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 초, 중국 상하이 게임 박물관에서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의 미디어 쇼케이스가 진행되었다. 출시를 한 달 남겨 둔 시점에 진행된 이번 행사는 본작의 무대인 '캐스터 우즈'풍으로 꾸며진 특별 전시관 내에서 아시아 각 국의 기자 및 인플루언서 등이 모인 가운데 수 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그리고, 개발사인 '테크랜드'의 얼굴이자, 다잉 라이트 시리즈의 프랜차이즈 디렉터인 '티몬 스멕탈라' 또한 자리했다. 티몬 스멕탈라와의 인터뷰는 총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먼저 중국 인플루언서 및 일본 매체 기자들이 함께 자리한 가운데에서 짧게 진행되었으며, 같은 시간 동안 각 매체와 독립된 인터뷰도 진행되었다.
당초, 2편의 DLC로 기획되었으나, 노선이 바뀌며 단독 후속작으로 발전한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 '캐스터 우즈'라는 시골 도시에서, 1편의 주인공이자, 끝내 좀비가 되면서 야생으로 풀려나 버린 '카일 크레인'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에 대해, '티몬 스멕탈라'와 이야기해 보았다.

10년의 역사, 여전히 핵심은 '낮과 밤'
Q. 다잉라이트 프랜차이즈의 10년 역사를 함께했다. 기분이 어떤가?
= 지난 10년 동안 다잉라이트 프랜차이즈는 꾸준히 진화해왔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으며, 단순한 게임 개발을 넘어 플레이어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온 결과물이다.
개인적으로는, 카일 크레인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현재 개발팀에 있는 개발자 중 다수는 1편부터 테크랜드에서 함께 개발을 진행해온 이들이며, 당연히 첫 주인공인 카일 크레인에 대한 애정을 지니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새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상당히 인상깊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Q. 낮과 밤의 구분이 본 시리즈의 상징적 시스템인데, 최초 이 시스템이 어떻게 기획되었는지 말해줄 수 있나?
= 굉장히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다. 낮과 밤 사이클은 1편 개발 이전, 게임 초창기 기획 단계부터 존재했다. 단순한 비주얼 변화가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달라지도록 설계했으며, 밤에는 좀비가 훨씬 강하고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생존에 집중하게 된다.
이는 하나의 패키지 게임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철학적 기반에서 출발했다. 하나의 게임에서 두 가지 장르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고, 좀비 액션 게임과 서바이벌 호러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감성의 장르를 넣고자 고안된 방법이다.

Q. 이번 작품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를 꼽자면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 작품을 막론하고 다잉 라이트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프랜차이즈의 핵심인 1인칭 시점의 파쿠르 액션과 좀비 생존이라는 장르적 조합이다. 이는 동종 장르에서 흔히 보기 힘든 요소이며, 명백히 다잉 라이트만의 특징이라 말할 수 있다. 대부분의 좀비 게임은 외형만 다를 뿐 비슷한 경험을 제공하지만, 본작은 전혀 다른 체험을 제공한다고 자신한다.

Q. 프로젝트 개발 과정에서 작품의 방향성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 당초 전작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확장을 고민했으나, 해당 방향은 결국 중단하게 되었다. 현재의 다잉라이트 비스트는 그 결과물로, 완전히 새롭게 출발한 프로젝트이다. 개발 규모를 확장하고, 캐릭터와 시스템 또한 새롭게 구성하여 기존의 게임과는 명확히 차별화되는 독립적인 작품으로 완성하였다.
또한, 이전 프로젝트에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적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프로젝트를 완전히 리셋하고,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였다. 현재의 프로젝트는 과거의 연장선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구축된 결과물이다.
Q. 이번 작품의 AI 시스템에 대해 꾸준히 말해 왔다. 정확히 어떤 점에서 발전했는가?
= 이번 작품의 AI는 전작에 비해 상당한 진화를 이루었다. 특히 인간형 적들은 개별 행동이 아닌 그룹 단위로 움직이며, 전략적으로 포위하거나 후퇴하는 등 다양한 전술을 구사한다.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행동 패턴을 설계하여 플레이어에게 더욱 사실적인 생존 환경을 제공하고자 했다.
Q. 이런 진보된 AI 시스템을 도입한 배경과 목적은 무엇인가?
= 플레이어에게 리얼한 생존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 반복적인 기계적 행동을 넘어서, 실제 살아있는 존재처럼 행동하는 적을 구현하고 싶었다. 특정 지역 상황에 따라 적의 행동이 달라지도록 설계함으로써 몰입감을 높이고자 하였다.

Q. 플레이어 입장에서 AI의 변화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인가?
=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공격을 가하면 적들은 즉각적으로 반격하거나, 다른 적들이 위치를 바꾸어 포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AI 간에도 신호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전술을 펼치기 때문에 혼자 플레이 할 경우 더욱 위험하게 느껴질 것이다.
Q. 이번 작품에서는 인간형 적의 비중이 다소 줄어든 듯한데, 의도된 방향인가?
= 그렇다. 다잉라이트 2에서는 인간형 적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이번 비스트에서는 그 비율을 줄이고 좀비와의 전투에 더 집중하였다. 인간형 적은 전체 인카운터의 약 30% 정도이며, 그 대신 협력형 AI 메커니즘을 강화하여 전략적 상황을 유도하고자 했다.
과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
Q. 테크랜드가 항상 새로운 시도를 강조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시도가 있었나?
= 두 가지 주요 시도를 했다. 첫 번째는 ‘비스트 모드’로, 주인공인 카일 크레인의 야성적인 면모와 서사적 배경을 강조한 시스템이다. 두 번째는 환경적 변화다. 기존 시리즈가 도시를 무대로 했다면, 이번 작품은 숲과 개활지 등 오픈 자연 환경을 도입하였다.
이는 파쿠르에 제약이 생기지만, 오히려 플레이어가 더욱 노출되고 취약해져 공포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야간의 숲은 다잉 라이트가 추구하는 '공포'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데, 가만히 서 있어도 끊임없이 무언가가 주변에서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바람에 수풀이 스치는 소리 등을 통해 말이다.

Q. 본작의 시간적 배경이 2편과 같다. 두 작품 사이에 서사적 연결성이 존재하는가?
= 다잉라이트 비스트는 1편과 2편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다. 정확한 서사는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와 사건을 통해 2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DLC 등을 통해 더욱 명확한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Q. 역동적 날씨 시스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말해줄 수 있나?
= 날씨 시스템은 크게 발전하였다. 비, 안개, 폭풍 등 다양한 날씨 조건이 게임 내 환경과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비가 오는 날엔 노면이 미끄러워져 드리프트가 쉬워지고, 전기 속성 무기의 효과가 강화된다. 시청각적 요소 뿐만 아니라 실제 플레이에도 영향을 주도록 설계하였다.
Q. 같은 종으로 분류되는 좀비 개체마다 외형이 각각 다르고, 체감 상 체력 수치도 다르게 느껴졌다. 실제로 차별화를 둔 것인가?
= 맞다. 외형이 다르면 파라미터도 다르다. 앙상하게 말라 뼈가 드러난 좀비는 약하고, 비교적 체격이 큰 싱싱한 좀비는 체력이 높다. 이동 방식도 각기 달라서 전투 중 다양한 대응이 필요하다.

Q. '더 팔로잉' 이후 차량이 처음으로 메인 시스템이 되었다. 커뮤니티 피드백을 반영한 것인가?
= 맞다. 플레이어 커뮤니티의 피드백 중 ‘코옵 모드에서도 탈것을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이를 반영해 탈것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멀티 플레이에서의 운전은 운전자를 제외한 다른 모든 플레이어들이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주변 좀비들에게 총알을 쏟아낼 수 있다. '좀비 사파리'같은 느낌이라 하면 와 닿을 지 모르겠다.
Q. 원거리 무기의 활용성이 크게 늘었는데, 강화 혹은 모딩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는가?
= 원거리 무기의 경우 총기의 경우 피스톨, SMG, 라이플, 산탄총 등 종류 별로 외형과 성능이 다르며, 자원을 투자하여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개조는 불가능하지만, 강화를 통한 파라미터 향상 중심의 구조다.
Q. 메인 스토리 외 게임 내 콘텐츠는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 메인 스토리는 약 20시간 분량이며, 전체적으로는 오픈 월드 기반이다. 사이드 퀘스트, 수집 요소, 이스터에그 등 다양한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어 총 플레이 타임은 50시간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랜드의 사후 지원 방식에 따라, 본편 완성 이후 플레이어 피드백을 반영하여 추가 콘텐츠도 개발할 계획이다.
Q. 출시가 한 달 남은 시점이다.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 다잉라이트 비스트는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프로젝트이다. 첫 작품을 출시한 지 10년이 되었고, 당시의 개발자 중 60% 이상이 여전히 팀에 남아 있다. 이번 작품은 크레인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한편, 역대 최고의 다잉라이트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임한 결과물이다.
개발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몰입한 순간도 많았으며,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자부한다. 최종 판단은 플레이어의 몫이지만, 이 게임이 테크랜드의 진심을 담고 있다는 점 만은 확신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