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뇌지컬 명승부! '사우스 폴 비밥' 대학생 토너먼트 결승전

포토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2개 |



AI 스타트업 센티언스가 개발중인 턴제 전략 게임, '사우스 폴 비밥'의 대학교 대항 토너먼트 결승전이 금일(30일) 센티언스 사무실에서 개최됐습니다.

국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우스 폴 비밥 인비테이셔너널 토너먼트는 CBT 버전 빌드를 이용해 진행된 대회입니다. 총 8개 대학교의 14명의 학생이 토너먼트에 참여했으며, 외국인 유학생의 참여 또한 독려해 총 6개국 학생들이 참여했죠.

약 한 달간 진행된 토너먼트에서 모두 승리를 거머쥐며 결승전에 올라온 것은 단 두 명 뿐, GIST(광주과학기술원)에 재학중인 임채현 학생과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재학중인 나승균 학생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권혜연 센티언스 대표는 이번 토너먼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남편과 함께 '사우스 폴 비밥'을 즐기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KAIST 동기이기도 한 권혜연 대표 부부는 '우리와 같은 공돌이, 공순이들도 게임의 재미를 느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교대 게임제작동아리에 테스트를 제안했고, 이후 서울대, 성균관대 등 여러 다른 학교에서도 테스트를 진행하며 그 규모를 넓혔습니다. 이번 토너먼트가 전국 대학 대항전으로 발전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죠.

이날(30일) 열린 사우스 폴 비밥 토너먼트 결승전은 역삼동에 위치한 센티언스 사무실에서 개최됐습니다. 그간 GDC, 게임스컴 등 여러 해외 게임쇼에 참여하며 글로벌 게이머에게 얼굴도장을 찍은 만큼, 결승전 순간은 영어 해설과 함께 유튜브로 생중계되기도 했습니다.



▲ 직접 영어 중계를 맡은 센티언스 권혜연 대표 (오른쪽)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각각 대전과 광주에서 올라온 학생은 겉보기에도 전혀 다른 성격의 소유자처럼 보였습니다. 임채현 학생은 결승을 앞둔 긴장과 초조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모습이었던 반면, 나승균 학생은 어떤 걱정도 없이 여유로웠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들은 결승전을 대비해 세워 온 전략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였습니다.

본격적인 경기 시작 전 진행된 사전 인터뷰에서 임채현 학생은 1세트를 대비해 '크래시 콤보'를 위주로 한 전략을 준비했으며, 이후에는 상대방의 덱 빌딩에 따라 맞춰서 나가겠다는 다짐을 보여줬습니다. 나승균 학생은 필드를 좀비의 일종인 '브루들링'으로 채워, 원거리 공격을 통해 적을 공략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사우스 폴 비밥'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이 게임은 '인투 더 브리치(Into the Breach)'에서 영감을 얻은 멀티플레이 대전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9x9 규모의 필드에 세 명의 캐릭터를 배치해 전투를 진행하고, 먼저 캐릭터를 모두 처치하거나 기지를 파괴하는 쪽이 승리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맵에 등장하는 좀비가 변수를 만드는, PvPvE 전략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또한, 게임에는 다채로운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도 준비돼 있습니다. 캐릭터가 다른 지형지물과 붙어 있을 경우 공격을 당하면 충돌 대미지를 추가로 입는데, 이러한 충돌 공격에 성공할 경우 '크래시' 콤보가 점차 오릅니다. 콤보가 지속될수록 크래시 대미지가 굉장히 강력해지기 때문에, 이러한 크래시 콤보를 위주로 하는 빌드도 가능한 셈입니다.

나승균 학생이 언급한 '브루들링'은 기지에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테크트리 중 하나로,공격을 하지는 않지만 필드를 채우는 생명력 1짜리 좀비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칸이 막혀 있을 경우 상대 캐릭터의 진입을 차단하거나, 원거리 공격으로부터 엄폐할 수 있고, 또 크래시 콤보를 쌓기에도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결승전까지 올라온 두 선수, GIST의 임채현 학생과



▲ KAIST에 재학중인 나승균 학생입니다

결승전은 3판 2선승제로 진행되었고, 최종 승자에게는 상금 100만원이, 준우승자에게는 상금 50만원이 주어졌습니다. 사실상, 이 날 치러진 경기는 두 학생이 50만원을 두고 대결을 벌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상금은 전부가 아니었겠지만, 결승전은 정말 치열하게 진행되었습니다.

1세트는 각각 학생들이 사전 인터뷰에서 밝힌 전략을 활용하는 모습이 엿보였습니다. 맵 중앙을 가득 메운 '브루들링'으로 인해 근거리 교전이 제한된 상황에서, 서로 원거리 공격에 의존해 대립하는 상태가 이어졌죠.

그러나, 주변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것에 있어서는 나승균 학생이 더 우위에 있었습니다. 공격으로 적을 밀어낼 수 있다는 특징을 이용해 좀비가 대신 상대를 공격하게 하거나, 자폭형 좀비를 본진으로 날려 큰 대미지를 입히는 등 전술이 주효했습니다. 그렇게 1세트는 나승균 학생에게 돌아갔고, 임채현 학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벽을 느낀 것 같아요"



▲ 두 선수 모두 상금을 가지고 집에 돌아갑니다, 문제는 얼마냐!

2세트에서도 둘의 전략은 큰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두 학생 모두 브루들링을 엄폐 공간을 만들거나, 또는 크래시 콤보를 쌓는 도구로 활용하며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습니다.

두 학생 모두 끝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았지만, 마지막에 승부를 가른 것은 임채현 학생이 마지막까지 아끼고 있던 회복 카드였습니다. 접전 끝에 하나의 캐릭터만 남은 나승균 학생은 '텔레포트' 카드를 사용해 임채현 학생의 본진을 노렸고, 그 전략은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침 좀비도 임채현 학생의 기지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죠.

임채현 학생의 기지가 단 1의 체력만을 남긴 상황에서, 중계를 보고 있던 관중들은 숨을 죽였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임채현 학생은 마지막까지 아껴 두었던 회복 카드를 사용해 기지의 체력을 회복했고, 하나 남은 상대 캐릭터를 제압하는 데 성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습니다.



▲ 나름 보는 맛이 있었던 '사우스 폴 비밥'의 승부 화면

두 학생 모두 1승씩 가져간 상황, 마지막 세트는 '브루들링' 트리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규칙이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이전 두 세트 모두 같은 전략이 사용되었기에 급히 적용된 룰입니다. 이 때, 두 학생은 다음 전략을 다르게 세우고 있었습니다.

첫 세트를 승리했던 나승균 학생은 "브루들링이 없는 이상 필드가 텅텅 빌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상대를 끌어올 수 있는 캐릭터를 기용해 근접전을 펼치겠다"고 자신의 전략을 밝혔습니다. 반면, 임채현 학생는 자신이 가장 자신있다고 밝힌 '좀비 어그로' 덱을 써볼 시간이 됐다고 전했죠.

'사우스 폴 비밥'에는 그외 여러 요소가 있고, '좀비 어그로 수치'또한 그 중 하나입니다. 맵에 생성되는 좀비를 처치하면 경험치를 올려 액티브 기술에 필요한 '코어를 빠르게 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좀비의 어그로 수치도 늘어나죠. 좀비들은 어그로 수치가 높은 진영을 더욱 공격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바로 이것을 노려 상대방을 공략한다는 것이 임채현 학생의 전략이었습니다.

실제로 3세트에서 임채현 학생은 초반 좀비를 처치해 일정 어그로를 쌓은 뒤, 기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상대와 좀비 어그로 수치를 교환하는 방식의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그 뒤에는 등장하는 좀비들을 피해 캐릭터의 위치만 바꿔가며, 아무 공격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몇 턴이 지나고 나자, 나승균 학생의 캐릭터 주위는 좀비로 빼곡하게 채워졌습니다. 맵에 생성된 지 얼마 안 된 좀비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좀비의 공격은 매우 강력해집니다. 결국 좀비에 둘러싸여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승균 학생은 패배, 우승자 자리는 임채현 학생에게 돌아갔습니다.



▲ 1:1 접전까지 갔던 승부, 과연 우승은?



▲ 3세트에서 '좀비 어그로' 빌드를 선보인 임채현 선수에게 돌아갔습니다



▲ 준우승을 한 나승균 선수에게도 상금이 수여됐습니다

이날 결승전에 참가한 두 선수, 임채현 학생과 나승균 학생은 '사우스 폴 비밥'이 가진 매력에 대해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는 점과 '좀비'라는 존재가 만들어가는 기상천외한 변수를 꼽았습니다. 특히, 임채현 선수는 개인적으로 턴제 전략 게임의 팬으로, 생각한 전략을 그대로 옮길 수 있는 요소가 많아 즐겁게 플레이했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특별한 기회로 개발사의 사무실에 방문한 만큼, 개발진을 위해 바라는 점도 잊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국산 인디 게임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점과 함께, 나승균 학생은 좀비나 상대방을 뛰어넘을 수 있는 카드 등이 생기면 더욱 다양한 전략이 가능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날 직접 영어로 생중계를 진행했던 권혜연 센티언스 대표는 결승전을 보면서 "이렇게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진행될 줄 몰랐다"며, "게임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최대한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제3자가 전략을 활용하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인 직원들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모로 좋은 자극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센티언스의 턴제 전략 게임, '사우스 폴 비밥'은 앞으로도 얼리 액세스 기간동안 더 많은 캐릭터와 카드 덱을 추가하며 게임의 볼륨을 높일 계획입니다. 또한, PvP 시스템이 어느 정도 자리잡고 난 이후에는 좀비를 상대하는 협동 모드, 세계관과 스토리가 담긴 싱글플레이 모드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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