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5] 신입 기획자, 무엇을 알아야 할까?

게임뉴스 | 정재훈 기자 |


▲ 넥슨 김영준 기획자

  • 주제: 내가 신입 기획자였을 때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 강연자 : 김영준 - 넥슨코리아
  • 발표분야 : 커리어
  • 권장 대상 : 신입 게임 기획자, 기획자 지망생
  • 관심태그 : #기획 의도 #협업 #경험


  • [🚨 강연 주제] 이번 세션에서는 신입 게임 기획자들이 경험하게 될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소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게임 기획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기획 의도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다른 게임을 분석하고 벤치마킹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또한, 신입 기획자들이 부딪힐 수 있는 협업의 벽을 넘는 방법과 기획서 전달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기획자로서 성장하는 방법도 다루며, 실수와 도전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들을 통해 기획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공유합니다.


    처음은 언제나 어렵다. 진학 후 교정에 첫 발을 내딛을 때도, 처음 방문하는 나라의 입국 심사를 통과하는 과정도, 그리고 전혀 모르던 누군가를 만나 인연을 쌓아가는 것 까지, 아무리 익숙하다 해도 '처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어렵다. 그리고, 당연히 '첫 출근'도 어렵다.

    합격에 대한 기쁨은 잠시 뿐, 뭘 해야 하는지, 뭘 배워야 하는지, 누가 함께 하는지도 모르는 채 오르는 출근길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리고, 마침내 '적응'했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이 어색함과 난처함, 부끄러움과 막연함의 회오리는 끊임없이 주위를 멤돈다.

    그리고, 게임 개발의 3대 직군 중에서도 '기획자'는 타 직군에 비해 이 혼란을 더 크게 느낀다. 너무나 명확하게 할 일이 정해진 아티스트와 프로그래머 사이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넥슨 FR 프로젝트의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김영준 기획자가 NDC 2025에서 강연한 주제다.


    ■ 게임을 많이 하라는 말의 의미 - 기획자처럼 게임하기

    김영준 기획자 또한 처음엔 헤맸다. 무엇을 해야 할 지도 모르고, 뭘 공부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 출근 초기, 가장 먼저 받은 조언은 '일단 게임을 많이 해라'는 것이었다. 얼핏 별 일 아닌 것 같지만, 직장 생활을 경험해본 이들이라면, 이 말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 것이다. 업무 시간을 소모해서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압박이기도 하지만, 이 과정을 생산적인 것으로 바꾸어야 가치가 있을 테니까.




    김영준 기획자는 여기에 몇 가지를 덧붙였다.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은 기획자에게 최고의 공부이지만, 결코 '그냥' 게임을 해서는 안 된다. 분석적 시선으로 게임을 해체하듯, 뜯어보며 플레이해야 기획자다운 게임 플레이라 할 수 있다.

    해당 게임의 핵심 시스템과 재미 구조는 무엇이며, 게이머와 평단이 고평가하는 부분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쉬운 부분을 볼 때도 그냥 '아쉽다'에서 그치지 않고 어째서 아쉬움을 느끼는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기획자에게, 많은 게임을 접하고 분석하는 건 최고의 공부가 맞다.






    ■ 문서보다 더 중요한 건 '기획의 의도'

    게임 기획자의 일은 게임의 골조를 문서로 정리해, 개발자와 아티스트를 설득하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획서대로 게임을 만들었을 때, 이것이 어떤 모습을 띌 것이며, 어떤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인지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핵심 기획 의도'의 전달은 문서의 양식이나, 만듦새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다. 아무리 그럴싸한 기획서를 만든다 해도, 핵심 의도가 전달되지 않는다면, 소통의 오류나 오해로 인해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기획자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밈인 '아보카도 심부름'이 좋은 예시다.

    물론, 이에 앞서 기획자 본인도 무엇을 기획할 것인지 기준이 확실히 서 있어야 한다. 본인조차 혼동하는 가치는 아무리 포장해 봐야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 기획은 '창조'뿐만이 아니다

    많은 신입 기획자들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달고 산다. 하지만, 아무런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이미 존재하는 무언가를 벤치마킹하는 과정에서, 이를 재해석하고 분석하는 과정은 심리적 거리감과 관계 없이 좋은 기획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젤다의 전설'에는 원소 시스템이 존재한다. 불과 바람, 물이 자연 환경에서 상호작용하는 과정은 젤다의 세계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게임적 장치다. 반면 '원신'은 이 원소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지만, 젤다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게임에 도입했다. 'P의 거짓'과 '블러드본'도 유사하다는 말이 많았지만, 라운드8 스튜디오는 그들만의 특징을 만들어내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좋은 레퍼런스 게임을 선정하고, 배우는 마음으로 이를 분석한 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추출해 문서화하고, 재해석하는 과정 또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만큼이나 좋은 기획이 될 수 있다.


    ■ 반드시 부딪히는 '협업'의 벽

    기획자는 결코 홀로 존재할 수 없는 직군이다. 기획서에 뼈대를 만들어 줄 프로그래머가 있어야 하며, 피부와 살을 덧대 줄 아티스트가 있어야 하며, 이를 대중 앞에 내세울 사업 및 PR등의 제반 부서가 함께해야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당연히, 기획자에게는 원활한 '소통'능력이 요구된다.

    기획서를 넘기는 건, 일의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한 일이다. 문서로는 드러나지 않는 작은 기획 의도들을 전달하고, 이를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기획임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함께해야 한다. 또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건 기획자의 역할이지만 기획자만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아니기에 다른 이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최초의 기획 의도는 항상 유지해야 한다. 게임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가 흔들리면, 프로젝트는 방향을 잃은 배처럼 좌초할 수밖에 없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하되, 기획 의도는 보전하고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는게 기획자의 업무다.


    ■ 모든 경험이 곧 열쇠가 된다

    인재의 성향을 특정 분야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제네럴리스트'로 나눈다면, 기획자에게 어울리는 인재는 '제네럴리스트'라 할 수 있다. 때로는 불필요해보이는 경험도 결정적인 열쇠가 될 수 있으며, 실패와 좌절의 과정마저도 기획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며, 여행이나 등산, 운동과 같은 취미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기획자가 되기 위해 기획자에게 필요한 공부를 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다양한 경험 또한 그 못지 않게 기획자를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무기라 할 수 있다.

    김영준 기획자가 NDC 2025의 연단에 오른 것 또한 같은 취지다. 이 또한 경험이며, 게임 기획 과정에서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으니까. 기획자를 지망하지만,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무엇이든 해 보는 것이 나중을 위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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