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선원전 편액'의 존재가 국내에도 알려진 건 2023년 11월쯤, 경매를 통해서다. 당시 국가유산청은 경매사 측에 경매 중단 요청을 통해 경매에 오르지 못하도록 했고, '경복궁 선원전 편액' 소장자와 접촉해 환수에 성공했다. 이번 환수에는 2012년부터 국가유산지킴이 산업을 통해 문화유산 보호 및 환수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의 후원이 있었다.

조선 왕실 유물인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역대 왕들의 어진(초상화)을 봉인하고 의례를 지내던 선원전에 걸리는 현판이다. 선원전은 조선 왕실에서 가장 위계가 높은 ‘전(殿)’ 으로, 당시 통치 체제의 근본이었던 충(忠)과 효(孝)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왕실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역사적 정황과 관련 문헌기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에 환수한 문화유산을 재건(1868년)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편액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원전은 궁궐 내에서도 위계가 높은 전각으로 경복궁, 창덕궁, 경운궁에 있었다.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앞으로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관리될 예정이며, 조만간 일반인 관람객들에게도 공개될 전망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2012년부터 후원을 이어왔고, 이번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일곱 번째 국외소재문화유산이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라이엇 게임즈가 환수에 성공한 문화유산은 ▲석가삼존도(2014년)를 시작으로 ▲문조비 신정왕후 왕세자빈 책봉 죽책(2018년) ▲척암선생문집책판(2019년) ▲백자이동궁명사각호(2019년) ▲중화궁인(2019년) ▲보록(2022년) ▲경복궁 선원전 편액(2025년)이다.
언론공개회에서 라이엇 게임즈 한국 조혁진 대표는 "지난 12년간 ‘국가유산 지킴이’ 사업을 통해 한국 문화유산의 보호와 환수를 지원해 왔다. 오늘 공개된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저희가 기여한 일곱 번째 유물로, 이는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다. 소중한 문화유산 환수에 함께할 기회를 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동안 12년간 국가유산 지킴이 사업을 통해 한국 문화유산의 보호와 환수를 지원해 왔다. 공개된 경복궁 선원전 편액은 우리가 기여한 일곱 번째 유물로, 이는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재단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 게임도 문화의 일부이며, 현대 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서 한국의 소중한 유산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 플레이어분들과 라이엇 게임즈에게도 매우 뜻깊은 일이라 믿는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경복궁 선원전 편액 환수'와 관련해 간단한 질의응답 시간도 있었다.
이번 환수는 2023년 처음 정보를 입수했을 때 경매가 한 달도 남지 않았던 상황이었다고 한다. 경매가 진행될 경우에는 국가유산청에서 환수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였기 때문에 경매 중지를 우선적으로 해야겠다고 판단해 소장자 측에 의사를 전달하고 설득했다.
환수에 성공한 뒤 보존 처리 과정에서 '경복궁 선원전 편액'이 어떤 식으로 활용되었는지는 아직 확인된 것이 없고, 글자의 일부가 훼손된 이유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할 법한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 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타케(1852~1919)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해당 유산이 어떻게 일본에서 발견되었는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소장자의 주장일 뿐, 사실 확인이 된 것은 없다고 말하며, 현재 기록이나 문원 자료 부족으로 인해 언제, 어떻게 유출이 되었는지 불분명하다. 관련하여 조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환수한 건 의미 있는 일이지만, 돈을 주고 사온 것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선 "1965년 일본과 협정을 통해 사유 문화에 대해선 자발적 기증을 장려한다 정도일 뿐, 일본 정부가 민간이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에 대하여 강제성을 발휘할 수 없다. 앞서 말했지만, 경매 시 우리가 환수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던 상황이라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경매를 중지하고 소장자와 협상이 우선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