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언노운 월즈' 리더십 교체…개발 방향성 주목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크래프톤이 자회사 '언노운 월즈(Unknown Worlds)'의 창업자들을 모두 경질한 이후, 해임된 창업 멤버가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크래프톤은 지난 1일(현지시간) 언노운 월즈의 창업자인 찰리 클리블랜드 등 3인을 모두 해임했다. 크래프톤은 조치의 배경으로 본사 차원의 '마일스톤(Milestone, 개발 단계별 목표) 기반 관리 감독'을 강조하며 "명확한 지표와 목표를 통해 게임의 창의성과 품질을 모두 관리하고, 적시에 올바른 게임을 제공하기 위한 필수 프로세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해임된 찰리 클리블랜드 전 대표는 외국 대형 커뮤니티 '레딧'에 '파도는 천 개의 물방울일 뿐(What is a Wave but a Thousand Drops?)'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위대한 성과나 거대한 조직도 결국 개개인의 작은 노력과 기여가 모여 이뤄진다는 뜻을 지닌 표현이다. 그는 이 글에서 "내가 시작한 회사에서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며 착잡한 심경을 먼저 토로했다.

그가 내세운 제목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함축한다. '거대한 파도(a Wave)'가 성공적인 게임이라면, '천 개의 물방울(a Thousand Drops)'은 개발자, 커뮤니티 유저, 작은 아이디어 등 게임을 구성하는 수많은 개인의 기여를 상징한다. "거대한 성공은 결국 수많은 개인의 열정과 기여가 모여 이뤄지는 것"이라는 그의 개발 철학이 담겨 있는 셈이다.

그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얼리 액세스'의 중요성을 변호했다. 미완성 단계의 게임을 먼저 공개하고 유저(물방울)들의 피드백을 받아 함께 게임(파도)을 완성해 나가는 방식이 '서브노티카'의 성공 공식이었으며, "만약 버전 1.0까지 기다렸다가 출시했다면 결코 그만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강한 신념을 드러냈다. 아울러 '서브노티카2'를 얼리 액세스로 선보일 준비가 되어있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하향식 성과 관리'와 '상향식 자율 창작'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개발 철학의 충돌로 요약할 수 있다. 정해진 목표를 기한 내에 달성해야 하는 본사의 관리 방식과, 커뮤니티와 함께 유기적으로 게임을 발전시켜 나가는 개발사의 자율적 방식이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찰리 전 대표는 "이것이 우리가 내릴 결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그 결정이 크래프톤의 손에 달려 있다"며 깊은 좌절감과 무력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글의 말미에 그는 "창립자나 팀에 무슨 일이 생기든, 우리의 우선순위는 세계 최고의 커뮤니티를 위해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것이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자신을 지지해준 수많은 '물방울', 즉 커뮤니티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향후 다른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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