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게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게임뉴스 | 박광석 기자 |
일본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행사인 'CEDEC(이하 세덱)'이 금일(23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하이브리드 강연 형태로 그 막을 열었다. 23일부터 오는 25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이번 세덱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개발자 및 업계 종사자들이 참여하여 개발 실무 이야기와 사례를 소개하는 약 200여 개의 강연이 마련됐다.

세덱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첫 강연으로 주식회사 Preferred Networks의 오카노하라 다이스케 대표가 'AI는 게임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강연자인 오카노하라 다이스케 대표는 닛케이 로보틱스에서 'AI 최전선'을 연재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6권 이상의 AI 관련 저서를 출간하는 등, 일본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AI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 Preferred Networks 오카노하라 다이스케 대표

업계 최전방의 기술과 지식을 일반 대중에게 폭넓게 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오카노하라 대표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확산 모델 등 현실과 가상의 상호 변환을 실현하는 AI 기술의 출현으로 게임 업계에도 다양한 창조와 체험 방법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현재 업계에서는 AI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고, 이를 근거로 향후 AI 발전과 게임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오카노하라 대표는 현재의 AI가 '지금까지 없었던 방식으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예시로 챗GPT나 미드저니가 있다고 소개했다. AI 기술 자체는 이전부터 꾸준히 활용되었지만, 일반 대중이 아무런 전문 지식 없이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독특한 점이라는 것이다. 이어 대규모 인원이 동시에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특정 집단 내에서만 활용됐던 이전과 달리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AI 기술이 쓰이고, 때로는 어마어마한 사용 사례가 보고되기도 한다며,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은 바로 지금부터 계속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그는 AI 서비스가 갑자기,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특정 대상으로 학습 데이터를 한정했던 기존의 AI와 달리, 대량의 데이터를 통해 학습할 필요가 있는 대규모 언어모델과 확산 모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어 학습 과정에서 텍스트 외에도 그림 등 여러 방식의 입력이 가능해졌고, 그 자리에서 바로 학습하는 능력인 '인 컨텍스트 러닝(in-context learning)' 방식이 가능해진 것 역시 하나의 이유가 된다. 마지막으로 경험했던 지식을 기억의 형태로 남기고, 필요할 때 기억을 꺼낼 수 있는 방식이 구현된 것도 크게 일조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오카노하라 대표는 실제 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는 여러 AI 기술들의 방향성을 예시로 소개했고, 이어 이를 통해 앞으로의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갈 것인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가장 먼저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하나의 인격을 가진 존재로 특징지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의 기억을 남기기 위해 현재는 프롬프트에 명시적으로 넣어두거나 무게감 있게 파인튜닝을 거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때 주어진 데이터 또는 맥락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정보나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 문제가 간혹 발생하곤 한다.

오카노하라 대표는 AI 기술을 활용하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수준의 기억을 심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단 캐릭터에 한정되지 않고도 장기기억은 사전 학습 시 학습 사례로 넣어두고 파라미터에 삽입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단기기억엔 워킹 메모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한번 겪은 일들을 나중에 떠올리고, 행동에 반영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기술들이 활용된 실제 사례로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와 구글이 함께 진행했던 '스몰빌' 연구가 소개됐다. 그는 스몰빌 연구에서 캐릭터들이 자발적으로 파티를 개최하기 위한 초대장을 나누고, 이에 대해 대화하고, 직접 개최한 파티를 이틀간 이어가는 등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 AI 기술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던 '스몰빌' 연구가 예시로 소개됐다

이외에도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스킬의 자동 획득과 기억 관련 연구가 소개됐다. 인간의 개입 없이 마인크래프트를 학습하면서 공략해나가는 생애 학습 에이전트인 'Voyager' 역시 오픈AI의 대규모 언어 모델인 GPT-4를 탑재하고 있다. 언어모델 자체에는 '탐색을 극대화하는 자동 커리큘럼'과 '복잡한 동작을 보존, 취득하기 위한 스킬 라이브러리', '환경 피드백, 실행 에러, 프로그램 개선을 위한 자기 검증'이라는 세 가지 컴포넌트만 구성되어 있고, 나머지는 Voyager가 스스로 이를 반복하면서 학습하게 된다. 실제로 Voyager는 스스로 스킬 트리의 진화를 찾아냈고, 스스로 다이아몬드 무기를 제작하는 과정까지 차례로 단계를 밟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이른 바 있다.




오카노하라 대표는 AI 모델의 현재 모습과 트렌드를 통해 AI를 활용한 게임이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 것인지 예측해볼 수 있게 됐다며, AI를 활용할 수 있는 더 획기적인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지 계속 생각해보고, 이 과정에서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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