가 된 카일은 어떤 식으로 파워업한 모습을 보여줄지 이번 게임스컴에서 레벨 인피니티 부스를 방문해 테크랜드 개발자들이 마련한 개발자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전작과는 다른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인 개발자 시연에 앞서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에 대한 간단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됐다. 가장 눈길이 가던 건 가격에 대한 부분이다. 출시일과 가격이 밝혀진 건 아니었지만, '다잉 라이트2' 얼티밋 에디션 소유자라면 별도로 구매할 필요 없다는 점에서 DLC나 후속작을 기다린 유저들에게 있어서 여러모로 선물과도 같은 타이틀이지 않을까 싶었다.
개발자 시연은 폐허가 된 어느 마을이 무대다. 이곳에서 카일은 바론이라는 자를 쫓는 여정에 나선다. 바론과 그의 부하들은 카일에게 그랬던 것처럼 좀비를 상대로 모종의 실험을 진행 중인 모습이다. 카일이 바론을 쫓는 정확한 이유를 알려주진 않았지만, 나름 체계적인 규모를 갖춘 조직이라는 점에서 카일의 복수와 연관이 있어 보였다.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시리즈의 상징이 된 파쿠르 요소다. 안 그래도 시원한 파쿠르 액션을 선보인 바 있는 다잉 라이트 시리즈지만, 카일이 반좀비가 된 덕분일까.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에서 카일이 선보이는 파쿠르는 차원이 다르다. 중력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십수 미터는 우습게 뛰어나면서 폐허가 된 마을을 누비며, 호쾌하게 좀비를 처치한다.
바뀐 건 주인공만이 아니다. 게임의 무대 역시 전작들과는 다소 달라졌다. 단순히 지역이 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도심을 주무대로 했던 전작들과 달리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는 도심만이 아니라 숲으로까지 그 무대를 확대했다. 숲에 진입하면 전반적인 플레이 양상이 도심에 있을 때와는 살짝 달라진다. 가장 큰 변화로는 파쿠르 액션에 제약이 생긴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옥상을 넘나들던 것과 달리 나무밖에 없기에 제대로 된 파쿠르 액션이 불가능해진다. 여기에 더해 낮과 밤에 따라 좀비들의 상태에 변화를 줬던 다잉 라이트 시리즈답게 밤이 되면 강력한 좀비가 출몰해 한층 긴장감을 선사한다. 도심에서라면 파쿠르로 따돌리기라도 할 수 있겠지만, 숲에서는 다르다. 수풀 속에 숨거나 뭔가를 던져서 다른 쪽으로 유인하는 등 전투를 최소화해야 한다.

안전지대는 여전한 모습이다. 안전지대에 도착하면 우선 주변을 청소해야 한다. 한차례 좀비들이 휩쓴 세상에서 안전지대라고 마냥 안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주변의 좀비를 처치하고 전력을 복구해 안전지대를 활성화해야 한다.
하룻밤 쉬고 다시금 여정을 떠난 카일은 이윽고 산업 단지에서 바론의 부하들을 발견한다. 본격적인 전투에 앞서 우선 어떤 식으로 건물에 진입할지 계획을 짤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은 유저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길을 개척하는 시리즈 특유의 요소를 거의 그대로 계승한 모습이다. 개발자 시연에서는 적이 어디에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파쿠르로 건물을 뛰어넘으면서 옥상에 진입, 이후 바론의 부하를 제압하고 총을 손에 넣으면서 건 액션을 하는 식으로 흘러갔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특히 눈에 띄었던 부분으로 슬로우 모션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과하지 않으면서 적재적소에 불렛 타임을 떠올리게 하는 슬로우 모션이 들어가 있어서 여러모로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건물을 제압하면 이곳이 평범한 건물이 아니라 바론이 특수 좀비, 키메라를 만들던 시설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와 동시에 카일의 목적 역시 바뀐다. 바론의 처치가 아니라 건물을 제압하던 과정에서 탈출한 키메라를 처치하기 위해 찾아 나서게 된다.
개발자 시연에서 만나게 되는 키메라는 베히모스라는 좀비다. 초대형 좀비로 말 그대로 육체적인 능력이 엄청난 좀비라고 할 수 있다. 베히모스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마침내 카일의 비장의 능력 좀비 파워(가칭)가 모습을 드러낸다. 좀비 파워를 쓰게 되면 시야가 붉은빛을 띠게 되며, 글자 그대로 원초적인 방식으로 싸우게 된다.
장르는 다르지만, 갓 오브 워 시리즈의 스파르탄의 분노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지도 모르겠다. 주먹을 내리쳐 충격파를 날리질 않나 족히 수백 킬로는 우스워 보이는 콘크리트를 마치 돌멩이 던지듯 던질 수 있게 된다. 개발자 시연은 베히모스를 처치한 카일이 뭔가를 채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끝을 맺는다. 정확히 뭘 채취한 건지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보스 좀비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키메라를 처치하고 그들의 정수를 채취해 좀비 파워를 강화하는 식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개발자 시연을 통해 엿본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게임이라고 생각됐다. 매력적인 주인공의 존재, 후속작으로 전작을 훌륭하게 계승했다는 점, 그러면서 나름의 차별화를 갖춘 점까지 훌륭한 후속작의 전형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직접 시연한 게 아니었기에 확답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이대로만 나온다면 적어도 팬들의 기대를 배신할 그런 게임은 안 될 것이라 여겨졌다.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는 2025년 PC를 비롯해 현세대기(PS5, XSX|S), 그리고 차세대기(Next-Gen)로 출시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