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스팀서 '섹스 게임' 사라지나...카드사 논란에 폰허브 사례도 재조명

게임뉴스 | 강승진 기자 | 댓글: 10개 |
2018년 불법과 트롤링 게임을 제외한 모든 게임을 허용하며 성인 게임들의 주요 서비스 플랫폼으로 꼽혔던 스팀. 하지만 스팀이 새로운 규칙 및 지침을 공개하며 노골적인 콘텐츠의 성인 대상 섹스 게임들이 차단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밸브는 16일 자사 게임 플랫폼 스팀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정보와 방침을 안내하는 스팀웍스 문서를 업데이트하며 규칙 및 지침 내용에 게시하지 말아야 할 콘텐츠 내용을 추가했다.

핵심은 외부 결제 처리업체(결제 대행사)다. 밸브는 스팀 게임 구매, 자금 충전 등 결제 처리업체 및 카드 네트워크, 은행, 인터넷 네트워크 제공업체가 정한 규칙 및 표준을 위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게시하지 못한다고 갱신했다. 특히 성인 전용 콘텐츠를 따로 언급하며 핵심 관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해당 발표 이후 스팀에서는 다수의 성인용 게임이 제거됐다. 밸브는 정확히 어떤 콘텐츠가 결제 대행사 및 카드사 등의 규칙에 어긋나는지 따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제거된 게임들은 근친상간, 미성년 성행위, 노예, 정신 개조 등의 내용이 담긴 섹스 시뮬레이터 게임에 집중됐다.



▲ 새롭게 추가된 스팀 가이드라인

이러한 가이드라인 개정 뒤에는 카드사가 지목된다. 카드사, 그리고 이를 활용하는 결제 대행사의 압박에 밸브가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사전 조치에 나섰다는 이야기이다.

카드사가 성인 콘텐츠 배포에 민감한 이유는 앞서 미국 법원과 정부가 이런 콘텐츠 확산 방지에 카드사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탓이다. 미국 법무부와 국토안보부는 내부 고발자 신고를 통해 2021년과 2022년, 온리팬스(OnlyFans)에 등록된 불법 콘텐츠가 결제되고 있음을 마스터카드와 비자에 경고했지만, 실제로 결제 중단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온리팬스에는 아동 성착취물 및 미성년자 콘텐츠 일부가 배포되고 있었다.

이에 미국 금융범죄단속국은 카드사가 불법 수익의 흐름을 눈감고,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 자료와 성매매 자료의 자금 세탁을 결제 네트워크 단계에서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온리팬스의 경우 결제 차단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논란을 산 폰허브(Pornhub)는 카드 결제가 전면 취소되며 큰 피해를 봤다.

2020년 뉴욕타임스는 폰허브에 미성년자 성착취, 아동 학대, 비동의 성관계 영상 등 불법적인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에 폰허브의 불법 콘텐츠 방비 및 관리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커졌고, 비자와 마스터 카드는 이러한 불법 콘텐츠가 자사 정책에 위배된다며 결제 차단을 단행했다. 문제가 소송까지 번지자 2022년 비자는 추가 성명을 내고 광고 결제 등까지 차단하며 제재 범위를 넓혔다.

무료 콘텐츠를 바탕으로 유료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성인 유튜브로까지 불리며 빠르게 성장하던 폰허브는 결제 차단 이후 기세가 꺾였다. 무료 트래픽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유료 결제 점유율을 상당 부분 잃고, 크리에이터와 성인 모델들도 이탈해 여러 온리팬스, 패트리온, 팬슬리 등 경쟁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폰허브는 2021년 수익 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특히 운영 정책을 전면 개편하고 수십만 개에 달하는 클립을 삭제하고 계정도 정리했다. 하지만 한번 차단 결정을 내린 카드사들은 폰허브에 결제를 허락하지 않았다.



▲ 스팀에서 대규모 제거 조치가 이어졌다(사진은 SteamDB)

동인, 성인 콘텐츠 판매 사이트인 일본의 DLsite 역시 2024년 비자와 마스터카드 결제 제한 조치 이후 일본 내 JCB 카드, 암호화폐 결제 등 우회 결제 루트를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4년 스팀의 매출은 109억 달러(한화 약 15조 원)로 집계된다. 밸브가 명확한 결제 비중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 세계 매출 중 50~70%가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로 결제됐다. 글로벌 시장 영향을 가진 비자와 마스터카드 결제가 차단될 경우 매출 상당 부분의 타격을 입을 것은 분명해보인다. 특히 폰허브의 사례처럼 정책 개편에도 결제 차단이 풀리지 않는 경우를 고려하면 밸브가 카드사의 요청이나 압박에 선제적 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밸브는 지난 2018년 불법/노골적인 트롤링 게임을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게임을 스팀에서 허용한다는 정책 변경을 발표했다. 이에 스팀은 전 세계 개발사들이 성인 대상의 섹스 게임을 막대한 이용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최대 규모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도 섹스 게임 개발 노하우가 공개되기도 했다. 실제로 2024년 출시된 게임 중 3.3%에 달하는 1,600개가 성인/섹스 게임으로 추정되며 매출 규모는 7억 달러 내외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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