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마블문화재단(이사장 방준혁)이 사옥 지타워 3층에 '넷마블게임박물관'을 개관했다. 넷마블은 2021년부터 박물관 설립을 준비하며 2,100여 점의 소장품을 확보했다. 박물관에는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기 ‘컴퓨터 스페이스’, ‘오디세이(1972)’, ‘가정용 퐁(1976)’, ‘애플 II(1977)’, ‘재믹스(1987)’, ‘게임보이(1989)’ 등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은 책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의 저자 요한 하위징아의 "놀이는 문화보다 더 오래된 것이다"라는 명언에서 시작된다. 넷마블은 미디어 월을 활용해 자사 IP 캐릭터를 등장시켜 게임의 오랜 역사를 새롭게 조명했다. 예를 들어, 과거 인류가 맘모스 사냥을 위해 창을 던지던 순간부터 놀이와 게임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전시 공간은 양쪽으로 나뉘어 구성되었다. 좌측 ‘게임의 역사’ 영역에는 익숙하고 널리 사용되었던 기기들을 배치했으며, 우측 ‘보이는 수장고’에는 독특하거나 재미있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물건들을 전시했다.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전시품은 ‘테니스 포 투’와 ‘스페이스 워!’다. 아쉽게도 이들은 복제품이지만, 넷마블은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기 위해 이 두 물건을 가장 중요한 자리에 배치했다. 두 전시품의 외형은 원본에 최대한 가깝게 복원되었으며, ‘테니스 포 투’는 실제 크기의 2배로 확대 제작되었다.




이후 등장하는 ‘오디세이’부터는 정품이다. 마그나복스가 1972년에 출시한 최초의 가정용 게임기 ‘오디세이’, 아타리가 1977년에 선보인 ‘아타리 VCS’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많은 전시품이 출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넷마블이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세심하게 복원하고 관리했다는 후문이다.








넷마블은 전시를 주제별로 나누어 기기를 배치했다. 연구소에서 시작된 게임, 연구소를 벗어난 게임, 초기 콘솔의 이야기를 담은 게임, 한국 게임의 시작, 그래픽 발전으로 더욱 사실적으로 변한 게임, 모바일과 VR 등 새로운 세계를 탐구하는 게임 등이 그 주제다. 초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 게임보이의 경우 분해도를 함께 전시해 관람객이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 전시품은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기 ‘컴퓨터 스페이스’다. 넷마블은 이 기기를 구하기 위해 해외 경매를 뒤졌고, 1973년에 제작된 2인용 버전 원본을 확보했다. 유리섬유 재질로 만들어져 최근 제작된 것처럼 깨끗하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내부 회로도와 배선도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컴퓨터 스페이스’는 넷마블이 박물관 준비 과정에서 단일 품목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전시품이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은 단순한 게임기 전시관에 그치지 않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게임 직업 가이드’ 코너를 마련해 실제 게임 제작 과정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제2의 나라’ 개발자, 기획자, 그래픽 디자이너, 사운드 디자이너의 책상을 실감 나게 재현해 ‘개발자의 책상’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게임은 시연존에서 직접 플레이해 볼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










박물관의 마지막 공간은 시청각 공간과 실제 플레이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시대별 게임 사운드를 들어보거나 게임 관련 도서를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정식 개관과 함께 첫 기획전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도 관람할 수 있었다. 넷마블은 한국 PC 게임의 역사를 키워드와 시간순으로 되짚으며, 그 시절 게임들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조명했다. 박물관 소장품 중 한국 PC 게임 소프트웨어 약 60점과 컴퓨터가 전시된다. 기획전은 매년 새로운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넷마블게임박물관 조지영 운영팀장은 “넷마블문화재단의 문화 창조 사업 일환으로 설립된 박물관으로, 게임을 단순히 오락으로만 여기는 사회에서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발굴하고 공유하고자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박물관 준비 과정에서 그는 “소장품을 관객 입장에서 자세히 볼 수 있도록 배치하는 데 중점을 두었고, 체험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전시품 수집 단계에서 기기보다 게임 패키지를 구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고 전했다. 기기는 어느 정도 시세가 형성되어 있지만, 희귀 패키지는 부르는 게 값이기 때문이다. PC 온라인 게임 시대 이후의 전시 역시 아직 아쉬운 점으로 남아 있으며,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그는 “박물관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미 온라인 게임 중 일부 패키지만 구할 수 있고, IP 문제로 소장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며 “게임을 어떻게 보존하고 연구할 것인지가 우리 박물관뿐 아니라 업계 전체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조지영 팀장은 “넷마블게임박물관은 다양한 세대와 눈높이를 가진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며 “게임을 사랑하는 ‘어른이’들에게는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